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ody is Parti !

빠띠의 g0v summit 2018 참가 후기 1

조이성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Parti Co-op
14 min readOct 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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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CC BY 4.0- g0v Summit 2018 紀錄組)

g0v(gov zero)란?

2014년 대만, 국민당 의원이 30초 만에 법안을 처리하는 촌극이 벌어졌고 이에 반대해 해바라기 운동, 국회를 점거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국회를 점거하는 사람들을 가두고 식료품과 물을 조달하지 못하게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해당 법안을 수정하는 것으로 합의되고 이후 대만 정치의 흐름이 크게 바뀌었죠. 그 사건 당시 국회에 갇힌 사람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돕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고, 그 사람들이 모여서 g0v 커뮤니티의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Ask not why nobody is doing this. You are the “nobody”!

왜 아무도 이걸 안하지? 라고 묻지마. 너가 바로 노바디 !!

공식 홈페이지에서 g0v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Government Budget Visualization, 정부 예산을 시각화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다음은 Hackfoldr라는 도구인데요, 문서와 링크 등을 모아서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폴더구조의 저장소입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편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Moedict이라는 프로젝트도 흥미로운데요, 초기에는 교육부의 온라인 사전을 개선한 사전이었지만 현재는 Mandarin / Taiwanese / Hakka / English / French / Germany 6개 이상 언어의 발음과 사용 방법을 설명해 놓은 사전으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왜 참석했을까?

지난 봄 g0v summit 소식을 듣게됐습니다. 글로벌 움직임을 듣고 싶다는 g0v 오거나이저의 소식을 전해듣고 빠띠의 이야기를 보냈습니다. 빠띠는 ‘더 민주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번 서밋을 계기로 빠띠도 g0v 커뮤니티에 연결되어 있었으면 하는 기대도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빠띠가 스피커로 초대되어 다녀왔습니다.

g0v Summit 2018

  • 일정 : 2018. 10.5–10.7
  • 장소 : Academia Sinica, 타이베이, 대만
첫날 체크인! 각자 개성에 맞춰 이름/별명을 쓸 수 있게 준비된게 좋았어요.

행동 강령(Code of Conduct)

많은 개발자 행사와 같이 행사에서 지켜야 할 행동 강령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파이콘(매년 열리는 파이썬 언어를 사용하는 개발자 행사)에서 이런 행동 강령을 강력히 명시하고 있죠. 그 외에 자세한 summit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서밋의 모든 세션은 생중계 되었고, 유투브 채널에서 다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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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3일 동안 세션에 보고 들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10.5 첫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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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Community-engaged computer science: lessons learned in the pursuit of social justice — Daniel Gillis, Nicolas Durish (University of Guelph)

컴퓨터학부 학생들을 어떻게 사회 문제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시킬까?

에 관한 강의였습니다. (사실, 도착하자마자 정신을 못 차리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버린 것…ㅋㅋ) 강연자인 컴퓨터학부 교수와 조교로 활동했던 분의 경험을 담은 시간이었습니다.

학문 간의 경계를 넘으려면 우리는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할까요?
바로 듣기 / 학과 내부, 외부에서 소통하는 능력 / 팀으로 일하거나 팀을 이끄는 능력 / 문제를 명확히 하고 측정한 다음에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컴퓨터 학부 학생들은 무엇을 공부할까요? 보통 컴퓨터 학부 학생들이 생각하는 고객은 시민들이 아니라 교수입니다. 지역 사회 문제의 당사자나 보통 사람들이 아닙니다. 학생들을 지역 사회의 문제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합니다. 당연히 지역의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한 학기 만에 끝낼 수도 없고 년 단위의 프로젝트를 계획해서 학생들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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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forGender design thinking workshop for gender issue

오후에는 ‘젠더 이슈'에 대한 디자인 사고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부터 기대했던 세션이었는데요, 기대만큼 정말 좋았습니다. #CodeforGender 운동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한 뒤, 빠르게 워크숍이 시작되었습니다. 2~4명이 그룹을 만들었고, 저는 옆에 앉은 대만인 분과 그룹이 되었습니다. 처음 만난 친구와 젠더 이슈라고 생각되는 것을 정말 아무거나 꺼내서 서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둘다 겹친 고민은

부모님과 젠더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할까?

라는 고민이었는데요. 대만 사람들도 성별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둘다 눈빛만으로 부모님과의 대화에 어떤 고통이 있는지 찌릿 통했다니까요. 그러다 저희는 대만 친구가 제기한 문제인 ‘여성을 지나치게 대상화하는 인터넷방송’ 이라는 주제를 정했는데요.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특정 성별이 대상화되는 것의 문제는 사회 구조의 문제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시간 관계상 자세한 해결 방안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대만과 한국의 사회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젠더에 대한 고민을 터놓고 나눈 것 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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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키노트 세션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픈 데이터 프로그램을 디자인하지 않는 방법: 지난 5년의 교훈 이라는 세션이었습니다.

How not to design open data programs: lessons from the last 5 years — Michael Canares (World Wide Web Foundation, Open Data Lab Jakarta)

각 슬라이드의 인사이트들이 너무 인상깊어 그대로 공유합니다.

Do not design open data project that starts off with data.
오픈 데이터 프로젝트를 데이터로부터 출발하지 마라. 보통 데이터를 다룬다고 생각하면 데이터로부터 출발하기 마련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사람과 문제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What’s the problem? 문제가 무엇인가?

What are the potential solutions? 가능성이 있는 다른 답은 무엇이 있나?

What is the role of open data? 공공 데이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The Goal should drive the output and not other way around. 목표는 결과를 내는 것이지 다른 것을 목표하면 안된다.

Do not design your project around a portal or a new too.

Engaging with users ensures relevance & uptake.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자신과 관련 있는 프로젝트인지 확신을 주어야 한다.

Collaboration is key to success. 협업은 성공의 열쇠다.

Do not design projects as if you have the monopoly of good ideas and intentions. 당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나 발명을 독점하려고 하지 마라.

Do not make app. 처음부터 갑자기 어플리케이션부터 만들려고 하지 마라.

저도 항상 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상상할 때, 예를 들어,

“자 여기, 2018년 지방선거 후보자, 당선자 목록이 있어, 이걸로 무엇을 하지?”

이런 식으로 상상하곤 했는데요.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만약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정의하는 일까지 말이죠.

첫날엔 업무를 정리하느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약간 혼란스러운 하루였는데요. 친절한 행사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등록과 숙소 귀환까지 마무리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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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둘째날

둘째날은 두근두근 빠띠의 발표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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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ilizing mistrust — Ethan Zuckerman (MIT Media Lab)

Left : Ethan Zuckerman / Right : Anasuya Sengupta

“요구하는 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다.”

Ethan은 좋은 시민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답변은 항상 바뀐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심지어 1900년에도 ‘좋은 시민’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지금 좋은 시민은 요구하는 시민이라고 합니다. 강연자는 “요구하는 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Ethan은 Institutionalists VS. Insurrectionists 라는 약간 이분법적인 개념을 사용하면서 지금의 사회 현상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 Institutionalists : want progress through strong institutions
  • Insurrectionists : want better, new or no institutions

우파 + 반란자의 예시로는 트럼프와 두테르테, 좌파 + 반란자의 예시로 포데모스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반란은 정부에 대한 아주 낮은 신뢰에서 온다고 이야기합니다. 미국의 기관에 대한 신뢰를 조사한 통계 데이터를 제시하며 미국 사람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1964년 77%에서 20%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정부를 포함한 모든 기관이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급진적인 Institutionalist의 예로 범죄자를 감옥에 보내지 않고 공동체에서 치유하는 Adam Foss의 예를 소개합니다.

다른 Institutionalist의 예로 monithon.it은 이탈리아의 시민 프로젝트로 EU가 펀딩한 이탈리아의 프로젝트들을 모니터링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공사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냥 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감시한다.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시민들이 확인하려는 운동입니다.

우리는 이 일들을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요? 법Law, 사회적 규범Norm, 시장Market, 코드Code로 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각각의 개념에 해당하는 예시입니다.

  • Market : climate change ↔️ Tesla car
  • Code : encryption in Whatsapp
  • Law : Equal marriage

하지만 사회적 규범(norm을 잘 이해한 것일까요?)는 법보다 앞섭니다. Ethan은 Black lives matter 운동, 백인과 흑인의 결혼 문제와 성소수자 운동의 예를 듭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반란자Insurrectionists들이 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힘입니다. 어떻게 긍정적인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갈 것인지 같이 알아내자! 라고 말하며 끝마쳤습니다. 민주주의를 2가지 방식으로 정의한 것이 흥미로웠는데요 역시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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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2. Decolonising the Internet: possibilities for Asia and beyond — Anasuya Sengupta

다음은 인터넷의 탈식민화:아시아의 가능성을 너머 라는 세션이었습니다. 강연자인 Anasuya Sengupta는 인도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입니다.

Who’s in online ? 인터넷에는 누가 접속해 있을까요?

  • 54% of the world is now online 지구의 54%가 온라인이구요
  • 75% from the global South 75%가 세계의 남쪽에 몰려 있습니다.
  • 45% of those online are women 그리고 45%가 여성입니다.

Asia’s online 그렇습니다. 아시아는 인터넷에 접속해 있습니다.

  • 40% of the world’s mobile-broadband-internet users 전 세계의 휴대폰 이용자수의 40%가 아시아에 있습니다.
  • Huge innovation in mobile hardware + software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엄청난 혁신이 진행중입니다.

Whose knowledge? 그렇다면 온라인 상의 지식은 누구의 것일까요?

  • ~7% of the world’s knowledge is in books 전 세계의 7%의 지식만이 책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 Most of our knowledge is oral 우리의 대부분 지식은 구전됩니다.

강연자는 인터넷의 사용자와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의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꼬집습니다. 예를 들어, 대만의 원주민들처럼 자신들의 이야기를 쉽게 알릴 수 없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영어 위키피디아의 대부분이 서구, 백인 남성에 의해 편집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그래서 Anasuya Sengupta는 위키피디아에서 500명의 여성 운동을 했다고 합니다. 현실의 절반의 여성인데, 위키피디아에서 여성의 사진을 찾기가 정말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이외의 다른 whoseknowledge에 대한 활동은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식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Anasuya Sengupta의 활동에 나도 아시아의 지식, 알려지지 않은 지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상상력을 펼쳐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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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adamos : Toolit for democratic participation —
Marco Konopacki (Institute for Technology and Society of Rio de Janeiro (ITS Rio) )

2013년 6월,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한 큰 시위가 벌어졌고, 2014년 브라질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다모스 팀은 신뢰 회보을 위해 노력했다고 해요. 기술적으로 전자 서명을 서버가 아니라 개인의 휴대폰에 보관한다고 합니다. 무다모스 앱에는 여태까지 70만명이 다운로드 했고 40만명이 서명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 사이에서 꽤 인기를 얻었다고 해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만약에 신뢰를 잃는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무다모스는 신뢰를 잃지 않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빠띠의 가브크래프트가 계속 생각나는 강연이었는데요, ‘툴킷’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점과 서명을 모으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정말 비슷했습니다. 끝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컨텐츠를 에디팅하는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초기에는 컨텐츠를 모았지만 지금은 여러 곳에서 문의가 온 컨텐츠들을 자원봉사 그룹이 편집하고 피드백을 주고 그 뒤에 서명을 모으는 캠페인을 업로드한다고 하네요.

2일차를 마치며…

이틀이 정말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빨리 지나갔습니다. 빠띠의 발표도 끝나서 후련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summit 에 참여하는 내내 계속 기분이 좋았는데요, 왜 그랬을까 돌아보면 사회 문제, 시민기술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하루종일 수다를 떨 수 있었던 그랬구나 싶어요. 다음 글에서는 3일차와 회고, g0v의 도구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후기 2 읽으러 가기: How can we be the NOBODY

글. 초록머리( 조이성화)
편집. 찐찐쩐 GJ찐쩐(錦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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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성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Parti Co-op

the one who wants to change the world. currently software develo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