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보라카이에 다녀오다

보라카이 여행 계획은 이렇게 빨리 실행될 줄 몰랐다. 어학원에서의 생활도 차츰 적응되어가던 차 학원이 하루 공휴일을 맞이하게 되어 보라카이 여행을 계획하였다.

버스와 배를 타고 일로일로 도시를 떠난지 10시간만에 보라카이에 도착하게 되었다. 사실 도착해서 느낀 점은 상당한 관광지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상인들은 한국말을 익숙하게 할 줄 알았고 우리의 생김새가 동양인 임을 모를리 없는 여러 상인들은 쉴 새 없이 말을 걸어왔다. 장거리 이동에 피곤해진 우리는 일단 점심을 먹고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보라카이 물가는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한국관광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일로일로 도시와 비교하면 3–4배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일로일로에서 지낸지 2주밖에 안됐지만 벌써 이 물가에 적응이 된것인지 비싼 보라카이 물가에 흠칫 자주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저렴한 놀이는 바다에서노는 것이었다. 자연은 항상 우리에게 대단한 것을 넓은 마음으로 제공해준다.

바다의 색은 정말 멋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태풍때문에 하늘은 자주 검게 물들었다. 비가 안오는 찰나를 이용해 잠깐 파도를 타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자유형만 할 줄 아는 우리는 바다 수영을 마스터 해보겠다며 열심히 물장구를 치기도 하였다. 몸은 잘 물에 좀처럼 뜨지 않았지만 일로일로로 오기까지 알게 모르게 겪었던 스트레스들이 풀림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남편이자 가족이 된 나의 신랑과 사진을 찍었다. 지금까지 2달간 하루종일 붙어 있으면서 티격태격하기도 많이 하였다. 남편이 문득 “우리가 이렇게 하루종일 붙어 있었던 최장기간이 언제이지?” 라고 물었을 때 막상 생각해보니 신혼여행 9일을 제외하고는 각자 직장생활로 인해 붙어 있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음을 깨닫게되었다. 이런 시간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음을 잘 알면서도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될까? 이번에도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감사와 사랑을 많이 표현해야겠다.

두번째 날이 밝았다. 보라카이 스테이션 1,2,3에 질려있을 때쯤 너무 많은 호객행위때문에 오빠와 둘이 해변을 걸으며 대화를 하기도 힘들지경이었다. 현지에서 600페소에 예약한 그룹투어에 희망을 품고 아침을 먹고 나갈채비를 하였다.

보라카이의 푸카비치에 가보지 않았다면 이번 일정을 후회하였을 것이다.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푸카비치에서 바다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 허락된 1시간 반 동안 바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었다. 언젠가는 우리가 꿈꾸는 바다수영의 최강자가 되어보자고 다짐을 다시 한번 하며 개구리 수영을 꼭 내년에는 마스터해서 바다에 두둥실 떠있고 싶다.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온 우리에게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지 감사하다는 고백을 연신하며 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자연을 가까이하면 할 수록 감사하다는 고백이 나온다더니 그것을 다시 한번 체험하는 기회였다.

그룹투어를 마친뒤 우리가 찾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는데 밖에서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오래된 카페여서 그런지 테이블에는 여러사진으로 꾸며져있었다. 중간에 보인 파블로피카소 말이 마음에 꼭 박혔다.

‘The meaning of life is to find your gift. The purpose of life is to give it away.’ — Pablo Picasso

우리가 이 유학을 준비하며 우리의 목적이 무엇일까? 고민할때면 여러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이 한,두 문장이 우리의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내 삶의 목표라면 내 삶의 목적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잘 주는 것이 되길 바란다. 내가 생각한 나의 재능은 여러번 바뀌었다. 내 자신을 제대로 알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 속에서 상처도 받고 상처도 주었지 모르겠다. 20대에 내가 그리도 호기심과 경험을 갈급해 하였던 것은 내가 원하는 것과 나의 재능의 간극을 줄이고 싶어했던 것이었다.

30대가 되어 든 생각은 사실 재능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한개에서 두개의 선물이라면 노력을 지불해야지만 그 선물이 진정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 나는 재능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공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돈을 많이 만드는 것이 될찌 아니될찌는 모르지만 그 재능의 기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현 시대에 물질 이외에는 빗댈것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사실 아직 나도 나의 재능을 온전히 빛낼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이 일기도 나의 노력 중의 하나가 되리라. 여행은 2박3일로 마무리되었지만 보라카이 휴향지의 상업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남편과 나누었고 남편이 한가지 멋진 문장을 말해주었다.

바다수영은 우리 몸에 온전히 힘을 빼야 몸이 물 위로 뜬다는 것이다. 빠져 죽을 것같은 공포가 한번 들기 시작하면 우리 몸에는 힘이 들어가고 근육에 많은 힘을 쏟을 수록 우리는 쉽게 물속으로 빠져들게된다.

외국에서 생활한지 그리 오래된것은 아니지만 외국생활도 이와 비슷한것 같다. 몸에 힘을 주고 긴장 할 수록 모든것이 꼬여버리는 것 같아 걱정을 기도로 내려놓고 내 몸에 힘을 빼야지 오랫동안 살아 남을 수 있을 것같다. 당장 안되면 안되는대로 되면 되는대로 그안에 최선을 다해야지!

학원으로 돌아와 다시 우리는 책을 펴고 공부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보라카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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