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eep BX팀의 Office Branding (1). 목표설정부터 레이아웃디자인

woojung lim
Path of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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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in readJan 22, 2024

갑작스럽게 오피스를 브랜딩하게 된, 경험이 없는 어느 다른 섬의 BX 디자이너들을 위해, 또 갑작스럽게 이별하게 된 우리 에이슬립의 BX팀을 위해 2023년 2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간 치열했던 우리의 Re;Location 프로젝트를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입주한 날. 소망의 벽이 된 에이슬립 입구 메인 월의 파이와 대니

에이슬립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여러 차례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제가 입사했던 22년 9월에도 사무실에 자리가 없어 팀 하나가 근처의 wework에 자리를 잡아야 했어요. 그게 제가 속한 브랜드 팀이었고요. 70명 모두가 함께 일하기에 우리 사무실은 작았습니다.

좁디 좁은 선릉 Wework 4인실. BX팀 Freddie, Theo, Journey.

해결해야 하는 문제

  • 약 7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없음
  • 23년 하반기까지 약 120명의 인원을 채용할 예정

위의 두 문제로 회사는 큰 사무실이 필요했고, 접근성과 규모를 고려해 기존 오피스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실평수 330평의 사무실을 계약했습니다. 그 후 BX에 Re;Location 업무가 주어졌어요. 우리는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에이슬립 구성원들을 위한 오피스를 짓기로 했습니다.

타임라인

  • 2월 : 레이아웃 확정
  • 3월 : 오피스 디자인 확정
  • 4월 : 공사 착수
  • 5월 : 공사
  • 6월 초 입주 (변할 수 없는 조건!)

목표는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짓는 것.

에이슬립은 모두가 자신의 수면을 아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회사입니다. 우리는 그 세상에서는 모두 자신만의 호흡으로(속도로) 살 수 있을거라 상상했어요. 우리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고요. 그런 우리가 일하는 오피스는 단지 일하는 공간만이 아닌, 모두가 자신만의 속도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에이슬립다운 오피스를 만들어야 겠다 하는 마음에 팀이 함께 불을 지필 수 있었던건 Sadie가 기회를 만들어 주신 META 오피스투어와, 지인 종석찡의 배려로 한 (기업문화짱) 배민의 오피스 투어가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간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그 가치를 이해하는 멋진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보고,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다질 수 있었어요.

감사했던 경험들.

인테리어 업체 선정하기

피플에서 관련한 모든 업무의 운영을 담당하시고, BX는 공간 브랜딩을 맡았습니다. 공동의 첫번째 과제는 ‘인테리어 업체 선정’ 이었어요. 당시 총 3개의 업체 시안과 견적을 받았습니다. 업체 선정에 고려한 부분은 다음과 같아요.

  • 오피스 인테리어 경험이 풍부한가
  • 사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업체인가
  • 프로젝트에 적극적이며 협업하기에 좋은가

우리가 최종적으로 선정한 업체는 공유 오피스 인테리어 경험이 많아, 그래서 사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던 가장 큰 부분은 ‘디자인’ 영역이었어요. 이 부분을 포트폴리오와 한 번의 시안, 그리고 몇 번의 미팅(느낌적인 느낌)으로 판단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에너지가 좀 더 들더라도 가장 꼼꼼히 살필 겁니다.

  • 어떤 오피스 인테리어 경험이 있고, 과정은 어떠했는지(사례)
  •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팀은 어떤 직종의 인원들로 구성이 되는지
  • 사후 관리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 고객사의 일하는 문화와 니즈를 파악한 디자인을 하는지
  • 실제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장하는지 확인…등

… 생각해보면 검증할 방법은 훨씬 많았을 겁니다.

레이아웃 짜기

업체 선정 후에, 우리는 대략적인 레이아웃을 위해 1) 꼭 필요한 공간, 2) 있으면 좋은 공간을 선별해야 했습니다.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 꼭 필요한 공간은 피플팀에서 리스트업을 해주셨고, 구성원들이 생활하기 좋을 ‘있으면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리서치와 아이데이션을 진행했습니다.

필수! 꼭 있어야 하는 요소들

피플팀이 필수 공간을 선별하는 동안, 우리는 브랜드팀 멤버들에게 ‘각자 어떻게 휴식을 취하나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각자의 일하는 모습은 익히 봤지만, 어떤 방식으로 쉬는지까지 고려해야 진정으로 일하기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정말 다 다른 우리.

누군가는 새로운 만남으로, 또 누군가는 멍 때리는 시간으로 숨을 고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었고, 사무실에서 어떤 행동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를 좀 더 풍부하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몰입하고 집중해서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는 사이사이 이완하고 쉬기도 할거라고요.

오피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행동들
이완과 몰입 사이

이 모든 행동들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하기 위해, 이완과 몰입을 양 끝으로 두고 그 정도에 따라 행동을 구분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공간들이 필요한지, 어떤 동선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몰입하고 집중하는데 필요한 공간들은 필수로 있어야하는 공간으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었고, 이완하고 쉬는 공간은 추가적인 디자인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공간들을 리스트업 했고, 330평의 공간에 알맞은 동선으로 채워넣기 위해 다음으로 우리는 사용자(직원, 방문자, 고객…)들의 예상 저니를 작성하고, 공간에서의 행동들을 더 세부적으로 나눴습니다.

특히 미팅룸은 단순히 같은 행동(미팅한다)을 예측하는 것이 아닌, 규모와 위치별로 어떤 미팅룸에서는 1:1이 주로 일어나고, 또 어떤 미팅룸에서는 외부 고객 미팅이 주로 일어난다는 세부적인 행동들을 배치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정문에서부터의 미팅룸 순서를 정하고, 각 방마다의 디자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몇 차례의 행동 분석과 분류 끝에 Theo의 마무리로 첫 번째 레이아웃 디자인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02월 20일) 쉬운 과정은 아니었어요. 인테리어 업체가 제안하는 ‘보통의 회사 레이아웃’ 대로 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팀 스스로 한 이유는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오피스의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에이슬립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요.

직접 가서 걸어보고, 앉아보고…

대략적인 레이아웃을 완성하고, 시공을 위한 스펙을 설정한 뒤에 각각의 공간에 캐릭터를 입히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도 곧 Asleep BX 팀의 Office Branding(2)로 이어서 남기겠습니다.

우리는 셋 중 그 누구도 인테리어 디자인 또는 건축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관련 경험치가 풍부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할 수 있었던 건 해보지 않은 일을 함께 도전해서 해낸 경험과, 언제나 목표를 잊지 않고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인드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나 고객에게 진심인 디자이너들이 궁금하시다면 링크드인 https://www.linkedin.com/in/woojunglim/ 으로 메세지를 보내주세요.

Asleep Office. 2023.06–20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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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자이너로 새로운 도전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