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커뮤니케이션
2014 독서목록 30/129 (2014.3.15)
[베타 커뮤니케이션 : 성공하는 기업을 만드는 핵심인재의 소통법] - 유승렬/위즈덤하우스

과거 회사조직에서 상사로부터 내려가는 하향식 커뮤니케이션이 알파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베타 커뮤니케이션이라 명명했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머리로는 정리가 되어도 실제 조직안에서는 실행하기에는 개인적으로도 힘든 부분이기에 나름 기대를 하며 책을 읽었다.
결국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구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상대방의 입장을 잘 알고 경청을 잘하자는 얘기다. 나름 회사 조직안에서 조직으로의 커뮤니케이션 실행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일차적으로 개인의 역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험상으로 볼때 일단 커뮤니케이션이 꽉 막힌 상급자 혹은 권력자는 본인이 힘들어져서 깨닫는 수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조직내의 커뮤니케이션 흐름이 원할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은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차라리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시스템을 만들어 성장한 조직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했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아예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의 기법에 대해서 좀더 심오하게 파고들던가. 이 책은 이도 저도 아니게 살짝 어정쩡하다.
예전에는 회사의 구성원이 새로운 일을 맡으면, 선임자나 상사로부터 이전에 하던 방식을 배워서 그대로 반복하는 방법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시 말해서 일하는 방법이나 기술을 선임이나 상사로부터 그대로 습득하여 실행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새로운 정보의 수집과 분석,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의 습득, 새로운 마인드의 형성, 새로운 의사결정 등이 필요하지 않다. 하던 대로 계속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화시대가 도래한 이후로는 시장 환경이 바뀌고 기술이 바뀌고 경쟁자와 경쟁상품이 바뀌고 고객이 바뀌므로 회사도 상품을 바꾸고 원료를 바꾸고 생산 방식도 바꾸게 된다. 또한 일회적으로 한 번 바뀌고 마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변화가 계속 발생한다. p.23
그렇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도 과거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신산업이 아니라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일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론 과거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과거에는 시행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이디어나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소통이 무척 중요할 것이다. 과거의 회사조직에 꼴통이나 싸움닭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회사조직에는 창의성을 지닌 꼴통이나 자기 일에 대한 승부근성을 가진 싸움닭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회사를 성장시킨다.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단말기,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인터넷 서비스,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는 너무나도 많은 전문 분야가 결합되어 있다. 물론 통섭의 개념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1970년대에 산악자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1,000여 명에 달하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지형에 적합한 변속기어, 고온에서 작동하는 브레이크, 새로운 형태의 손잡이, 충격에 견디는 차체 등에 대해서 서로 아이디어와 기술을 주고받았다. 프란스 요한슨이 말하는 메디치 효과 역시 통섭을 의미한다. 메디치 효과는 다양한 영역, 분야, 문화 등이 서로 만나는 교차점에서 여러 생각과 직관이 결합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여러 분야의 결합을 통해 시장 결쟁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한다. p.31
이런 통섭이 효과를 발휘한 예는 아주 다양하다. 이런 것이 가능하려면 리더의 개방성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현 시대의 조직에는 개방성이 강한 리더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회사의 물류팀장이 "최근의 교통체증으로 물류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재무팀장에게 말했다면, 그는 물류팀장이 엄살을 떤다고 생각하므로 물류팀장의 말을 듣고도 물류 비용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재무팀장은 원가가 얼마나 크게 올라갈 것인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물류팀장이 이 말을 운영팀장에게 했다면, 그는 물류팀장이 가맹점 배달이 자주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 변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운영팀장은 가맹점들의 불만 때문에 코너에 몰려 있고 물류팀장과 한바탕 논쟁을 치러야 할 입장이다).
만약 이 말을 마케팅팀장에게 했다면, 그는 물류팀장이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을 자랑하기 위해서 미리 한 자락 깔아놓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마케팅팀장은 사내에서 물류팀장에게 대한 경쟁의식이 강했다). 이 말을 사업본부장에게 했다면, 그는 물류팀장이 곧 그 영향과 대책을 자세히 보고할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사업본부장은 사업 전체의 손익, 자금에 신경을 쓰고 있다). p.83,84
좋은 예다. 사람들은 자기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해석한다. 같은 한국어라도 그 안에는 의미가 아닌 의도록 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이건 통역도 없다. 단지 개인의 역량에 의지할 뿐.
데일 카네기는 "세상은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 머리와 가슴 사이에 아주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 세계에 '감성혁명'을 일으킨 심리학자 다니엘 골만은 "감성은 이해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높은 지능지수보다도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시점에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감성에 변화가 생기면 그것을 바로 깨닫고 커뮤니케이션에 좋은 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감성지능이 필요하다. 의사, 간호사, 영업사원, 강사처럼 업무상으로 감성지능이 필수적인 직업도 있으며 대부분의 직업에서 감성지능이 높을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p.93
감성지능에서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이해의 정도이다. 대니얼 골먼의 책은 좀더 구해서 읽어봐야 겠다.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비밀 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이라는 책이 있다. 제목을 다시 번역하자면 '여기까지 올라온 방법으로는 저 높은 곳으로 갈 수 없다'는 의미다. 즉, 변곡점이 있어야 훨씬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를 발전시키려면 나를 변화시켜야 하고, 나를 변화시키려면 커뮤니게이션을 잘 활용해서 새로운 것을 접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 관점, 사고를 수시로 접하고, 적용해 보고, 그것이 유용하다면 기존의 것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p.171
변화하지 않는 사람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오늘에서 내일로 변화한 속도는 어제에서 오늘오 변화한 속도보다 빠르다.변화에 적응한다는 것은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변화속에서 성장하려면 어제 내가 가지고 있던 것중에 일부를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오늘 무엇을 배울까에 앞서서 오늘은 무엇을 버릴까를 고민해야 한다. 버리는 것에도 단계가 있는데, 버리지 못해서 묵혀서 썩히는 것이 하수다. 버리기 전에 그것이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중수다. 사람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미리파악해서 사람을 키워주는 것이 상수다. 그렇게 하면 내가 더 성장하고 주변의 사람들도 성장시킬 수 있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의 크리스 아기리스는 화합과 협력을 이유로 논쟁을 피하는 것을 "숙달된 무능함 skilled incompetance"으로 칭한다. '숙달된 무능함'은 회사 구성원의 '품위'로 인하여 회사가 피해를 보는 경우를 말한다. 숙달된 무능함의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2002년에 일어난 크로스에어 항공사의 사건으로, 크로스에어 제 3597편이 취리히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에 사고를 일으켜 승객과 승무원 33명 중 24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루트 기장과 부기장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즉 숙달된 무능함에 기인한 것이었다.
740m 상공에서 활주로가 안 보였음에도 기장은 착륙을 시도했고, 부기장은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에는 규정상 다시 상승해야 하나 기장은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과신했고 부기장은 기장과의 마찰을 피했다. 이미 2km 전방의 시야가 좋지 않다는 앞 비행기의 보고가 있었고, 기장과 부기장이 모두 그것을 알고 있었다. 이후 크로스에어는 하강의 길로 들어서고 스위스 항공에 인수되었다. p.231,232
주변에 숙달된 무능함이 팽배해 있다. 과거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 변화하지 않으려는 리더들.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분이다. 설마 내가 그런 부류는 아니겠지?
둘째, 생리적인 이유도 있다. 사람이 말하는 것은 1분에 120~180단어인 반면에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속도는 1분에 380~500단어라고 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말을 듣는 동안에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생긴다. 직장에서도 상사의 말 사이사이마다 부하는 무의식적으로 자기만의 생각에 잠기게 된다. 사람들은 오랜 시간 집중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인간의 주의집중 시간에 영향을 주는 단기 기억능력은 한 번에 45초 이상을 지속하지 못하고, 집중해서 청취하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15분을 넘지 않는다. p.257
그래서 다들 집중하지 못하는구나. 강의도 재미있고 흥미가 없으면 청중들이 집중하지 못한다. 더욱 서글픈 것은 청중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듣는지가 읽어진다는 것이다. 좋은 강의를 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다섯째, 사람들은 누구나 듣기보다 말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듣던 중에 자기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으면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또는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주제를 바꾸거나 농담을 하여 말이 끊어지게 한다. 상대방을 이기고 싶은 욕구, 상대방의 말을 반박하고 논쟁을 벌여서 뽐내고 싶은 욕구가 있으면 잘 듣지 못한다. p.258
나도 이런 욕구가 강해서 종종 힘들때가 많다. 거기다 경청을 잘해서 큰 조직의 리더를 잘 수행하는 사람들도 몇 알고 있다. 그런데 나는 왜 잘 안되는데 그들은 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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