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션파티’ — 서원경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패스파인더 디자인 어워드




작업할 때 자신의 모습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에너지 드링커. 에너지 드링크를 과음하는 경향이 있다.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하는 것은 이 작업을 끝마칠 때까지 잠들지 않겠다는 개인적 의지를 반영하기도 한다.



작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해 주세요.

어느 날 L 모 공모전 사이트를 보고 상당한 의구심이 들었다. 학생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터무니없이 저렴하게 중개해주는 사이트였는데, 일방적인 심사 방법과 불합리한 상금 책정 방식이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학문과 그 학문으로 먹고 사는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무시와 저평가로 느껴졌다. 그러한 일방적인 소통의 횡행이 모 공기업에서 진행한 <시각장애인올림픽 로고공모전>과 같이 누구를 위한 공모전인지도 알 수 없는 이벤트들을 만드는 원인들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 그러한 공모전에 스펙을 쌓겠다는 일념으로 무분별하게 참여하는 학생 디자이너들의 의식 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현상들을 풍자하고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고 싶었다.



작업할 때 항상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좌우명, 철학이 있다면?

물론 감각적인 타이포그래피와 이미지 운용을 통해 멋진 비주얼을 뽑아내는 디자이너들이 굉장히 부럽다. 하지만 정말 멋진 디자이너는 단순히 보기 좋고 멋진 그래픽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어떠한 문제를 의식하고, 그 문제를 알리거나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작업 과정에서 가장 막히거나 힘들었던 시점과 극복한 방법을 말해주세요.

실제로 무언가를 기획하고 실천해야 하기 때문에 책상 위에서 하는 디자인 작업보다 행사를 개최하고 진행하는 데에 힘을 많이 쏟아야 했다. 중간중간 ‘그냥 시각적인 컨셉트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실제로 행사를 집행하는 건 디자이너의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 실천하지 않으면 그다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았다. 문제를 발견하는 것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실질적으로 제시하는 것까지 디자이너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말해주세요.

실력은 모자라도 끈기는 있다.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말해주세요.

일전에 수업 중에 교수님께서 내게 “넌 디자인으로 뭘 이뤄내고 싶니?” 라는 질문을 하셨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돈을 벌고 싶습니다.” 라는 나의 별 생각 없는 대답에 교수님께서는 “그럼 디자인 하지마.” 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그래픽 세계의 첨단에서 새로운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알아듣긴 했지만, 나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의문이 들었다. 디자이너는 돈을 벌 수 없는가? 이는 단순히 돈을 벌고 못 벌고의 문제라기보다 과연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의 수요에 따라 디자인을 공급해주는 존재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될 수도 있다. 디자이너는 단순히 다른 누군가에 의해 기획된 내용에 맞는 시각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가 인지하고 발굴해낸 수요에 따라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한 행위 모두가 디자인이라는 개념 안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러한 ‘컨탠츠 생산자’인 디자이너가 되고자 한다.



서원경에게 장식이란?

굉장히 재미있는 시각 언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노동을 하다 보면 찾아오는 해탈의 경지도 느낄 수 있고. 기본적으로 장식이라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밀도나 아름다움이 있으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만 들인다면 멋진 작업이 나온다는 것이 좋다. 3 학년 때 처음 접한 장식 타이포그래피 수업을 통해 얻은 결과물로 얻은 콩고물 같은 것도 나름 있었고, 졸업 작품에도 역시 장식이라는 언어를 차용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내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는 밀도 높은 장식 노가다로 작업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장식 또한 나의 의도와 부합할 때 선택되는 하나의 수단이지 개인적으로 그 작업을 즐긴다고 해서 항상 그렇게만 작업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세상에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나게 많은 스타일과 작업방식이 넘쳐나기 때문에 “저는 장식만 좋아해요!” 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건방진 것인지도 안다.






서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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