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노블 파리 코뮌

2016 독서목록 35/120 (2016.6.12)

[그래픽노블 파리 코뮌: 민중의 함성] — 자크 타르디,장 보트랭 원작/서해문집

국민이 무서운가? 권력이 무서운가? 우리는 권력이 무서운 경우가 훨씬 많았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민심이라는 말도 민심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권력이 가진 그것을 남용하는 것에 대한 경고일 뿐이다. 어찌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 우리의 역사에서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주었던 장면은 아주 잠깐이다. 그에 비해 유럽의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거나, 보좌관을 2명의 의원이 1명씩 두고, 생계를 위해 직업을 유지하는 등 거의 일반인에 가까운 모습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을 본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과 비교하면서 생기는 부러움은 정말 크다. 그러나 그것도 당연한 것이 그들의 역사에는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준 장면들이 현대로 올수록 많다.

우리는 권력을 손에 쥔 국회의원들을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역사에서 보여준 그 장면들을 부러워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권리에 대한 대가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평범한 국민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국민들의 몫이다. 파리 코뮌은 그런 역사적인 사건들의 한 장면이다. 아주 짧은 기간 유지되었고, 곧바로 진압되었지만 역사에서 처음 나타난 국민들의 자치 정부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혼란의 시기 속에 외국군과 결탁한 정부에 의해 곧 진압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그래픽노블 파리 코뮌]은 시작된다. 이 책은 장 보트랭의 역사추리소설 [민중의 함성]을 만화로 각색한 책이다. 역사적 사실을 서술하기보다는 당시 인물들의 모습을 소설로 묘사한 부분이 좀 더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파리 코뮌의 배경이나 역사적 의의 등을 알고 싶은 내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권력에 잘못이 있다면, 그것에 저항하는 국민의 행동은 매우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일제 식민지하에서 3.1운동에서 흘린 피가 독립 후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가치였다. 독재에 맞서 홀로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다 참혹한 결과를 맞은 광주가 흘린 피는 민주화라는 부분에서 매우 가치있는 것이다. 파리 코뮌을 읽으면서 유난히 광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

한줄요약 : “짐이 국가가 아니라, 국민이 국가”

★★★☆☆


나는 공정함이나 명예의 원칙이 국가에 의해 높이 찬양되거나 물질적으로 보상받는 임무와 연결되어 있다고는 단 한 번도 믿은 적이 없어. 나는 여러 차례 권력의 내막에 몹쓸 흉악범들을 탐색한 바 있네! 존경받는 깡패 집단의 술책으로 자기 인생의 여유를 즐기게 된 더러운 모리배들을 쫓아내기도 했어! 난 말이야, 기본적인 덕행이 부자들 속에서 양성된다고 생각하지 않아! p.177

과거의 국가에서 도덕성을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크 타르디 Jacques Tardi

프랑스의 국민 만화가이자 그래픽노블 작가. 1970~8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 그래픽노블의 가장 걸출한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직업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유년의 대부분을 전후 독일에서 보냈다. 코르시카 출신이었던 할아버지가 겪은 1차 대전의 끔찍한 참상은 어린 타르디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으며 나중에 그의 작품 활동에 주요 테마로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리옹 미술대학과 파리 장식미술 학교를 나온 후 1969년 주간지 「필로트 Pilote」지를 통해 데뷔했다. 
타르디의 만화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크게 성공을 거둔 작품은 1976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아델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 연작이다. 이 시리즈는 뤼크 베송 감독이 2010년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여기서 파리는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동시에 불가사의한 미스터리로 가득 찬 환상적 공간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설국열차]의 원작자 뱅자맹 르그랑과 함께 《바퀴벌레 죽이는 사람》(1984)을 발표하기도 했다.

타르디의 또 하나의 기념비적 걸작으로, 1914~1918년의 제1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그것은 참호전이었다(C’etait la Guerre des Tranchees)》(1993)가 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만화계의 오스카 상으로 불리는 아이너스 상 두 개 부문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한편 타르디는 2013년 1월 ‘레종도뇌르’ 훈장을 거절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가 《리베라시옹》을 통해 밝힌 거절 이유는 다음과 같다.“사상과 창조의 자유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나는 현 정권이든 어떤 종류의 정권으로 부터든 아무것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큰 각오를 하고 이 훈장을 거절한다.”

타르디는 아나키스트인 자신이 어떻게 국가가 주는 훈장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전쟁의 참혹성을 고발한 작품들로 칭송받아온 그로서는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 포로였던 부친의 경험을 토대로 한 그래픽노블 《내 이름은 르네 타르디-포로수용소(Moi Rene Tardi, prisonnier de guerre)》(2012, 한국어판 2014)를 출간했다. 또 2015년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개막작이었던 [에이프릴과 조작된 세계]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캐릭터를 그렸으며, 배경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