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eep BX팀의 Office Branding (2). 공간별 컨셉 설정하기

woojung lim
Path of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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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min readJan 23, 2024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2월 한 달 동안 리서치와 고객 행동 분석을 거쳐 구성원들이 가장 생활하기 좋은 레이아웃 디자인을 완료했습니다. 4월에는 공사가 시작되어야 했으므로, 3월에는 공간별 세부 스펙, 기본 자재 선택, 1차 가구 제작 등 대부분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최종 레이아웃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최종 레이아웃과 디테일한 견적을 전달받았습니다. 시공 견적서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비용이 많이 드는 (곡선 형태의 유리 시공 등) 부분을 줄였어요. 특히 업체에서 제안해 주신 오피스 내 조경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이때 모든 디자인적 책임을 팀이 지게 되겠다 하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업체 입장에서는 우린 쉬운 고객은 아니었을 겁니다.

공간에 이름 붙여주기

이제 본격적으로 공간마다 이름을 붙이고 성격을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혼동이 없고, 우리의 비전과 원칙이 녹아있고, 일관된 세계관이 있고, 좋은 문화를 만들기 좋은 이야기가 담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데이션을 진행했습니다.

Freddide가 잡아주신 원칙

앞서 레이아웃을 디자인할 때, 이완하고 몰입하는 행동들이 오피스에서 일어날 것이라 상상했었기 때문에 이 오피스에서의 행동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스토리가 필요했습니다. 어떤 스토리로 공간을 브랜딩할까 고민하던 중, 공간에 대한 아이데이션을 했던 때 동료 Sadie께서 주신 1:1 공간 아이디어 ‘피트스탑’이 너무나도 우리에게 딱 맞아떨어졌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우리 공간이 경기장 혹은 운동장일 수 있겠다는 의견들이 모아졌습니다.

Theo의 메모
Dreamer 를 함께 정의하고 멋지게 스토리를써주신 Sadie, 디자인한 사이니지를 붙여보는 Freddie

이야기를 담은 우리의 공간들

A-Ground

우리 Office는 A-Ground 로 이름지었습니다. ‘A-Ground’는 ‘Asleep’의 ‘A’에서 가져왔어요. 이는 우리가 한 팀으로서 열띤 경기를 치르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Find your own rhythm. 머리가 맑아졌던 두번째 호흡절. Sadie와 BX

Dreamer’s Lounge

우리는 에이슬립 구성원들을 Dreamer 로 정의했습니다. Dreamer’s Lounge는 우리가 다 같이 모이는 공간인 라운지의 이름입니다.

나의 꿈과 옆자리 동료의 꿈이 만나 우리의 꿈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함께 도전하고 용감하게 실패하며 치열하게 배웁니다. Dreamer’s Lounge는 그 모든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꿈이 쌓이는 곳입니다.

드리머들이 라운지를 오며 가며 볼 수 있도록 Sadie께서 써주신 멋진 문구를 눈에 잘 들어오는 곳에 Asleep Blue 컬러로 사이니지를 디자인해 설치했습니다.

Meeting Room Abocado ~ I

9개의 미팅룸은 Asleep의 핵심 기술인 AI 모델명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 부분은 가장 먼저 정해진 부분이었어요. 우리 AI는 6번째 고도화로 ‘F’rappe로 불리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잘 알고 있는 부분은 아니었어요. (AI팀의 귀여운 작명들인데…) Abocado, Beer, Chili, Donut, Espresso, Frappe. 그리고 앞으로 남은 G, H, I는 AI 모델 업데이트와 함께 이름을 지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두가 우리 Sleep AI 기술의 발전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요.

  • 실제로 지금은 Gelato를 지나 얼마전 H까지 성장했어요.
각각의 회의실에 들어갈 픽토그램들
Abocado / 아직 업데이트 되지 않은 G,H,I 미팅룸의 AI 모델들 불러오는 중

A-Track

가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순간을 위해 OA존 근처 한쪽 벽면에 아무도 모니터를 볼 수 없는 구조로 책상을 숨긴 5개의 공간이 있습니다. 가장 집중하기 좋은 이 공간은 각자 질주할 A-Track으로 이름지었습니다.

A-Haus

입구에 위치한 쇼룸입니다. 수면을 다루는 기업인만큼, 입구에 침실을 두어 여러 촬영에 사용되거나,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공간을 보여주는 용도입니다. 이 공간은 실제 침실처럼 만들어 A-Haus 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A-Haus 에서 촬영한 수면을 측정하는 모습

A-Stay

가장 이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지을 동안 ‘명상실’ 또는 ‘느긋방’이라고 불렀어요. 여기서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바닥에서 스트레칭을 할 수 있고, 창가 소파에 기대어 낮잠을 잘 수도 있습니다. 4~5명 정도 사용할 수 있어요. 이사 후 스테이 앞에 벗어놓은 신발들이 와글와글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스테이에 숨겨둔 호흡의 말들. 숨 고르고, 다시

ARIA (정박사의 실험실)

우리의 주요 기술이 사운드로 수면을 측정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침대와 장비가 있는 테스트룸도 만들어야 했습니다. 지난 오피스에서는 이름이 따로 없어 계속 정박사의 실험실로 불리고 있었어요.

이 공간을 주로 사용할 AI팀에게 아이디어를 요청했고, AI 팀원들이 직접 ARIA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Audio Research & Innovation Arena 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Asleep AI팀은 대단한 작명가들…)

에라이 누구?

외부 사이니지는 ARIA로 달고, 안에 들어오면 문 안쪽은 아주 작게 ‘정박사의 실험실’을 붙여두었습니다. (우리의 헤리티지!)

A-Pitstop (1:1 room)

피트스탑은 F1 경기에서 차를 수리/재정비 할 때 잠시 홈으로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재정비가 필요한 순간 1:1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1:1의 공간을 ‘A-Pitstop’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Recharging Room

창밖을 보며 홀로 안마의자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열심히 달리다가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이 공간에서 재충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Recharging Room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그 외에 라운지 계단을 파서 동굴로 만든 Cave, 우리 도서실 Library, 3D 프린터가 있는 Maker’s Room 등 소소한 공간들의 이름도 지어주었습니다.

공간에 어울리는 무드 만들기

각 공간에 이름을 지었으니, 그 공간에서 의도한 대로 행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적합한 분위기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편안한 A-Stay에서는 신발을 벗고 누울 수 있는 분위기를, 가장 집중해야 하는 A-Track에서는 등받이가 없는 의자와 좁은 공간을 통해 곧게 앉아 빠르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로요.

마감재와 조명/조도

피로감을 줄 수 있는 소재나 컬러는 피하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마감재를 선택했어요. 또한 몰입의 공간에서의 조명 색온도와 이완하는 공간에서의 색온도를 다르게 설정하고 회의실에서는 조명을 선택해서 켤 수 있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조명, 조도는 공간에서의 경험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속을 썩였던 부분이었어요.(시공 얘기할 때 다시…) 독서 존에서의 조명, 엔터 존에서의 조명 등 모든 공간별로 조명을 다르게 계획했습니다. 실제 조도를 주위 공간들을 통해 확인하면서 감을 잡아갔어요.

공간 경험에 큰 영향을 주는 ‘향'

공간별 향기 마케팅

조명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고려했던 부분은 ‘향' 도 있었습니다. 에이슬립은 향 개발도 예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향기 마케팅 업체인 센트온에 향을 의뢰하게 되었고, 실제로 향을 개발하는 것은 비용과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일이라 기존 업체의 라이브러리에 있는 향들 중에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공간의 무드에 맞게 향을 추천해 주셨고, 비슷한 베이스로 조금씩 다른 3개의 향을 선택했습니다. 워크스페이스에 사용하는 프레시한 느낌의 향, 그리고 라운지에서의 우디향, 또 A-Stay에서의 히노끼향으로요.

향을 선택하고, 분사할 수 있는 기기들을 적절한 위치에 시공했습니다.

3월 16일. STL 행사 와중에 뜬 첫 삽

공간별 컨셉을 정하고, 1차적인 자재 선택과 제작 가구들의 스펙을 정했으니 이제 본격 공사에 들어갑니다. 이제 남은 건 공사와 2차 가구 제작 및 구매, 마지막으로 사이니지 디자인 및 설치가 남았습니다.

이 기록은 BX팀의 Office Branding(3)으로 이어져 공사 중 생겼던 여러 이슈와 결정, 2차 가구 구매와 세팅 등의 마무리를 다룰 예정입니다.

평소에 기록을 습관화하지 않아서 빈 부분이 있고, 읽기 어색할 수도 있지만 쫄지않고(?) 우리가 했던 많은 프로젝트들을 최대한 기록하려고 합니다. 누군가 보시고 이 팀이 일하는 과정이 왠지 더 궁금해진다면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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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jung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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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자이너로 새로운 도전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