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션파티’ — 김고은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잉권위원회 <잉여연습>
작업할 때 자신의 모습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거북이. 나름대로는 꼬물꼬물 열심히 움직이는데 남들이 보기엔 속도가 느려서 답답할 것 같아요. 일할 때는 토끼랑 경주하는 것처럼 달리다가도 갈피를 못 잡으면 뒤집혀있는 거북이처럼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죽은 것처럼 겨울잠을 잘 때도있어요. 이럴 땐 정말 아무것도 안 해요. 먹지도 않고 잠만 자요.
작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해 주세요.
처음 ‘잉권(잉여로울 권리)’이라는 주제를 선택했을 때는 심신이 많이 지쳐서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개인작업, 공모전, 취업준비 같은 ‘대학교 4 학년이 해야 하는 일’에서 멀어져 있는 제 상태에 대한 정당방위였던 것 같아요. 사실은 뭔가를 열심히 하는데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결과가 안 나와서 남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쓸모 없다’, ‘잉여롭다’’하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공식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책이라는 매체를 이용해서 권위를 획득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진지한 목소리를 냈어요. 클래식한 장식을 약간 비틀어 사용하기도 했고요. 웃음기 뺀 형식과 유머러스한 내용이 잘 얽혔으면 하는 것이 제일 큰 바람이었어요.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업할 때 항상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좌우명, 철학이 있다면?
디자인이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되게 단순한 말인 것같지만 당장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를 모두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니까요.
작업 과정에서 가장 막히거나 힘들었던 시점과 극복한 방법을 말해주세요.
앞에서 잠깐 얘기했던 대로 저는 꽤 열심히 사는 사람인데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것들을 하지 않아서 잉여처럼 보일 때가 많거든요. 제 작업도 손이많이 가는 것에 비해 결과물의 형태는 작아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이 지쳤어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난 사실 잉여가 아니야.” 하면서 많이 징징거리기도 했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런 심리적인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됐어요.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말해주세요.
첫째, 안 좋게 말하면 쓰잘데기 없는 것을 잘 기억하는데 좋은 말로 하면 사소한 것들을 소중하게 여겨요. 둘째,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 먹어요.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말해주세요.
전 사실 더 놀고 싶어요. 방학하면 졸업식 전까지 여행이라도 다녀오려고요. 그리고 나서 앞으로 뭘 할지 천천히 더 생각해 볼 거예요. 졸업 시즌이라고 급하게 직장을 구하는 것은 싫거든요. 부모님께서는 이러한 제 생각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시지만요.
김고은에게 가장 잉여스러운 경험은?
어제 25 시간을 잤어요. 중간에 잠깐씩 깨긴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니 하루가 지나 있었어요!




김고은
01071342787
shesgon278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