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션파티’ — 김영빈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까까




작업할 때 자신의 모습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이 질문이 제일 어렵네요. 작업할 때 제 모습은 잘 모르겠고, 저는 항상 군것질거리를 구비해두어 수시로 당을 채워가며 작업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이런 걸 보면 음, 최소자판기? ᄒᄉᄒ



작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해 주세요.

대학진학후서울로상경을하고보니주위엔나뿐만아니라정말많고다양한자취족들이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니 모두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항상 식사를 해 먹는 것이 문제라는 점도 공통된 부분이었고요. 저도 자취생활 초반에는 학창시절 친구들이 대부분 지방에 있다 보니 소통에 대한 허기를 채우기 위해 교회를 다녀볼까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결국 귀찮아서 24 년째 무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게 귀찮아질 정도로 자취생활에 완벽하게 적응 할 무렵 1 인 가구가 다양한 형태로 사회의 트렌드가 되어 있더라고요. 반면 그만큼 사회적 문제점도 커져있었어요. 제가 1 인 가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독사’라는 단어를 접하고 나서였어요. 고독사란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고독한 죽음에 이르는 것인데, 이건 이제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어느 기사를 보니 젊은 대학교수가 집에 홀로 죽어 방치된 채 발견되기도 하고, 한 30 대 여자 역시 집안에서 불의의 사고로 몇 달 만에 사체로 발견되기도 했고요. 그들은 모두 신체 건강한 3–40대 1인 가구였죠.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계속 미혼인 경우도 늘면서 이러한 현상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해요.
1인 가구가 점차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수많은 기업들은 그들을 위한 물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1 인용 두부’가 과연 1 인 가구의 진정한 허기를 달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졌어요. 그래서 저는 1인 가구를 위한 진정한 서비스가 어떠한 것이 있을까에 대해 강구하게 되었고, 그들의 고민거리인 ‘식사’와 ‘소통’, 자주 사용하는 매체인 ‘온라인’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조합하여 안주 브랜드 <까까>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며 회포를 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1 인가구를 위해 웹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대화공간을 제안하는 것이 서비스의 큰 틀이에요. 그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시켜주어서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주는 것이죠. 그리고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술자리’라는 테마를 가져왔어요. 술자리에서는 아무래도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대화가 잘 이루어지잖아요. 그리고 뒷담화가 자주 일어나는 공간이기도 하구요. 이를 어느 가상의 안주회사가 주최하는 서비스로 가정을 하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저는 1 인 가구의 사회적 문제점은 나라의 복지로 해결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이 실현되기에는 아직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에, 이를 기업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 중 하나로 제안을 해 본 것입니다. 앞으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것이 제 꿈이자 소망이자 바람입니다.



작업할 때 항상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좌우명, 철학이 있다면?

저는 이유 없는 것은 의미 또한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작업을 진행할 때 실제작업시간보다는 아이데이션을 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작업은 점점 어려워지고, 전 감당하기 힘들고, 그럼 스트레스 받으니까 먹고, 살찌고, 가을이고…… 죄송합니다. 음, 사실 철학이라기보다는 항상 사용자를 배려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데이션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죄송합니다. 아무튼 디자인은 사용자를 배려해야 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가장 막히거나 힘들었던 시점과 극복한 방법을 말해주세요.

<까까>를 제작하면서 가장 막혔던 부분은 서비스의 부자연스러움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고 디자인만 자꾸 바꿔가며 헛마우스질만 몇 주간 해댔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초반엔 주로 1인 가구를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나, 잡지, 책 등을 살펴보며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교수님들을 수 차례 찾아 뵙고, 파티션에서 동기들과 계속 대화하며 여러 피드백을 받았어요. 저 말고 다른 사람이랑 얘기를 하다 보니 확실히 생각의 폭이 넓어졌어요.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수많은 책들과 사람들을 만나가며 끊임없이 사고의 힘을 길러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할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말해주세요.

음. ‘근자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근거 없다 못해 근본 없는 자신감이 제 장점인데요, 덕분에 어떤 작업을 진행하든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낯선 주제나 분야 등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없는 편입니다. 능력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 거라도 있어서 제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것 같아요. ᅲᅲ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말해주세요.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GOD 도 그걸 모르는데 제가 어찌 알겠어요……. 하지만 어떤 길로 가든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지금 가장 까고 싶은 것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김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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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sdlz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