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0명, 캠페이너가 되다!

빠띠 Parti
Jul 7 · 7 min read

캠페이너 인생게임 툴킷 이야기 #1

빠띠에서 개발한 시민주도 캠페인 디자인 워크숍 <캠페이너 인생게임>을 3편의 글로 소개합니다. 2018년 시작된 캠페이너 인생게임은 이제 100명의 참여자들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버전으로까지 발전했는데요. 1편에서는 100명의 청소년과 함께한 ‘청소년 캠페이너 인생게임’ 사례를 소개하고, 2편에서는 이 게임에서 빠띠가 발견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캠페이너 인생게임 툴킷’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청소년들과 함께한 캠페이너 인생게임

“청소년들이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워크숍을 하고 싶어요.”

어느 봄날 아름다운재단의 나눔교육 반디사업 담당자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빠띠는 그때 2018년 NPO 파트너 페어에서 진행했던 캠페이너 인생게임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캠페이너 인생게임’을 청소년 버전으로 만들어서 할 수 있겠다고 말씀드렸지요.

캠페이너 인생게임은 말 그대로 캠페이너의 인생을 짧은 시간 안에 직접 살아보는 게임인데요. 말과 글로 캠페인을 전달해서 배우기보단 직접 실행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식일 거란 생각에서 만든 워크숍입니다.

캠페인 활동 중 중요한 과정(기획, 네트워크 모으기, 스토리텔링, 촉구하기 등)이 각각 퀘스트로 구성하고, 각 퀘스트의 플레이 방법과 보상이 설계되어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게임플레이어가 된 듯이 빠져서 짧은 시간에 캠페인의 A부터 Z까지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100명의 청소년과 어떻게 게임을 하지?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이전에 진행한 캠페이너 인생게임은 캠페인에 대해 직간접적 경험이 있는 비영리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20명 규모의 워크숍인데요. 이번에는 캠페인을 해본 경험이 없는 청소년들이 무려 100명 이상 모이는 자리에서 2~3시간 워크숍 안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흥미로운 도전이 되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여러모로 고민이 줄지어 생겨났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100명의 청소년과 어떻게 캠페인에 대해 배울 수 있을까요? 강의를 듣기보단 살아있는 캠페인을 경험하는 시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고민 끝에 빠띠는 이번 캠페이너 인생게임에서 한 가지 원칙을 세워보았습니다.

“세세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보단
단순한 규칙, 넓은 공간, 충분한 시간을 주고
스스로 플레이하게 한다.”

뭔가 멋진 말 같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수준을 가진 100명의 청소년과 2~3시간 안에 게임 방식의 워크숍을 해야 한다는 제약조건 때문에 세우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실험적인 생각으로 출발한 청소년 캠페이너 인생 게임은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청소년 캠페이너 인생게임 4단계

1단계 — 게임 소개 & 단체 만들기

‘캠페인 참여자 수를 최대한 많이 모으기’라는 게임의 목표와 진행순서, 룰을 안내하고, 주제별로 팀 나누기로 진행했습니다. 이번 게임에서는 캠페인 참여자 수 1,000명을 모으는 것을 규칙으로 정했습니다. 게임 설명은 최대한 간략히 하고, 자유롭게 룰북을 보면서 게임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관심 있을 만한 사회 이슈나 주제를 벽에 붙여놓고,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 자연스럽게 참여자 5명 이하로 모이도록 합니다. 되도록 같은 단체, 지역 친구들이 모이기 보다는 다양한 친구들이 모이도록 팀을 구성해서 자율적으로 총 21개의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함께 캠페인을 활동할 단체로 결성했습니다.

[ 단체 만들기/ 이미지출처:아름다운재단 반디청소년워크숍 ]

2단계 — 캠페인을 기획하고 연대 단체 모으기

본격적으로 퀘스트를 진행합니다. 첫 번째 퀘스트로 일정 시간 안에 캠페인을 기획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획을 잘하는 것보다는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하는 것이 게임의 규칙이고, 실제로 정해진 시간 안에 완료한 팀에게만 참여시민 100명을 지급했습니다. 완성하지 못한 단체들은 리워드를 못 받았고, 이때부터 참가자들은 ‘아, 진짜 게임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 퀘스트1. 캠페인을 기획합니다 / 이미지출처:아름다운재단 반디청소년워크숍 ]

두 번째 퀘스트는 연대단체 모으기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단체의 발표를 들은 각 단체의 캠페이너들은 어떤 단체와 연대를 할지 소곤소곤 다른 팀이 듣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토론하여 정하고, 결과를 발표합니다. 연대를 받은 단체에 참여시민 100명을 지급했습니다.

[ 퀘스트2. 캠페인을 발표해 연대단체를 모아봅니다. / 이미지출처:아름다운재단 반디청소년워크숍 ]

3단계 — 지지하기 &지지자 모으기

다음 퀘스트에서는 캠페인을 홍보하는 SNS 콘텐츠(카드 뉴스, 영상 스토리보드)와 국회의원 행동을 촉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촉구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SNS 콘텐츠는 자유롭게 복도 벽면에 전시해 홍보하고, 지나가는 시민들(다른 참여자들)로부터 서명을 받게 했습니다. 서명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스티커를 붙여주었고요.

[ 퀘스트3. SNS 콘텐츠 만들고 지지모으기 / 이미지출처:아름다운재단 반디청소년워크숍 ]

국회 존에서는 촉구 구호를 외치고 포스터를 제출해서 국회의원의 답변을 받게 했는데요. 답변은 주머니에서 뽑기로 확인하게 했습니다. 국회의원의 답변이 무엇이 나올지는 예측 불가하고, 무응답이 나오더라도 다시 포스터를 만들어서 도전할 수 있게 했습니다. 10명의 서명을 모으면 리워드로 참여 시민 100명, 국회의원 답변(예, 아니오)은 1개당 참여 시민 100명을 지급했습니다. (무응답을 받을 경우엔 리워드 없음!)

[ 퀘스트3. 촉구포스터를 만들어 국회존에서 촉구하기 / 이미지출처:아름다운재단 반디청소년워크숍 ]

4단계 — 축하 세레모니

지지하기 & 지지자 모으기 단계가 끝나고 게임의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게임 성공 기준인 참여자 수 1,000명을 넘긴 캠페인을 발표하고 다 같이 박수로 축하해주었는데요. 특별히 해당 캠페인에 서명한 시민들도 함께 일어나서 박수를 받게 했습니다. 캠페이너와 시민이 함께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은 기획이었습니다.

[ 캠페이너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축하세레모니 / 이미지출처:아름다운재단 반디청소년워크숍 ]

청소년 참가자들은 어떻게 경험했을까요?

[ 캠페이너 명예의 전당 / 이미지출처:캠페이너 인생게임 PT ]

“ 캠페인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구호를 외칠지 고민하며, 캠페이너가 되어본 건 새로웠다.”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체험하면서, 연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나도 관심있는 주제의 캠페인을 만난다면 연대해야겠다.”

“ 처음 보는 사람끼리도 같은 뜻을 가지고 활동에 임하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구나.”

“ 캠페인은 처음이었지만, 캠페인이라는 것에 더 알아가고 배울 기회였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모든 청소년이 ‘캠페이너’이자 ‘시민’으로서 캠페인 활동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진행된 게임이었지만, 21개 캠페인이 진행되어 20,500명 시민이 참여했는데요. 반디 청소년들과 함께한 빠띠에겐 서로를 만나고 상호작용하면서 역동성과 다양성이 존재했던 캠페이너 인생 게임의 효과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청소년 캠페이너 인생 게임을 진행하며 빠띠 활동가들이 관찰한 점, 발견한 점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2부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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