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2015 독서목록 45/120(2016.7.10)

[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과학, 재미로 읽고 상식으로 배운다] — 김형근/양문

과학이라는 단어는 쉽게 사용되지만, 반면 어느 정도까지가 과학인지 규정하기는 어려운 단어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떤 것을 과학적이라고 표현하거나, 과학이라고 규정하면 그 어떤 것에 심오한 연구의 결과가 담겨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침대가 과학이라는 광고 카피에 어이없어 웃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또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상엔 과학이라는 포장지를 쓰고 있는 비과학을 많이 만날수 있기도 하다. 또 역사에서 과학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비과학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저자 김형근은 20년간의 기자생활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과학 컬럼니스트이다. 하지만 그가 쓴 [과확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과학적이라기보다 그저 흥미로운 신기술에 대해 가벼운 소개하는 정도의 책이다. 조금은 기대를 하고 책을 열었지만, 간만에 책 읽는 시간이 아까운 책을 읽었다. 이 정도의 내용은 인터넷 컬럼 정도로 가볍게 볼 수 있는 내용인데, 저자께서 궂이 책으로 엮으셨다. 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고 하면 그래도 책을 읽고서 과학에 대한 패러다임 정도는 고민할 수 있는 것은 정도는 되야 되지 않을까 하는데 말이다.

토마스 쿤은 그의 저서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인류의 과학의 혁명적 발전을 설명하고 과학이 현재 우리의 삶을 일구어 낸 과정을 설명했다. 우리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여러 번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겪었다. 그리고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도 비과학적인 무엇이 우리의 진보를 막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또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극복해 내고 과학적 혁명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단지 흥미로운 신기술로 우리의 세상을 이루고 있는 과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줄요약 : “흥미로운 신기술들”

★★☆☆☆


자각몽(lucid dream)이란 꿈을 꾸는 동안 자신이 꿈속에 있음을 인식하는 현상으로, 선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노력과 훈련으로 계발되기도 한다. 자각몽을 꾸는 사람은 의식적으로 꿈의 내용을 바꿀 수도 있고, 미리 연습한 행동을 꿈속에서 실행할 수도 있다고 한다. p.16

재미있는 꿈의 종류다.

하이힐이 본격적으로 유행되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중엽부터다. 당시 유럽은 하수구 시설이 발달되지 않아서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사람이나 동물의 분뇨로 얼룩진 오물이 길바닥에 흘러 넘쳤다고 한다. 더러운 거리의 오물을 밟지 않기 위해 굽이 높은 하이힐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긴 치마를 입고 있어서 신발이 보이지 않아 하이힐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반 평민들도 오물을 밟는 것은 평상적인 일이어서 하이힐을 신지 않았다. 정작 이 패션을 유행시킨 곳은 프랑스 궁정이었다.

화 장실 문화와 관련하여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결국 귀족들은 배변할 곳이 없어서 인적이 드문 복도에 실례를 하곤 하였는데 다른 귀족들이 이 배설물을 밟지 않으려고 하이힐을 신었다고 한다. 이러한 얘기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데 비단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왕궁에도 화장실이 없었다. P.61,62

우엑~~

그런데 최근 울런공대학 컴퓨터공학과 연구진이 건망증으로 물건을 잃어버릴 일이 없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무선기술 중 RFID와 NFC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지능형 무선인식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름은 ‘아이퍼스(IPURSE)’다 가방 안에 든 물품을 감시하면서 인터넷에서 전송받은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지갑(purse) 앞에 아이(i)를 붙였다.

아이퍼스는 센서를 탑재한 전용가방, 초소형 RFID 태그, NFC가 가능한 휴대전화 등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열쇠, 화장품, 수첩, 볼펜 등 여러 물품에 RFID 태그를 붙여서 가방에 넣거나 꺼낼 때 입구의 센서가 물품 종류와 개수를 감지해서 기억한다.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도 꺼낸 물건을 다시 집어넣지 않으면 NFC 망을 통해서 휴대전화로 메시지가 전송된다. 시간은 15분, 30분, 1시간 등 사용자가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고, RFID 태그도 크기와 두께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가격도 개당 0.5달러에 불과하다.

RFID는 전파신호를 통해 물품을 식별하는 무선인식(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약자로, 전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리더(reader)’라는 인식장치 근처에만 가면 자동으로 정보가 전송되는 기술이다. RFID를 구현하려면 ‘태그(tag)’라고 불리는 얇은 막 형태의 칩을 물품에 부착해야 한다. 쇼핑몰 물품에 부착된 가격표나 공공도서관의 책에 붙은 번호표 안에 내장되어 있어서 계산을 하지 않고 리더기를 통화하면 경보음이 울린다.

태그는 크게 수동형과 능동형으로 나뉜다. 수동형 태그는 그 안에 담긴 정보에 따라 보내는 전파신호를 다르게 반사해 금액이나 물품명을 인식시킨다. 바코드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레이저를 발사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능동형 태그는 자체 전력을 가지고 있어서 리더기가 보내는 신호를 반사하는 한편, 처리되는 결과값을 태그에 기록해 정보를 수정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가기만 해도 저절로 통행료가 지불되는 하이패스(Hi-pass)도 최근 이런 방식을 채택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에 비해 NFC는 10센티미터 이내의 가가운 거리에서 무선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근거리통신(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로,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서 사용하는 블루투스(Blootooth)와 비슷하지만 더 빠르고 안전하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리더기에 갖다 대변 삑 하고 요금이 지불되는 것도 NFC 기술 덕분이다. 요금이 결제되면 카드에 남은 금액 충전량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NFC를 이용한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에 NFC 기능을 탑재시킨 휴대전화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P.93

이런 근거리 통신의 기술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주장 속에는 전통적인 백지이론(tabula rasa theory, 白紙理論)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인간에게는 천부적으로 주어진 본유관념(本有觀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관념은 후천적인 경험을 통해서 이룩된다는 존 로크(J. Locke)의 학설이다. 인간의 마음은 문자 그대로 태어날 때 백지와 같은 아무런 관념도 없다. 우리가 알거나 혹은 생각하는 모든 사물들은 우리의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다. 우리의 지식도 감각적 경험을 통하거나 아니면 마음에 반영된 것을 반성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다. P.97,98

본유관념은 좀 더 공부해 보자.

2011년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학술지에 나쁜 남자가 되는 비결을 밝힌 논문이 실렸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에린 윗처치(Erin Whitchurch)와 티머시 윌슨(Timothy Wilson), 그리고 하버드대학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가 공동으로 연구한 논문의 제목은 <날 사랑할까 아닐까… 불확실성이 애정 관심 증가시켜He Loves Me, He Loves me Not… Uncertainty Can Increase Romantic Attraction>였다.

연구진은 나쁜 남자를 연구하게 된 배경으로 ‘호혜성의 원리(reciprocity principle)’을 꼽았다. 호혜성은 ‘네가 나에게 잘해주었으니 나도 너에게 선물을 주겠다’는 식으로 서로 호의를 베푸는 태도를 가리키는 용어로, 심리학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본원리로 자주 인용된다. 이에 따라 여자들은 감감무소식인 남자보다 먼저 연락을 하고 호감을 보이는 남자에게 더 큰 점수를 부여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속설이었다.

속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버지니아대학의 여학생 47명을 피실험자로 모집했다. 그리고 ‘온라인 소개팅’을 할 계획이니 인기 SNS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자신의 프로필을 작성해 게시하도록 했다. 또한 미시건대학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등 다른 대학 남학생들이 이 프로필을 검토할 것이고 각자 점수를 매겨 가장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고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남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짓말이었다. 실험에는 오로지 여대생들만 참여했으며 남학생들이 점수를 매긴다는 것은 심리적인 반응을 살피기 위한 설정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 사실을 모르는 여대생들을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누었다. 제1그룹은 ‘상대 남학생들이 당신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귀띔을 받은 여학생들로 이루어졌다. 제2그룹은 ‘상대 남학생들이 당신에게 보통 점수를 주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제3그룹은 ‘상대 남학생들이 당신에게 몇 점을 주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이야기만을 들었을 뿐 정확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

연구진은 세 개 그룹의 여학생들 모두에게 남학생 네 명의 프로필을 동일하게 나누어주었다. 모두 호감이 갈 만한 인상을 지닌 남학생들이었다. 그리고 네 개의 질문에 따라 점수를 매기게 했다. 첫째는 ‘얼마나 호감을 느끼는가’, 둘째는 ‘특정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싶은가’, 셋째는 ‘편한 친구로 지낸다면 어떨까’, 넷째로 ‘애인이 될 가능성은 얼마일까’ 등이었다. 매겨진 점수는 애정과 관심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환산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제1그룹 여학생들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 남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고, 제2 그룹 여학생들은 자신에게 보통 점수를 준 남자들에게 마찬가지로 보통 점수를 주었다. ‘호혜성의 원리’가 적용됐다는 의미다. 그런데 상대 남학생들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제3 그룹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상대방의 애정 여부가 불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여학생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제1 그룹 여학생들보다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호혜성을 뛰어넘는 원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불확실성의 즐거움(pleasure of uncertainty)’이라고 이름 붙였다. 상대방의 마음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궁금증이 생기면서 머릿속에 상대방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고 이로 인해 호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진이 피실험자들에게 얼마나 자주 상대방을 생각했느냐고 질문하자, 불확실성을 겪는 제3 그룹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다른 그룹에 비해 행복하고 들뜬 기분을 느꼈다고 답했다. P.238~240

헐, 대박~~ 이걸 젊었을 때 알았더라면…


김형근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코리아헤럴드」와 「중앙일보」에서 정치부, 국제부, 사회부, 문화부 등을 거치며 2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2004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발행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 타임즈」를 시작으로 여러 매체에서 비전공자의 눈으로 과학 세상을 들여다보며 과학 대중화를 위한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은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200여 명의 해외 과학자들을 인터뷰했으며, 50여 명이 넘는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을 만나 토론했다. 저서로는 《1% 영어로 99% 과학을 상상하다》, 《DNA 연쇄살인의 끝》, 《행복한 과학자의 영어노트》, 《남자와 여자를 탐구하는 과학 롤러코스터》, 《아테네학당》, 《우리가 아는 미래가 사라진다》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히틀러의 과학자들》, 《시대를 뛰어넘은 여성과학자들》,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 《혁신의 예언자 슘페터》 등이 있다. 현재 한국과학기자협회 책임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