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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 팀블로그 Playio teamblog
6 min readAug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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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침수..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22년 8월은 제가 알던 폭우 중 최고였어요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8월의 메인 이슈를 꼽으라고 하면 단언컨대 ‘기록적인 폭우’일 겁니다. 각종 SNS와 커뮤니티부터 시작해서 뉴스에서도 연이어 침수 소식만을 전했었죠. 분명 그날은 제가 살아온 날들 중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던 그런 날이었을 겁니다..

특히 강남 쪽은 지대가 낮아 침수 피해가 유독 컸어요. 퇴근시간이 겹친 저녁~밤에 비가 더욱 쏟아져 폭우의 공포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굳건한 직장인은 비에 대한 두려움보다 다음날 출근길 걱정이 더 컸어요. ‘내일 버스가 제대로 오긴 올까..’, ‘이러다 정말 90년대처럼 튜브 타고 출근하는 거 아니야?’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회사 지하 침수랍니다

우여곡절 퇴근을 하고 계속해서 올라오는 각지의 상황들을 살펴보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던 때쯤 슬랙에 알림이 떴어요. 회사 지하가 침수돼 며칠간 재택을 해야 할 것 같다는 공지였습니다.

지하 침수로 인해 한시적 재택으로 전환

저희는 건물에서 총 3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3~4층에는 사무실이 있고, 지하에는 플레이오 팀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사내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밥을 먹기도 하고, 큰 TV 앞 빈백에 앉아 플스5로 함께 게임을 하기도 하고, 일이 잘 안 풀릴 때 와서 잠깐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 그런 공간이죠. 플레이오 팀원들의 놀이터라는 의미로 ‘플레이그라운드’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플레이오 팀원들의 지하 휴식 공간

사실 플레이그라운드가 침수됐다는 얘기만을 들었을 때는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그냥 조금 물이 찼겠거니.. 싶었습니다. 하지만 피플팀이 슬랙에 올려주는 사진들을 보고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다들 알게 됐죠.(대부분 재택을 했지만, 피플팀은 출근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입구가 어딘지 조차 알 수 없어 슬픈
같은 공간 맞습니다..

재택 중이어서 플레이그라운드를 직접 볼 순 없었지만, 얼마나 고된 밤을 보냈는지 사진만으로도 알 수 있었어요. 전기는 모두 끊겨 어두컴컴하고, 냉장고는 쓰러져 있고, 빈백은 물에 둥둥 떠다니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아포칼립스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문득 깨달았죠. ‘아 맞다 우리 회사도 강남이었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짧고 굵은 게더타운 재택

처음 공지는 이틀이었지만, 회사 인터넷 복구가 지연돼 일주일간 재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팀원들이 모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인 게더타운에서 근무를 진행했어요. 플레이그라운드가 망가져 씁쓸한 마음을 게더타운 자리를 꾸미면서 달래기도 했습니다..ㅎㅎ

꾸미는 것에 누구보다 진심인 P팀

전사 재택은 처음이어서 소통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다소 걱정을 했는데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히려 서로 철저히 업무 트래킹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저희 팀의 경우 출근과 동시에 슬랙에 그날 진행할 업무를 남기고, 퇴근 시에는 업무 진척도를 적었습니다. 퇴근 한 시간 전쯤에는 게더타운 회의실에 다 같이 모여 하루 동안 한 업무를 리뷰하는 과정도 거쳤어요.

재택 출근과 동시에 업무 남기기

📍아무튼 출근

임대 와이파이를 마련했다는 피플팀의 공지를 끝으로 일주일간의 재택은 막을 내렸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회사는 여전히 물에서 해방되지 못한 상태였어요. 플레이그라운드에 찬 물은 계속해서 빼내는 과정 속에 있었고, 엘리베이터는 수압으로 인해 문이 망가져 아예 운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플레이그라운드에 놓여 있던 물건들이었어요. 플레이오 팀원들이 가끔 치던 악기들, 무료함을 달래줬던 게임기(플스5 디스크에디션..과 오큘러스 3개..), 수많은 프라모델, TV, 소파, 그림액자 등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반나절 이상 물에 잠겨 있었죠. 물이 차오른 다음날 급하게 건질 수 있는 것들을 건져내긴 했지만, 심폐소생술은.. 힘든 상태였습니다.(너도 울고 나도 울고 모두 울었다는 슬픈.. 이야기..🥲)

물에 잠겨 사망한..아이들

플레이그라운드가 원상복구되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재오픈되면 그때는 플레이오 팀원들이 플레이그라운드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에 대해 세세히 살펴보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번 지하침수기는 플레이오 역사상 처음 겪는 일인 만큼 글로 남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작성됐어요. 플레이오 서비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소재 외에도 저희가 겪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플레이오 팀원들의 한마디

🔈민민 : 막상 침수되고 나니 플레이그라운드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모든 것이 잠겼는데.. 책상 위에 맞춰 둔 퍼즐은 그대로 유지돼 있어 너무 신기했습니다. 또 아기자기하게 게더타운을 꾸며놨었는데 막상 재택이 끝나 떠난다고 하니 아쉬워요..!

신기하게도 멀쩡한 퍼즐

🔈줄리 : 게더타운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팀원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어요!

🔈루 : 저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느꼈어요.. 옷을 덜 사 입고 플라스틱 병을 버릴 때 라벨을 꼭 떼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재택을 하면서 집중해서 끝낼 수 있는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팀원들과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없어서 약간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일하다 가끔 허리가 아프면 플레이그라운드에 누워있곤 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서 아쉽네요. 얼른 복구되기를 바랍니다!

🔈디디 : 저는 기타가 죽어서 너무 슬퍼요..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케이스와 피크도 모두 살리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재택을 하면서 느꼈던 장점은 집중이 잘 된다는 거예요. 평소 통근 시간이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여유롭게 밥도 먹고 혼자있다 보니 업무에 집중을 더 잘 할 수 있었어요! 플레이그라운드에서 팀원들과 다 같이 모여 밥 먹고 쉬던 그때가 너무 그립네요..

플레이그라운드로 향하는 문은 잠시 닫혀 있겠지만, 플레이오의 문은 늘 열려 있습니다!
플레이오에 합류하고 싶다면 여기로 구경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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