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소 직무 인터뷰 : 프로덕트 오너 희진님 (Part. 1)

기리
픽소(PIXO)
Published in
9 min readMar 19, 2024

픽소는 제품을 정말 사랑하는 조직이에요.
제품 중심인 픽소에서 PO는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매일 아침 제품과 팀, 고객을 사랑한다고 고백하시는 인류학자 희진님을 소개합니다!
인터뷰를 하다보니 소개해드리고 싶은 콘텐츠가 많아져 2부로 구성했습니다😉

  • 1부 : PO 희진님을 소개할거에요!
  • 2부 : 제품 스쿼드, 비즈니스 챕터가 일하는 방식을 소개할거에요!

Q. 안녕하세요! 희진님 😊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인류학을 제품에 녹이는 Product Owner 서희진입니다.
지금은 글로벌 모바일 로고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서비스!
로고샵의 PO로 열심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Q. 픽소에서 PO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주로 담당 제품의 로드맵을 설계하고 팀이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일, 지금 우리 유저에게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구체화 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1pager를 작성하거나 우리의 성과를 회고하는 임팩트 리뷰 를 작성하면서 지표 관리와 문제 정의, 가설 설정, 검증과 분석 등을 루틴하게 수행하고요. 이해관계자들의 제품 또는 팀에 대한 요구사항을 수집해서 정제하는 데에도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또, 프로덕트 디자이너와는 업무의 단짝으로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제게 늘 여러 아이디어와 과업을 시각화된 세상으로 제안해주시는 분들이라 가장 흥미로운 동료들이에요. 그래서 함께 제품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하는 편이고요.

그 외에는 유저 리서치나 A/B test 설계와 실행, 결과분석을 하기도 하고 정성적인 유저 리서치 문화를 팀 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로고샵이 로고 메이커가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 디자인 솔루션으로 도약하는 것을 연간 목표로 세워둔 터라 그에 맞는 에디터 경험을 구상하는 데에 더 비중을 두고 싶어요.

Q. 희진님은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PO의 커리어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를 공유해주세요.

처음에는 국내 유명 기업, 기관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공인 협회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어요. 이 때 많은 마케팅 사례와 플랫폼 전략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 전략들이 모여 기업의 그로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래서 그로스 마케팅을 첫 커리어로 선택했어요.

그런데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유저를 서비스로 데려오더라도 실제 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서비스 내부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운이 좋게도 동시기 담당했던 서비스의 구매 퍼널 개선과 최적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성과를 내면서 자연스레 PO 직무 전환을 제안 받게 되어 PO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평소에 더 주도적으로 제품에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수락하게 되었고요. 어쨌거나 간택 받았다고 할 수 있어요😂

Q. 인류학을 전공하신 희진님! PO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데 인류학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저는 인류학 중에서도 문화인류학에 푹 빠져 있던 사람인데요. 문화 인류학은 특정 문화를 영위하는 한 사회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영향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큰 트렌드의 영향 범위를 미시적 관점까지 좁혀 이해하고 해석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또, 쉽게 정답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결론 짓기 보다 있는 그대로 해석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는 학문에 가깝죠.

그렇다보니 제품의 추세와 변화를 보고 이것이 어디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어떤 영향 범위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 해석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어요. 변화를 해석하기 위한 사고의 폭이 더 넓다고 할 수 있죠.

제품 릴리즈 이후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끝을 쉽게 선언하지 않게 돼요. 성공인 경우 열리게 될 가능성과 실패인 경우 열리게 될 가능성 즉, 일종의 next step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여러 가능성들을 생각해보고 제시하는게 당연하게 여겨지거든요.

더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전공을 수행하는 내내 나와 같은 문화는 당연한 것 없이 “낯설게”, 다른 문화는 마치 그들이 된 것처럼 “익숙하게” 보는 관점을 만든 것이에요. 낯설게 보는 관점이 훈련되니 당연하고 익숙한, 루티너리하게 마주하는 지표와 유저 행동에서도 새로운 문제를 발굴하기 용이했어요. 익숙하게 보는 관점은 협업 시 저와는 아주 다른 삶의 형태나 직무 전문성을 갖춘 동료들과 라포를 형성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큰 도움이 되었고요.

마지막으로 인류학을 전공하는 내내 정량,정성 분석에 기반한 과제들과 논문들을 소화하다보니 유저 리서치에도 늘 흥미가 있고 관련 방법론에 빠삭하여 언제든 유저 리서처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고 생각 됩니다.

Q. 인류학이라는 학문이 너무 매력이 있는걸요? 그렇다면 희진님만의 직무 철학은 무엇인가요?

최선을 다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에요. 저는 순간의 최선이 모여 최고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PO라면 팀, 제품, 고객에게 헌신해야 한다고 믿어요. 어떤 주어진 환경과 시간에든 할 수 있는 최선의 실천 방법, 기술,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제품 안에 반영되어 고객과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하니까요.

팀과 제품, 고객에게 헌신하겠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셋 중 하나에 큰 위기가 오거나 변화가 있을 때 쉽게 좌절하거나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앞서 언급한 셋 모두 PO의 좌절을 마냥 기다려 주기 어렵죠.

제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항상 변화하고 사용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알려주지 않은 채 빠져나가기도 해요. 때때로 가족 같았던 동료들이 저마다의 삶을 위해 떠나기도 하고요. 이런 여러 변수 속에서도 PO는 굳건하고 때로는 한결 같이 팀과 제품, 고객을 모두 사랑할 수 있어야 해요. 흔들리는 PO에게서 도출된 잘못된 결정과 번복은 흔들리는 제품과 고객 기반, 팀워크를 만들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팀과 제품, 우리 유저들을 정말 사랑해요.”

희진님이 합류하던 그 순간! 많은 픽소 메이커분들이 희진님을 기다리고, 환영했어요! 💙

Q. 직무 철학이 너무 멋져요 희진님! 희진님의 커리어 여정 중에 픽소를 선택하게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첫 번째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만나 창업했다는 배경, 두 번째는 투자 없이 자체 매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저는 경영자가 IT산업과 기술, 디자인 트렌드 등에 대해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좋은 제품이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 달라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픽소는 어떤 제품이 기술적으로 탁월하고 디자인적으로 남다른지를 매일 이야기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고요. 실제로 인터뷰 과정에서 이 부분이 크게 체감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국내에 ‘디자인 철학’이나 ‘좋은 디자인’을 모바일 서비스의 성공과 연결시킨 사례가 많지 않았어요. 그러나 픽소는 좋은 디자인이 곧 좋은 제품으로 연결된다는 철학이 있었고요. 정말 매력적이었죠. 소규모 팀이지만 여러 국가의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앞다투어 소개되었던게 그 증거라고 봐요.

투자 없이 자체 매출로 성장한다는 점도 PO인 저에게 아주 큰 메리트였는데요. 투자사에서 요청하는 방향성이나 기능들에 업무 범위를 맞추고 납기일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제품의 큰 방향과 비즈니스 임팩트를 직접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잖아요. 가끔 양 어깨가 무거울 때가 있지만 왕관을 쓴 자 무게를 견뎌라!는 말 아시죠? 이제는 이 긴장감을 즐기는 것 같아요

Q.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계신 희진님! 픽소에서 PO로 일하면서 어떤 성장을 했나요?

사고의 범위가 한국이 아닌 글로벌로 확장되었어요. Go To Market에 대해 이야기 하고 좋은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도 기본 전제가 글로벌이에요. 다른 조직에서 일 할 때에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사고의 기준은 대부분 한국이었거든요. 이제는 숨 쉬듯 글로벌 단위로 생각하게 돼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적응력이나 이해도가 크게 성장했다는 거죠.

그 외에는 굵직한 기능들을 실험해보면서 구독 비즈니스의 생태를 알게 된 것, 더 나아가 생산성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게 된 것이 있어요. 이 전에는 구독 모델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서비스를 경험하거나 B2C 사용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승법인 서비스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크게 체감 돼요.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더 알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단계지만요.

Q. 올해 이루고 싶으신 성장 목표, 혹은 개인 목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PO로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면서 회사의 사업성, 매출 창출력에 더 관심이 많아졌어요. 픽소 합류 이전까지는 백로그와 기능의 집합을 잘 구성하는 데에 더 집중했거든요. 말씀 드렸던 것처럼 픽소의 각 제품에서 PO는 작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CEO처럼 비즈니스 전략에 눈이 밝아야 해요.

제품 비전과 로드맵에도 완전한 자유도를 가지고 있기에 PO가 사업성과 매출 창출력에 높은 전문성이나 이해도를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에요.
지금까지는 어깨너머 배운 것, 또는 경험을 통해 체득했던 감으로 열심히 해내어 보고 있지만 알면서 하는 것과 모르고 부딪히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큰 성과를 위해 내 제품의 결산 실적과 자료들을 보고 사업적 타당성, 미래 예측을 해내어보면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을 재빠르게 도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시선을 가지고 싶어요.

어쩌면 전략 기획을 획득해 PO로써의 커리어 밸류를 더 높이는게 한 해 목표가 되겠네요.

Q. 희진님은 미래에 어떤 PO로 소개되고 싶으신가요? PO로서 희진님의 최종 지향점이 궁급합니다!

저는 “본업 글로벌 빅테크 탄생의 주역, 부업 IT인류학자!” 로 소개되고 싶어요.

국내 SaaS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그 과정을 견인하는 PO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IT업계에서도 통용되게 만드는 CPO가 되는 것이 최종 지향점이네요.
이 좁디 좁은 대한민국 땅덩어리 안에도 세계인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서비스가 탄생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전략적 기폭제가 되고 싶어요.

부업으로 IT인류학자라는 첨언을 한 이유는 저는 여전히 인류학을 사랑하고, 그 관점을 계속 가져가고 싶어서에요. 멋진 CPO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동료들, 유저들, 시장들이 분명 저에게 여러 영감과 인사이트를 줄텐데 그걸 인류학적 관점으로 해석해서 세상에 나눠보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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