서울 만화카페 ‘현이와 양이’
서울 영등포본동에 24시간 만화카페가 있다는 기사를 보고 정리를 해 본다. ‘현이와 양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만화카페는 정미선(46)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만화책과 소설 등 3만 권의 장서가 비치되어 있다. @ 중앙일보 10/14, 강정현 기자
서울 영등포역 2번 출구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24시간 만화카페 ‘현이와 양이’는 평범한 연립주택 건물 지하에 있다. 정 사장은 27년간의 만화방 운영 노하우가 있다. 정 사장은 99m2 (30평) 규모의 가게에서 월 1,3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3단계 사업 전략
정 사장의 인터뷰에 따르면 만화카페 사업 전략은 크게 3단계로 나누어진다. 1단계는 “일단 들어오게 하기"다. 2년전 ‘현이와 양이’를 인수한 뒤 영등포 역에서부터 가게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을 찾아낸 후 외벽에 플랭카드를 걸었다. 그리고 가게 내부의 배치도 신간이 가장 잘 보이도록 조정했다. 입구에는 신간 안내가 잘 보이도록 불빛이 들어오는 블랙보드를 설치하고 손글씨로 신간목록을 써 놓았다. ‘신간 100 %’라는 글씨가 제일 잘 보이게 써 두었다. 실제 ‘현이와 양이’는 국내에서 출간되는 모든 신간 만화가 다 비치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 달 평균 신간 값으로 250만~300만원이 나가지만 아깝지 않다. 손님들이 들어오고 싶게 만드는게 제일 중요하다"
2단계는 “최대한 편안하게 모시기"다. 30여 개의 소파는 옆 사람과 팔이 부딪히지 않도록 팔걸이가 넓은 제품으로 비치했다. 각 소파마다 2층 짜리 작은 탁자가 있어 아래쪽엔 발을 뻗을 수 있고 위쪽에는 골라온 책을 올려놓을 수 있다. 잠이 부족한 인근 직장인들을 위해 뒤로 완전히 젖혀지는 사우나식 의자도 6개가 있다. 데이트족들을 위해서 가운데 팔걸이가 없는 2인용 소파도 있다. 눈이 침침한 장년층 손님들을 위해 도수가 다른 돋보기도 2개가 있다. 다른 가게와 달리 라이터, 커피, 사탕, 녹차, 둥굴레차도 무료로 제공한다. “매달 커피믹스 값으로 10만원, 6개월마다 라이터 1,000개 값으로 12만원씩 목돈이 들어가지만 아깝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남자친구가 만화 볼 때 심심하지 않도록 여성용 잡지 진열대도 있고, 끈적끈적해서 잘 까지지 않는 사탕 대신 금방 입에 넣을 수 있는 고급 사탕을 비치한 것 등도 손님을 편하게 모시기 위한 작은 장치들이다. “이 가게에 오는 손님은 누구든지 최대한 편안하고 즐겁게 있다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뭐든 준비한다"
3단계는 “또 오고 싶게 하기"다. 시간당 1,500원의 요금을 받지만 과자나 라면 등을 팔다보면 100원 단위의 자투리 계산을 할 때가 많다. 그 때는 “4,200원인데 4,000원만 주세요" 라는 식으로 계산한다. 이런 인심 때문에 단골 손님 중에서는 4,800원이 나오면 5,000원을 주면서 “거스럼돈 됐어요. 안 받으신 적도 받은데요 뭐" 라는 적도 있다. “재래시장에 가면 덤이라는게 있고, 1,200원 콩나물 값을 1,000원으로 깎아주는 정이 있지만, 대형마트는 몇백, 몇십원까지 정확하게 받잖아요. 만화가게는 대형마트처럼 운영하면 망해요. 재래시장처럼 해야 됩니다.”
최근 대학가나 역세권의 신식 만화카페들 가운데 문을 닫는 곳이 많은 것은 만화방의 ‘재래시장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만화가게는 핵심역량인 볼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정감 넘치게 손님을 대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한다.
정미선 사장은 누구인가?
고교 졸업 후 대전의 한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사표를 냈다. 다니기 싫던 회사에서 출근하라고 연락이 계속 와서 피하려고 간 곳이 주택가 인근의 한 만화방이었다. 1985년, 갓 스무 살 때였다. 그때 처음 접한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었다. 다 못 보고 빌려가는데 주인이 이름도 전화번호도 안 묻고 빌려줘서 신기하게 생각했다. ‘반납 안하면 어쩌려고…’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미안해서라도 더 갖다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후 이 만화방 단골이 된 후 직접 경영하게 됐다.
만화방을 직접 경영하며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까지 네 번 만화가게를 운영하면서 모두 성공했다. 27년간의 만화방 운영 노하우 마지막은 “만화가게요, 안 죽었어요. 하기 나름입니다"
만화카페에 대한 기사라 우연찮게 읽으면서 기사 내용을 나름대로 요약 정리했는데 역시 비즈니스는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맞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