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4주 프로젝트 기획부터 발표까지

Sunmin
Hello,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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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in readAug 13, 2020

코드스테이츠 수료가 하루 남았다.
그래서 수료 전에, 이머시브 과정의 꽃이라고 생각하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진행 흐름에 관해 후기를 시간 순으로 상세하게 남겨보려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전 기수분들이 남기신 기록들이 많은 힘이 됐어서 나도 20기 이후의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4주간의 여정을 한 글로 정리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 기획 의도

  • 커피를 정말 정말 좋아한다.

내게 있어 식사는 맛없는 것이 주는 불만족과 과 맛있는 것이 주는 만족감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커피는 그 간격이 매우 크다. 특히 윤기가 나는 벨벳폼으로 스티밍된 플랫화이트와 라떼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런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유럽 각 지역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었다. (런던, 오슬로, 베를린은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많기에 내게 있어 최고의 도시다.)

한국에 돌아온 후, 가고 싶은 카페 정보들을 찾을 때마다 카페가 많은 특정 지역 단위로 묶어서 목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특히 마포 쪽은 좋은 카페가 많지만 집과 멀어서 자주 가지 않기에 이왕 간다면 그 목록을 참고해서 가려고 생각해 놓은 카페들에 방문하고 싶었다. 또한 지도 앱에서 ‘카페'를 검색하면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으로 너무 많이 나와서 그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가고 싶은 개인 카페들을 빨리 찾고 싶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바웃카페'라는 앱이 이미 존재하지만, 그 앱은 내게 있어 너무 자세하게 다가왔다. 나는 어바웃카페에서 카페 목록을 보려면 입력해야만 하는 ‘몇 명이 방문하는지', ‘작업하기 좋은’, ‘디저트가 맛있는', ‘분위기 좋은’ 등의 선택지가 필요하지 않았고, 정보가 더 필요할 경우 해당카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서 바로 확인하는 것이 편했다. 그래서 큐레이팅된 카페 정보들을 간단한 플로우로 제공하는 앱을 만들고 싶었다.

  • 지난 달에 내가 무슨 원두를 먹었더라?

밖에서의 커피도 좋아하지만, 집에서 모카팟으로 내가 선택한 원두로 만들어 먹는 커피도 매일의 빼놓을 수 없는 의식 중 하나이다. 감사하게 집 근처의 카페에서 2주마다 원두를 사고 있어서 신선한 원두의 공급은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문제는 과거에 먹은 특정 원두의 이름과 원산지를 떠올리고 싶은 순간이 많았는데, 이미 커피가 담겨있던 봉투는 버린 상태이기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그럴 때마다 그 카페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에 들어가서 이름을 확인해야했는데 그러한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간단하게 아이폰 메모를 이용하려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앱스토어에서 찾아보았더니 ‘컵노트'라는 앱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미각이 아주 섬세하지는 않아서 컵노트의 경우 플레이버 노트의 분류가 너무 다양해서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또한 상, 하위 카테고리가 동시에 체크가능한 점, 플레이버의 세부항목들의 번역이 묘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까탈스러운 나는 카페 정보와 원두기록을 함께 남길 수 있는 앱을 만들기로 기획한다.

2. 아이디어 제안 및 발표

코드스테이츠에서의 4주 프로젝트는 기업협업을 제외하고는 수강생이 아이디어 발표를 하고, 다른 수강생이 그에 대해 3지망까지 고르는 설문조사를 통해 주제가 결정된다. 그래서 해당 아이디어를 글로 작성한 후 발표를 마쳤다.

3. 아이디어 구체화

2주 프로젝트를 할 때, 모든 상세 페이지들과 플로우를 정확하게 그려놓지 않고 시작을 했다가(일부러라기보다는 애초에 그 중요성을 간과했다) 팀원분들이 생각하는 형태가 모두 다름을 인지했다. 또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나조차 헷갈리는 순간들이 많아서 결국 프로젝트 중반부 즈음에 스키마 자체를 뒤집어야하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미리 스키마와 상세페이지들을 기획해보기로 했다. 유일한 문제는 내 아이디어가 채택이 되는지, 내가 그 팀에 배정이 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사정이 생기면 안 쓰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우선 아이패드로 각각의 페이지를 그린 후에 피그마를 통해 그것을 모았다.
하고 나니 모든 페이지와 플로우가 한 눈에 보여서 마음에 들었다.

4.팀 결성, 태스크 분배, 킥오프 미팅

감사하게도 나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었고, 팀장이 되었다.

포지션의 경우에는 나를 제외한 세 분이 모두 프론트를 지망한다고 설문조사를 작성하신 상태였어서 혼자 열심히 백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전체적인 진행에 대해서는 3번에서 구체화시킨 아이디어로만 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우선 나의 아이디어에 채택을 해주신 팀원분들께 그것에 대해 최대한 공유한 후에 피드백을 반영할 예정이었다. 다행히 팀원분들이 플로우가 잘 이해된다고 말씀해주셔서 전체적인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세부적인 항목들에 대해서만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고 태스크를 나누었다.

이틀간의 회의를 통해 전반적인 틀을 갖추었다고 생각하고 킥오프 미팅을 신청했다. 센스 넘치는 형찬님께서 커피 좋아하시는 준홍님과 미팅을 잡아주셨고, 좋은 피드백과 함께 도움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정말 좋았다ㅎㅎ

5. 기능 구현

이제는 태스크들을 하나씩 처리할 차례이다. 태스크를 다 하면, issue close를 해서 milestone으로 진행도를 체크하고, project는 kanban의 done으로 옮기면 된다.
깃헙에서 진행을 하면 확실히 노션보다는 문서 작성에는 시간이 더 걸리고 불편한 순간이 많고,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레포를 둘 다 관리해야하지만(즉 팀장이 할 일이 늘어난다는 뜻⭐️), 코드와 함께 프로젝트의 모든 논의 사항들이 한 레포 안에서 관리가 된다는 점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백엔드가 혼자여서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는만큼 오피스 아워와 헬프데스크를 적극 이용했다. 나는야 오피스아워 출석왕..! 이 기회를 통해 도움을 주신 승환님, 준홍님, 두현님, 진석님, 산님, 민재님께 깊은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6. 상세페이지 목업 구현

프로젝트의 기능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가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야할 시간이 왔다. 세 분이 프론트엔드를 담당하시지만 어디까지나 한 앱이니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플로우로 흘러야한다고 생각해서 각자 원하는 디자인이 있으면 표현해서 공유한 후 상의를 하기로 했다. 커피관련 앱이니 전반적인 색은 갈색이면 좋을 것 같았고, 깔끔한 디자인을 무척 사랑하기도 해서 아래의 이미지와 같이 상세 페이지들의 목업을 만들어서 공유를 했다. 이 역시 3번처럼 공유 후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하기로 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이렇게 진행을 하기로 했다.

7. 마무리 및 안 되는 기능 정리

데모데이가 화요일이었기에 우리는 금요일까지만 안 되는 기능들에 도전하고, 그 이후부터는 CSS 및 팀원 모두의 핸드폰으로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백엔드는 기능 구현 자체는 이미 끝났어서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swagger로 API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렸고, 팀원들 각각의 핸드폰에서 나타나는 뷰가 다 달라서 그것을 바로 잡느라 정말 바빴다. 이럼에도 결국 발표 2시간 전에 극적으로 구현되어서 gif와 플로우를 수정하고 추가한 기능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3–4일 전에는 기능 구현은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8. 기술발표 기록 및 데모데이 발표 준비

기술발표는 이전에 생각해두었던 주제인 ‘RESTful API’에 대해서 했다. 어려운 내용은 아닌 것 같지만 이것 때문에 프로젝트 초반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팀장이 정말 바빠지는 순간이다. 우리 팀의 경우 내가 레포의 Read.me 기획 및 작성, 발표에 필요한 gif파일 만들기, 노션 문서 만들기, 발표문서 기획 및 작성, 발표 준비를 다 했다. 결국 한 플로우로 흘러가니 한 명이 하는게 편하긴 한데, 그 한 명은 정말 정말 바쁘다. 내가 자원한 일이고, 어디까지나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니 재밌게 했지만 말이다.

9. 데모데이

대망의 데모데이. 말하고, 발표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막상 발표할 때는 유투브로 송출이 되고 있어서인지 많이 떨렸다. 그래도 데모데이동안 동기분들과 줌 채팅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정제된 유튜브 댓글창과는 정반대의 분위기! ㅎㅎ

이렇게 데모데이 공식 일정까지 마무리된 오후 6시가 되면 4주간의 프로젝트 일정은 공식적으로 끝이 난다. 지난 4주가 너무 빠르게 흘러간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을까, 이제는 본격적으로 다가온 취업의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꽤 먹먹한 마무리였다.

10. 결론

처음에는 정말 두렵기만 한 프로젝트였는데 2주를 하고 나니, 약간의 자신감과 경험이 쌓여서 결국 4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코드스테이츠에서 배운 수많은 것들 중 내게 가장 영향력 있게 다가온 것은 ‘ 어려워보여도 하면 다 할 수 있다'였다. 몇 달 전에는 html로 ‘hello world’만 나와도 신기했는데, 어느새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생각해내고, 그것을 만들어내고, 공유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다. 정말 새로운 world에 hello를 하는 짜릿한 느낌.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강한 신념을 배웠다.

앞으로도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많은 것들을 기반으로 가끔은 뛰기도 하면서 한 걸음씩 차분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

아직 완성도, 플레이스토어에 배포된 앱도 아니지만 기록 차원에서 gif파일도 올리기로 결정했다. (파일 크기가 너무 커서 링크로!)

사용자 정보 / 카페 리스트 / 새 카페 추가 / 리뷰 추가 / 북마크 추가 및 삭제
새 원두 기록 추가 / 기존 원두 기록 수정 및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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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min
Hello, world?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