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Interview Series 7 - Danny(허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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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in readJul 20, 2018

Product Manager, Actwo Technologies

Violet: 과거에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Danny: 대학시절 주문제작 샐러드 배송 서비스를 1인 창업한 경험이 있어요. 학업과 사업을 병행 하느라 과정은 힘들었지만, 트렌드와 고객 경험을 분석하고 이를 비즈니스로 실행한 경험이 큰 자산이 됐어요.

개인의 비즈니스 경험을 넘어 팀으로 가치 창출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태양광 에너지 스타트업 ‘해줌’에서 창업 멤버로 새롭게 시작했어요. 서울대학교 작은 연구실에서 시작해서 구글 선루프 프로젝트보다 3년 먼저 태양광 수익성 예측 서비스인 ‘햇빛지도’를 만들었어요.

창업 멤버로서 제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조직문화, 즉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어요. UX 디자인은 사용자의 경험에 집중해 요구사항을 다양한 고객 접점으로 연결시키는 서비스적인 측면도 있지만, 조직 문화의 관점에서 임직원의 직무 만족도를 끌어 올리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이 모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고민을 한 것이 현재 Peer에서 일하는 데에 좋은 밑거름이 되는 거 같아요.

Violet: 스타트업에서의 경력이 눈에 띄네요. 스타트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Danny: 대기업에서 일할 기회도 많았어요. 하지만, 소속에 관계없이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조직에 대한 의존성은 낮고 자율성이 높은 스타트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편이라 관심있는 분야를 정하면, 깊게 파고드는 성향이 있어요. 오랜 기간 종사 했던 태양광 산업도 처음부터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먼저 신재생 에너지 분야가 왜 중요하고 디자인 사고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문제를 탐색하고 정의했어요. 태양광 서비스의 신규개발부터 디자인 그리고 서비스 운영까지 모두 챙기면서 업에 대한 고민도 자연스럽게 더 깊어 졌어요.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을 직접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인 스타트업을 선택하게 된거죠.

Violet: 그렇다면, 스타트업을 함께 일궈내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Danny: 사람마다 성격과 태도가 모두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직문화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사람이 모이면 자동적으로 문화가 만들어지는데, 어떤 문화를 지향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모두가 완벽하게 만족하는 문화는 없지만, 임직원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지향해야할 문화가 있어야 지속가능한 조직이라고 생각해요.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동료와 최고의 생산성을 만들기 위해서 조직문화를 더 고민했던거 같아요.

성과를 꼭 회사의 직무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 임하면 소속된 환경보다 스스로 지향하는 업에 대한 고민과 경험에 집중하게 돼죠. 성과에 대해 ‘금전적인 대상’으로 보는 시선도 많지만, 저는 업에 대한 고민과 경험이 쌓여가는 것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해요.

Violet: 스타트업에서 일하시면서 여러 일들이 동시에 주어질 때,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떤 전략을 취하셨나요?

Danny: 꼭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회사라는 곳은 일이 항상 생길 수밖에 없어요. 다만, 그 일을 현실적으로 모두 실행 할 수 없기 때문에 일정, 필요한 리소스, 과제의 난이도, 프로젝트의 범위 등 여러가지 레이어로 쪼개서 이성적으로 우선순위를 결정 것이 필수죠.

방어적인 태도도 일 하는 자세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제약사항을 고려해서 이해관계자들이랑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죠. 뛰어난 사람이 평가절하 되는 건 한 순간이에요. 목적과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업무를 배정해야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이 정비례 할 수 있죠.

Violet: 어떻게 보면 태양광 업계와 블록체인 업계는 큰 상관관계가 없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Danny: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처음 접한 건 2015년 KPCB 블로그였어요. 항상 하고 있는 일과 새로운 기술과의 연결고리를 찾기위해 노력하는데, 블록체인도 그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자료도 많지 않고, 기술적인 논의가 대부분이라 크게 집중하진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고 사회적 가치로써 블록체인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현재 자본주의 사회는 신용사회예요. 즉, 신용으로 내 가치와 자산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금융 서비스라는 것을 누릴 수없는 사람들은 신용 데이터 조차도 쌓을 기회가 없는거죠.

블록체인이 잘 구현된다면 블록체인 상에서 가치가 교환되고, 주소 한 줄이면 신분과 물리적 제약과 상관없이 어디서든 자산을 보존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기득권층이 기존의 신용 시스템을 내려놓아야 가능하겠지만,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Violet: 현재 Peer에서의 Danny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Danny: Product Designer 라는 역할로 들어왔지만 디자인 업무에 한정해서 일하고 있진 않아요. 효과적인 제품개발문화를 만들기 위한 회의방식부터 프로젝트의 백로그를 만들고 가장 문제해결을 잘 할 수 있는 담당자에게 업무를 배분하기도 해요.

HR 담당자가 아니지만 디자이너 HR에 있어서만큼은 HR 담당자 이상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디자이너를 뽑을 때, 그 사람의 강점과 회사에서 어떤 역할이 적합한지 사전에 다면적으로 살펴보고 Peer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요. 좋은 디자이너가 회사에 들어와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Violet: 이제 질문이 거의 마무리가 된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Danny의 미래 목표에 대해 듣고 싶어요.

Danny: 기술과 디자인의 상관관계를 엮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아직 블록체인 디자이너라는 포지션은 익숙하지 않지만, 블록체인과 실물 경제가 연결되있는 비지니스에서 모든 고객경험을 디자인해보고 싶어요. 디자이너의 역할을 어디까지 바라봐야 하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계세요. 거두절미하면 사회적 기대와 처우를 넘어서 스스로 성취하고자 하는 업의 목표에 따라서 스스로 역할을 결정한다고 생각해요.

Peer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단순히 시각적인 영역만 담당하는거라면 절대 오지 않았을 거에요. 저는 블록체인 문제해결에 도전할 수 있도록 크립토 디자이너 커뮤니티를 만드려고 해요. 기술집약 산업에서 사용자를 책임지는 디자이너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거라 확신해요.

지금의 블록체인은 기술 성능 개선과 안정화에 신경쓰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지만, 분산경제의 주체가 되는 다수의 사용자가 참여하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선 사용성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죠. 더 많은 디자이너의 참여를 위해 개발 위주의 문서가 아닌 비개발자도 쉽게 이해하고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는 학습 자료를 꾸준히 만들 계획이에요.

<Danny 프로필>
-Design Innovation Lead, Actwo Technolo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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