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최근 내가 감명 깊게 본 영화 3

덩케르크, 히든피겨스, 플립

Potatohands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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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어 좋은 점은 나는 내게 있는 내향적인 면도 외향적인 면도 둘 다 사랑하기로 하였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에겐 여러가지 면이 있다. 나는 내향적인 면들을 통해 사색하는 법을 배웠고 외향적인 면을 통해 다른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게되었다. 나의 내향적인 면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혼자있는 시간은 나에게 에너지를 충전시킨다. 얼마전 장거리비행을 할 일이 있어서 왕복 20시간 동안 핸드폰, 인터넷도 안되는 공간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인터넷이 안되는 곳은 나를 온전히 돌아 볼 수 있도록 한다. 난 이 시간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사랑한다. 내가 20대 중반 45일동안 유럽여행을 하면서 지독하게 고독하다고 느꼈었는데 난 그 시간을 종종 그리워한다. 내가 스스로 지니고 가장하던 허세가 다 벗겨지고 온전히 내 자신에게 독백하는 시간들로만 채워질 때 나를 객관화 시키는 시간이 시작되는데 그 지독한 고독은 날 성장시킨다. 이 고독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나와 인터넷연결이 철저히 차단되어있어야 한다.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앞으로 무엇을 더 배우면 좋을 지 알게된다. 누군가의 기대와 만족을 위해서가 아닌 정말 나만의 가치관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관찰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난 왕복 20시간의 비행동안 이 시간을 다시 갖을 수 있었다. 내가 그 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보면서 말이다.

1.덩케르크 (Dunkirk)

일단,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에 대한 나의 존경하는 마음은 일찍이 시작되었다. 메멘토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은 엄청났다. 대학교 동아리방에서 메멘토를 몇번이나 봤는지 모르겠다. 이런 훌륭한 영화와 연출력을 가진 크리스터놀란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creator 의 이상적인 모습이 많다.

  1. 그는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지 않아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해야한다.
  2. 그는 지각을 절대 하지 않는다.
  3. 그는 똑같은 옷이 여러벌있다.
  4. 그는 계산대로 영화를 제작한다. 추가예산을 사용하지 않는다.
  5. 그는 CG사용을 싫어한다. 실제로 병원을 구입해 폭파시키는 장면을 연출했었다.

“살아남는 것이 승리다!해변: 보이지 않는 적에게 포위된 채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위기의 일주일 바다: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항해하는 하루 하늘: 적의 전투기를 공격해 추락시키는 임무, 남은 연료로 비행이 가능한 한 시간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상륙지에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들판에서 싸우고 시가에서도 싸울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 Google영화 설명 중

난 전쟁영화를 볼 때 마다 인간의 내면 끝, 생존 본능에 대해 다시 한번 탐구하게된다. 사람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 하지 않아도 살아남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을 죽이고 살 수 있다면 죽이는 폐륜을 저지르더라고 말이다.

이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캐릭터는 토미 병사였다. 나는 사실 대단한 인물이 주인공이 아닌 남들이 보기에 가장 평범해보이는 캐릭터의 시선으로 구성된 영화를 좋아한다. 사람은 사실 다 평범하다. 모두 이 세상에 태어나고 결국 죽는다. 시간은 흐르고 그것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인간은 아직까지는 없다. 과학적인 논리와 증거로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그런 세상이 오기 전에 난 늙어 자연사하고싶다.

토미 병사가 처음에 등장한다. 물도 담배도 떨어져가는 전쟁터에서 그들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동맹군이었던 프랑스 군인은 죽은 영국군의 전투복을 벗겨 입고 영국군의 구조선을 타기 위해 위장하고 있었다. 토미병사를 그를 친구처럼 대해준다. 이상하리만큼 말을 하지 않지만 말이다. 나는 위기의 순간에 그 사람의 성정이 그대로 들어난다고 본다. 20대에는 사람의 성정은 변 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30대가 되어가니 나도 그렇고 사람은 타고나는 성정이 있다. 그것은 잘 가꾸어서 좋은 원석이 되도록 해야한다. 우리는 좋은 그릇, 원석이 되어가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미는 좋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위기의 순간에 말못하는 이상한 병사를 총알 받이 혹은 배가 뜨질 않으니 무게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버리자고 이야기하는 무리사이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외치는 한명이었다. 설사 그가 영국군이 아닌 동맹군인 프랑스군이더라 하든, 아니든 우리는 그를 버리면 안되고 한명이 배에서 나간다고 배가 뜨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런 것이 참 아름다움이라고 생각된다. 얼마전 화재 사고에 산지 얼마안된 1,2억에 가까운 사다리차를 사고현장에서 3–4명을 구조하기 위해 서슴없이 사용했다는 어떤 한 민간인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읽게되었다. 사람의 아름다움, 우리가 산다는 건 이런 이유 때문 아닐까?

앞서 내가 쓴 글의 서두 부분 중에 ‘사람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 하지 않아도 살아남고 싶어한다.’ 이 문구에 대한 나의 대답은 결국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살아남는 것이다. 라고 답하고 싶다.

난 토미병사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용기, 절제와 희생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그것은 인간을 살리는 가치있는 일이다. 몇번 내 일기에 등장했던 우리 부모님과의 대화 내용이다. 난 이 영화를 볼 때 또 나의 어린시절 대화가 떠올랐다.

‘지숙아,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면 부상당한 팀원을 데리고 종착지에 가야 할까, 말까 고민이 되는 장면들이 나오잖니. 그럴 때 넌 어떻게 할꺼야? 상금보단 사람이야. 부상당한 팀원이 있어서 비록 그 서바이벌에서 꼴찌를 하더라도 너는 멋있는 꼴찌를 하는게 나중에 후회가 없을 꺼야.’

2.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

천부적인 수학 능력의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NASA 흑인 여성들의 리더이자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흑인 여성 최초의 NASA 엔지니어를 꿈 꾸는 메리 잭슨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시절, 천부적인 두뇌와 재능을 가진 그녀들이 NASA 최초의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선발된다. 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800m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여자라는 이유로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으며,공용 커피포트 조차 용납되지 않는 따가운 시선에 점점 지쳐 간다. 한편,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게 되고,해결방법은 오직 하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 공식을 찾아내는 것뿐인데….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세계를 놀라게 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Google영화 설명 중

히든 피겨스는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 리스트 중에 항상 상위권에 있었으나 내가 …. 수학, 과학 영어들을 자막없이 이해 할 자신이 없어서 보는 것을 미루고 있었다. 마침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영화로 ‘히든 피겨스’가 있었다. 예전에 영화 ‘헬프 (Help)’를 보고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 깊게 고민을 할 수 있었다. 함께 갔던 친구와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을 흘렸던 영화였다. 이곳에서 사귄 흑인 친구에게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해 물었더니

‘우리 큰 할아버지는 백인의 노예였어. 지금 나는 노예가 아니지만, 백인에 대한 마음이 아직 우린 남아있지.’

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같은 나라에게 자신의 할아버지를 강압했던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는게 참 어려운 일테다… 지금 우리도 이제 한세대만 지나면 잊혀질만한 친일파에 대한 존재와 같다. 우리 친가는 독립군이 많았었던 집안이기 때문에 난 더욱 친일파들을 제대로 숙청하지 못한 것이 원망스럽고 싫다. 그들과 한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도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이니, 미국은 다른 문제이지만 인종과 차별로 어려운 문제를 풀어가며 역사와 함께 살아가야하는 나라이다.

나는 히든피겨스의 세 주인공에게 푹 빠졌다. 메리는 흑인 첫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백인들만 다니는 학교에 야간학생으로 입학을 한다. 나도 예전에 의류학과에서 전과생으로는 최초로 졸업준비패션쇼 아트부 부장 다음 자리인..차장인가.. 에 지원한 적이 있었다. 전과생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던 문화를 바꿔놓아야 나의 후배들이 더 나은 과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명감 때문 이었다. 그 보수적인 의류학과 문화에 어거지로 나를 집어 넣는 일은 어색하고 힘든 일이었다. 몇번이고 내가 이런짓을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도 하였지만 패션쇼 당일 나의 아트부 차장 이름표와 패션쇼에 찾아온 손님들을 보니 참 고맙고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엇을 하던지 간에 내가 좀 더 고생을 해서 길을 잘 닦아 놓으면 나 다음 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좀 더 부당한 대우를 덜 당하고 인간이 인간답게 일하고 보상받는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싶어했다. 난 그렇게 최초의 전과생 학년 수석자, 졸업준비위원회 최초의 전과생이 되었다. 무지 힘들었지만 그 이후 들어온 전과, 편입생들은 좀 더 나아졌길 바랬는데 지금은 어떤지 소식을 못들어 잘 모르겠다. 메리를 보며 백인 남자들만 있는 야간 교실에 홀로 미운 오리가 되어 앉아있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일텐데 그것을 해낸것이 자랑스러웠다.

캐서린은 단순 계산원으로 팀에 편입되었지만 많은 핵심 문제들을 푸는 수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되었다.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팀의 비서를 제외한 나머지 수학자들은 모두 백인 남자였다. 캐서린이 그 틈속에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용기있게 이야기하는 이 과정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는 나중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죽은 뒤 우리가 기억하는 사람들은 사실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아니라 큰 사랑을 세상에 남긴 사람들을 기억한다. 캐서린은 최초의 타이틀을 많이 거머쥐게 되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회의 참석 부터 화장실 이용까지말이다. 최초라는 수식어에는 많은 고생이 따른다. 그러나 그만큼 값진것도 없다. 후세를 위한 첫 시도는 후세 인류에게 값진 유산이 된다.

3. 플립

누구나 일생에 한번은 만난다는 무지개빛 첫사랑!옆집 소년소녀의 귀엽고 설레는 반전 로맨스!새로 이사 온 미소년 브라이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을 직감한 7살 소녀 줄리. 솔직하고 용감한 줄리는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가 마냥 부담스럽다. 줄리의 러브빔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기를 6년! 브라이스는 줄리에게 받은 달걀을 쓰레기통에 버리다 들키고, 화가 난 줄리는 그날부터 브라이스를 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성가신 그녀가 사라지자 브라이스는 오히려 전 같지 않게 줄리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데… — Google 영화 설명 중

인생에 한번 무지개처럼 찬란한 사람을 만난다. 참 멋있는 말이다. 현대의 무지개는 LGBT를 대표하는 색이기도 하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유니콘이 생각나는 판타지를 대표하는 색이기도하다. 성경에서 나타난 무지개는 노아방주의 물의 심판이후 다시는 물로 심판을 하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징표로 보여준 것이었다. 그래서 그 모양이 활처럼 꺽긴 이유가 활은 성경에서 심판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어찌된 해석이건 무지개는 우리에게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의미의 상징으로서 역할이 크다. 희망을 말하기도 새로운 시작을 말하기도 하기때문이다.

나도 무지개 같은 사람을 만났다. 지금의 남편인데 마치 이 영화처럼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 서로를 15년동안 전혀 서로 어울릴 수 없는 사람으로 오해했다. 지금은 결혼을 한 부부사이가 되었지만 말이다. 오해라 사람은 잘 오해한다. 왜 오해를 할까? 왜 오해 할 수 밖에 없을까? 등에 대해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이제 만 30살을 꽉 채워가는 지점에 내가 봉착한 답은 사람의 뇌는 카테고리화를 하기 때문이다. 사람 뇌의 전기신호는 계속해서 흐르게된다. 카테고리화를 하면 그 전기신호는 좀 더 빠르게 전달되고 상대방이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존재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하게 한다. 과거의 경험이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 경험들이 한 사람의 자아를 만든다고 말 할 수 있다. 저마다 경험한 모든 기억이 다르기 때문에 각 개인의 뇌의 카테고리 구성은 수만가지의 조합으로 달리 구성되어있다. 그 구성은 매일 새롭게 하는 경험들로 인해 다시금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게 되고 다른 방식으로 카테고리화된다.

이 영화는 그 뇌의 카테고리화로 인해 생기는 모순 속에서 다시금 그 구성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줄리라는 여자아이는 어떤 아이들에게는 나대고 시끄러운 4차원의 캐릭터이다. 옆집 할아버지에게는 먼저 간 부인을 떠올리게하는 찬란한 여자아이이다. 사람은 다양한 면이 있는 만큼 그 조각이 모두 어떤 사람과 맞춰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면 자기 자신도 어떤 모습이 있는지 다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명언이 ‘너 자신을 알라.’인지도 모른다. 왜냐면 자기 자신을 잘 아는 만큼 상대방을 잘 알 수 있기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하찮게 여기기때문에 스스로 공부해야한다.

줄리와 브라이스는 같은 일을 겪지만 다른 생각을 하며 서로의 사이가 벌어졌다가 가까워졌다 하는 과정을 겪는다.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연출법으로 이 영화는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누군가를 다 이해한다는 것도 대단한 착각이고 누군가가 나를 다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도 대단한 기대이다. 남편은 나에게 늘 이야기 한다. 남편은 나를 다 이해하거나 나를 완전히 기쁘게 할 수 없다고 나에게 온전한 만족과 이해를 해줄 존재는 하나님 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을 보고 따르고 사랑을 받아 서로를 사랑해주는 존재로 살아야한다고 말해준다. 나도 그렇다. 남편을 정말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하나님이 내 남편을 사랑하는 만큼 사랑해주거나 잘 해줄 수 없다.

어떤 순간은 변명 할 타이밍도 없다. 어렸을 땐, 그 오해들을 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았던 것 같다. 시간을 억지로 내서라도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설명하기 바빴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럴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다. 삶은 더 복잡하고 내가 넘어야 할 산들은 더 커져서 말이다. 뒤돌아보니 나도 또 남을 오해 하고 살았던 것 같다. 누군가는 저렇게 생각하던데 나는 그렇지 않고 사람마다 엄청나게 다양한 면이 있는데 내가 전부다 이해 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라는 지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누군가도 나를 전부 다 이해 할 수 없다. 우리는 그래서 허물을 덮어줄 사랑이 필요한 것 같다. 어제 남편이랑 이런 저런 성경인물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요즘 읽고 있는 사무엘상의 다윗을 보니 다윗이야 말로 참 억울한 시기를 길게 보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사울왕에게 쫓기고 불려가서 노래를 불러주다가 던지는 창에 찔려 죽을 위기를 겪고 또 도망가고 그렇게 굴속에서 들판에서 숨어 살았다. 분명 자기가 왕이 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윗은 자기의 청렴한 상태를 변명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냥 묵묵히 도망을 다녔을 뿐 — 그 시기가 몇년이 되었을까? 그렇게 집도 절도 없이 죽음을 피해 도망다니던 시기를 지나 왕이 되었다. 지은 죄도 없이 도망다니던 다윗은 오히려 왕이 되어 죄를 짓게된다. 아이러니하다. 오히려 변명을 할 시간이 없는 그 억울한 시기가 더 마음을 빈곤하게 하여 청렴하고 순수한 것을 갈망하는 시기가 될 수 있다.

아름다운 이 영화는 이런 변명의 순간들이 순간 삭제되너 오해가 커지는 모습들을 잘 표현하였다.

영화의 끝은 Happily Ever After 가 아닌 상태로 끝이 난다. 이것도 쏘~ 쿨하다고 느껴졌다. 꼭 ‘둘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나야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사랑의 형태일까? 나는 오빠와 이제 해외생활을 2년째 접어들며 우리가 겪어낸 고난과 고통만큼 우리 사이가 더 단단해 짐을 깨닫게되었다. 때가 되면 집을 허락하시고 때가 되면 자동차를 허락하시는 그 과정을 겪어내며 낮아 질 때와 높아 질때 모두 만족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참 사랑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다들 각자가 주인공인 삶을 산다.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조연일까? 다시금 돌아보게하는, 사랑하는 사람과 석양이 보고싶어지는 영화, 플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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