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빠띠 실험실

매 주, 조직에 변화를 주는 ‘빠띠 실험실’

처음 빠띠에 왔을 때 “Hello-parti”라는 문서를 받았습니다. 팀의 비전, 전략, 문화가 담긴 그 문서에서 제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물렀던 것은 ‘빠띠에 공헌하기 위한 안내’라는 장에 포함된 “그룹의 관습과 실천(practice)을 만드는데 모든 구성원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팀의 문화를 모두가 함께 만든다는 것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동시에 ‘참여’ 앞에 붙은 ‘반드시’라는 말이 주는 무게가 확 느껴졌습니다.

금요일마다 실험을 만든다

반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은? 매주 금요일마다 치르는 의식(ritual)처럼 느껴집니다. 일상이 된 것 같달까요.

빠띠는 보통 금요일 오후에 하는 주간회고 시간에 ‘우리 이번주엔 어떤 조직-실험을 해볼까?’하고 실험거리를 찾아냅니다. 그 주에 각자가 경험한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에서 ‘발굴’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몇 가지 실험을 정하면 그 목록을 ‘실험실 빠띠’에 적어놓고, 월요일부터 실험을 진행합니다. 생각해보니, ‘주기적으로 한다’, ‘어렵지 않게 정한다’ 라는 방식때문에 제가 리츄얼 같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3월의 “빠띠 실험실”에 있는 실험과제들을 소개합니다. 실험은 실험으로 끝나기도 하고, 자리를 잡아서 문화가 되기도 합니다. 3월의 실험 중에 어떤 것이 더 살아남을까요? (나중에 돌아 보면 재밌겠네요)

파파 스머프 실험실은 자주 폭발했었는데…흠 (출처)

3월의 빠띠 실험실

10개 실험 목록 중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실험의 포맷으로 정리해봤는데요. 실제로 이런 포맷으로 정리하진 않습니다.)

오프라인-오피스-데이 (O.D.D.)

  • 발단: 3월 첫째 주 딱딱한 서류작업에 집중했던 한 멤버로부터 “뭔가 재밌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빠띠는 원격근무가 기본이고,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은 한 달에 하루입니다. 그러다 보니 좀 심심하거나 외로운 기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 아이디어: 이런 상황에 대해 ‘가끔은 만나서 밥먹고 수다떨고 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학업을 병행하는 멤버가 ‘학교 안 가는 날’인 목요일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 실험: 오프라인-오피스-데이(O.D.D.) 매주 목요일에 가능한 사람끼리 모여서 일하기
  • 결과는 이렇습니다.
  1. 전체적으로 팀이 수다스러워지는 데에 도움이 된 것 같음.
  2. “제주도 추진해볼까?”라는 말이 나왔다.
  3. 만나는 일의 시간의 소중함을 배웠다는 소감이 나왔다. (아래)
빠띠에서 다 같이 돌려 읽은 책이 있는데 ‘리모트’라는 책이다. 그 책에서 리모트 업무에 대해서 “사람을 직접 만나는 가치는 그런 희소성이 있는 대접을 함으로써 상대방의 격이 올라간다는 데 있다. 이로써 당신이 원하는 “마법의 번쩍이는 순간“이 올 것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완전 공감! 요즘 들어서 사람을 만나는 일에 더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리모트 근무에서 만나는 일의 소중함을 배울 줄이야! — https://brunch.co.kr/@martian/53 (초록머리, 빠띠-대학생 N잡러의 실험)
왼쪽 사람도 빠띠사람. 오프라인에서 행아웃으로 회의합니다. (3/22 목요일)

A.M10:00 빠띠타임 — 캣밥과 잡담을 동시에

  • 발단: 빠띠팀이 만드는 빠띠(플랫폼)를 스스로 갖고 노는 시간을 ‘캣밥타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캣밥타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플랫폼의 개선점, 인사이트, 수다꺼리들이 나오는 게 보였고, 그래서 캣밥타임 때 메신저에서 수다를 떨기로 했습니다.
  • 실험: 오전 10시 빠띠타임이 열리면, 빠띠를 쓰면서 메신저로 잡담하기
  • 결과: 캣밥타임 때 나온 수다를 기록해놓는 일지(“캣밥일지”)가 다시 업데이트 되기 시작했습니다. 수다 속에 기록해둘만한 대화,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단 건데요. 예를 들어, 빠띠에 ‘게시물 북마크’ 기능이 필요하다, 그날 그날의 사건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시사 빠띠’가 있으면 좋겠다 등등의 이야기가 튀어 나왔고, 그런 이야기는 캣밥일지로 옮겨졌습니다.
캣밥 일지가 자라납니다. 나중에 아이디어의 맥락을 찾을 수 있지요.

그밖의 실험들

3월의 실험실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 기술 공공재, 오픈데이터,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스터디를 시작한다. (책 <데이터 사회 비판>을 읽기 시작!)
  • 15만 ~ 25만원 대 정도 컨퍼런스 회의 장비를 찾아 본다.
  • Todoist 앱을 실험해본다.
  • 멤버로 초대하고 싶은 사람에게 묻고 싶은 것들을 모은다.
  • 항해지도(계절 목표)를 매주 회고 후에 같이 훑어 본다.
  • 펀딩을 준비하기 전에 킥오프 세션을 한다.
  • OO 멤버가 슬랙에 흘리는 말을 안 흘러가게 해본다. 다른 멤버들이 주워서 빠띠에 올려본다.
  •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각자 리모트 컨퍼런스 세션 베스트3 뽑아보기 → 다음주 회고 자리에서 공유해보기.

동료들과 어떻게 실험하세요?

빠띠는 이렇게 1주일에 몇 가지 실험을 만들고, 실행하고 배우고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종종 실험 하기로 해놓고 안 하기도 하는데, 그건 그 나름대로의 ‘실험 결과’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실험 자체도 잘 안 될 수 있는 거니까요.

다른 팀/조직/커뮤니티에서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동료들과 어떻게 실험하고 있나요?

그럼 <빠띠 실험실>은 (반응이 좋으면) 4월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