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_2017.구직활동을 하며 배운 점

몇년만의 구직 활동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실 22살 이후로 8년만에 처음 이었다. 22살 첫 구직활동도 대학교 2학년 때 의류학과로 전과를 한 뒤 학기대체 인턴십에 지원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이후에는 함께 일하던 사람과의 소개로 다음일이 연결되거나 이력서를 열람 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 업로드하여 연락이 오거나 하는 경우였다. 
 이런 나에게 20대도 아닌 30대가 되어 갑자기 그것도 해외에서 구직활동을 안되는 영어로 하게 되었으니 나의 마음은 쪼그라들고 긴장됐다.

  • 20대 초반과 후반, 그리고 이제 30대
     20대 초반은 대학생활과 다양한 대기업에서 막내 디자이너 생활을 하며 보냈고 20대 후반은 5년간 그래픽 디자이너 프리랜서 생활을 해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20대 후반 프리랜서 생활은 수동적인 나에게 정말 기적이 많이 일어난 시기였다. 물론 나도 열심히 내 작업을 꾸준히 하여 업로드 하였지만 날라다니는 프리랜서들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나만의 영업철학은 구닥다리였다. 예쁘고 향기나는 꽃에 벌이 꼬이듯 내 작품을 더 향기나고 나답게 만들어 내다보면 클라이언트가 나에게 다가올것이라는 구식으로 나는 5년동안 영업 아닌 영업을 해왔다. 호주에서는 나를 누가 디자이너로 알겠으며 누가 나를 프리랜서라고 알겠는가? 나의 포트폴리오, 내 그림 엽서를 나눠주며 내 그림을 설명하기 시작하니 처음 한국에서 프리랜서를 시작하던 그때가 떠올랐다. 
     물론 지금까지의 ‘향기나는 꽃’ 영업이론은 아직도 믿고 있지만 내 그림을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설명할 때 더욱 내 디자인이 빛이 난다는 것과 내 마음 속 열정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세상의 다양한 직업
    세상엔 다양한 직업이 있다. 호주에서도 나와 같은 워킹홀리데이 비자상태이지만 다양한 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해당 직무에 대해 배우는 점은 책으로 혹은 영상으로 보는 직업에 관한 정보보다 깊이가 깊다. 호주에 온 뒤 이틀 정도 생필품가게에서 일을 할 수 있었는데 하루종일 서있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된 계기가 되었다. 마트 스탭은 항상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있는지 상품진열 상태를 살펴야 하고 물건이 비어 있는 곳은 창고에서 재고를 채워넣어야한다. 알고 있는 간단한 직무내용은 이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하고 나니 더 많은 것을 깨닫게되었다.
    1) 손님은 시간이 별로 없다. 들어오자마자 물건의 위치를 묻는 경우가 많은데 상품분류 큰 카테고리 안내판이 없을 경우 상품회전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손님은 가격비교가 필수이다. 생필품의 경우 가격이 붙어있지 않은 경우보다 가격이 붙어있는 상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일한 마트에는 가격이 붙어있지 않았는데 가격이 붙어있는 상품의 소진속도가 더 빨랐다. 가격을 물어보는 일은 고객과 점원 모두 시간을 낭비이다.
    3) 영어를 못해도 친절하게 말할려는 태도를 보이면 손님은 그 내 마음을 알아준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보다 제스쳐와 표정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4) 마트에 가면 서서 일하는 점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 해야겠다. 그 사람들이 열심히 정리해주기 때문에 내가 물건을 간편하고 편리하게 구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하루일을 해보고 취업을 결정하는 트라이얼 2시간을 하고 배운 점도 여러가지이다.
    1) 음식을 만드는데에는 여러가지 재료가 필요하고 그것이 얼마나 잘 준비되어있는 지에 따라 손님에게 음식이 나가는 속도가 달라진다.
    2) 커피는 신속하게 나가지 않으면 거품이 무너진다. 
    3) 음식점에 가면 음식을 만들어주는 사람에게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 해야겠다. 그 사람들이 만들어 내주는 수고가 없다면 내가 돈이 있어도 사먹을 수 없다.
  • 영어로 말하기
    어제 비정상회담을 보며 영어가 이 세계의 공용어가 되기 이전에는 프랑스어가 약 200~300년간 세계 공용어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영어의 기원도 따지고 보면 지금의 영어가 아니다. 세상의 영원한 것이 없다. 영어 또한 변할 수 있는 가치이다. 그런 가치 앞에서 엄청나게 쪼그라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못알아 들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지인들에게는 큰 불편을 주는 일일수도 있지만 영어 그 한 단어, 한 문장을 평생 못하는 것도 아니고 실수하면 다시 배워서 다음에 제대로 써먹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쓰면서도 아직도 외국인이 너무 길게 이야기하면 40%정도만 알아듣는 나이지만 배울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위로가 된다. 마치 내가 이제와서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가 된다든지, 아이돌가수 데뷔를 해야한다고 하면 좌절 할 것이다. 이것들은 불가능한 영역이지만 영어는 공부하면 단어를 외울 수 있고 반복하면 말 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용기내어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
  • 그래픽디자인 기술은 어떤 사이즈의 회사든 필요로 한다.
    그래픽 디자이너직을 얻으려고하니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해도 되는 것이 3개월정도는 디자인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사용되고 나머지 3개월정도 본격적으로 손발이 맞을 때쯤 나는 회사를 그만둬야하는 비자를 소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굳이 나를 6개월 쓰기 위해 그래픽 디자이너 자리를 내줘야 할 이유가 사장님에게 없다. 그래서 나는 전략을 바꾸었다. 디자이너를 뽑는 곳은 아니지만 식자재 도매업에서 사무직 사람을 뽑을때는 지원해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것도 가능하고 전단지, 명함, 인터넷 배너도 제작 할 수 있다고 나의 강점을 설명했다. 카페에서 면접을 볼 때에도 서빙도 할 수 있고 메뉴판, 카페상품 등도 제작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가게는 디자인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원치 않지만 디자인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할 수 있다.

이제 호주에와서 처음으로 직업을 갖게 되었다. 어떤 실수와 배움을 통해 또 다른 성장이 있을 찌 기대가 크다. 나는 나의 지독한 취미를 직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금은 당장 올라운더(카페 전반의 잡무)로 취업이 되었지만 커피를 마시는 나의 취미가 바리스타 라는 직업이 되는 그날까지!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취업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 다면 정말 좋을 텐데? 나에게 이런 기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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