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주서는 용기

2016 독서목록 86 (2016.12.31)

[나와 마주서는 용기: 하버드대 10년 연속 명강의] —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비즈니스북스

요즘 유독 눈에 많이 띄는 책 제목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용기’라는 제목입니다. 아마도 그 비슷한 제목의 책이 히트를 치니, 출판사들이 비슷한 제목으로 기획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아마도 매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리라 짐작됩니다. 또 하나는 ‘하버드대 명강의’ 라는 식의 부제를 달고 있는 경우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마이클 센델 교수 등 하버드의 석학들이 저서가 한국에서 유행을 하다 보니 이 또한 자주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책 제목을 보면 우습기도 하고, 또 그런 제목의 책을 고르는 제 모습이 더 우습기도 합니다. 책에도 포장이 중요하군요.

골드만 삭스의 부회장을 지내다가 하버드대 교수를 하고 있다는 저자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의 [나와 마주서는 용기: 하버드대 10년 연속 명강의]는 그 두가지의 제목을 다 달고 있습니다. 원제는 “What You’re Really Meant to Do”니 한국판 제목하고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이런 유행에 따르는 책들은 좀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이 책은 그냥 저냥 읽을만 합니다. 하버드 졸업생 정도의 독자에게 본인이 선망하는 사회경력을 가진 교수가 조언하는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독자가 하버드 졸업생으로 미국의 투자은행에 발을 들여놓고 싶다면 이 책은 아주 유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존경하는 교수로부터 직접 조언을 들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될수 있겠지만, 이 정도의 책을 통해서 인생의 배움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기계발 서적이 가진 한계이겠지요. 딱히 흠잡을 곳은 없지만 읽고서 크게 기억나는 부분도 없는 정도입니다. 편하게 자기계발 서적을 읽고 싶은 분에게 딱 맞는 책입니다.

저의 친한 친구가 늘 제게 꾸지람을 줍니다. 책을 그렇게 많이 읽으면서도 어찌 변한게 없냐고요. 노력을 해도 단점이 잘 고쳐지지가 않네요. 사람은 누구나 단점 투성입니다. 그게 잘 고쳐지지 않으니 남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면 그저 안고 살아가려구요. 그러다 보면 그 단점마저도 사랑스러워지는 순간이 오지는 않을까요? 그게 자기계발 서적을 통해서 고쳐지지는 않을테니까요.

한줄요약 : “흠잡을 데 없는 미국판 자기계발서,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


나는 흥미로운 의견이긴 하지만 기량에 근거한 답변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역량이 아니라 선택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역량 목록에 집중해 볼 것을 요청했다. 그는 자신의 역량들을 목록으로 작성해 보더니 자신에게 딱히 약점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약점을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자신에게 특정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 그저 ‘하기 싫은 일’이 있다고 말하는 편이 그에게는 훨씬 편했을 것이다. 자신의 역량 부족을 받아들이면 본인이 바라는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적어도 한두 가지의 기량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가 작성한 역량 목록을 활용하여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다시 시도해 보라고 조언했다. p.64

약점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와 미국의 문화적 차이일까?

잘나간던 어느 비영리 단체의 신임 대표가 좌절을 겪고 있었다. 이 단체는 다양한 멘토링, 방과 후 여름방학 과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어린이들을 도와 왔으며 충분한 자금을 지원받고 있었고 사회적 평판도 좋았다. 얼만 전 설립자가 정부 기관에서 일하기 위해 조직을 떠났지만 현재까지 대부분의 창립 이사진이 제자리를 지켜 오고 있었다. 새로 부임한 CEO는 수년간 설립자의 수석 부관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수석 부관의 자리에 있을 동안 연례 인사고과에서 CEO와 이사회로부터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CEO 직위를 맡은 지 1년 남짓 지난 후 첫 번째 인사고과에서 그녀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는 그녀가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직속 부하들을 코치하는 일에 충분한 에너지를 쏟고 있지 않는다는 뜻을 비치면서 그녀의 조직력에 몇 가지 우려를 제기했다. p.77

자리가 올라가면서 업무의 속성이 달려져야 한다. 명심하자

간혹 주변에서 자신의 발전과 개발을 위해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이 이렇듯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근면성을 타고났기 때문일까?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큰 열정을 지녔기 대문이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능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근면성이다. 근면을 열정에서 나온다. 나는 이 열정으로부터 근면성을 발휘할 에너지와 동기를 얻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당신은 변함없이 근면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일에 열정을 지니고 있는가? 당신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답해 보라. p.112,113

뻔한 말이지만 정말 맞는 말이다. 열정이 근면을 부른다.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

캔자스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MBA)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졸업생 상위 5퍼센트에게 수여하는 베이커 스콜라(Baker Scholar)를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으며, 1990년에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골드만삭스 투자은행 글로벌 공동 대표, 아시아 태평양 지부장 등을 거쳐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골드만삭스에서 리더십과 투자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쌓으며 경영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능력을 인정받아, 2005년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로 임용되었다. 현재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 실무 및 리더십 과정을 가르치고 있으며, 글로벌 벤처 사회공헌 기업인 드레이퍼 리처드 캐플런 재단(the Draper Richards Kaplan Foundation)의 공동 회장 겸, 하버드 대학교 지속가능성사무소(Sustainability at Harvard) 집행위원회의 공동 회장과 하버드 의대 및 하버드 자산운용회사의 이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은 학생은 물론 많은 현직 리더들에게 영감을 주는 주제로 집필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데, 그가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너 자신을 알라.’이다. 실제 저자 역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살아 오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걸어온 길에 문득 회의감이 들며 삶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나와 마주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하버드대로 돌아가 강의를 시작했고 10년째 명강의로 꼽힌 이 주제를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