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전쟁

2016 독서목록 36/120 (2016.6.16)

[세대 전쟁: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들의 밥그릇 쟁탈전] — 전영수/이인시각

영국의 브렉시트 결과로 인해 세상이 떠들썩하다. 영국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영국인의 의지가 세대별로 극명하게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특히 눈에 띄였다. 나이가 든 세대들은 탈퇴를 원했고, 젊은 세대들은 잔류를 원했다. 그런데, 나이든 세대가 이겼다. 그들은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국론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 사회만큼 위험한 사회도 없다. 아마 히틀러의 국가사회주의나 일본의 군국주의, 공산당 1당 독재가 대표적으로 국론이 하나로 통일된 국가일 것이다. 국가안에 다양한 목소리가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발전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우리나라도 끊임없이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로 경쟁해 왔다. 좌우익의 대립과 지방간의 대립, 그리고 이젠 어쩔 수 없는 세대간의 대립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영수의 [세대 전쟁]은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확산될 세대간의 갈등 요인을 하나씩 짚어내어 설명해 주고 있다. 노인들은 노인들 대로 불안한 미래에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뭉치게 되고, 청년들은 청년들대로 출구없는 불황에 나아갈 방향을 찾지못해 방황한다. 문제를 풀어가려면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전영수의 [세대 전쟁]은 향후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로 볼 수 있다. 조금 깊이있는 문제 분석이 아쉽지만, 일반인도 접근하기 쉬운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일본의 사례를 너무 많이 가져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영국인들의 선택을 바라보면 우리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비슷한 상황이 되면 우리도 영락없이 세대간의 분열된 모습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던져질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정치적 역량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의 정치적 역량을 생각해보면 심히 걱정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텐데…

한줄요약 : “불쌍한 노인들, 더 불쌍한 청년들”

★★★★☆


곰곰히 따져보면 노인보다 청년 생활이 훨씬 열악하고 피폐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저성장 탓에 자신의 호구지책조차 마련하기 힘든 상황에서 일방적인 부양의무만 강요당하는 청년세대의 타는 속마음을 누가 위로해줄까. 2030세대를 비롯한 청년세대 중 상당수가 내일조차 기약하지 못할 정도로 암울한 현실에서 겨우겨우 살아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관문을 뚫기가 힘들거니와 뚫어도 결혼 자금, 내 집 마련, 자녀 교육비 등을 감안하면 연애와 결혼은 꿈꾸기조차 힘든 판이다. 직장에선 또 어떤가. 비용 절감형 경영 기조 탓에 월급만 오르지 않는다. 게다가 여차하면 잘리는 게 손바닥 뒤집듯 쉬운 현실에 직면했다. p.19,20

모두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청년들이 더 어렵다. 그리고 청년은 계속해서 양산되는데, 그게 더 문제다. 언제쯤이면 좋아지려나.

‘부자 부모’가 청년세대의 중대한 성공 변수인 시대다. 기성세대로선 이해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은 논리일지언정 적어도 20~30대 청년 그룹에겐 상식적인 담론이다. “부자 부모가 아니면 성공하기 어렵다.”라는 푸념과 한숨은 다양하게 목격된다. 부모의 배경과 지원이 경제적 부를 비롯한 사회적 성공의 상당한 지분을 차지한다고 봐서다. 앞의 에피소드처럼 실제 주변을 둘러보면 부자 부모의 존재감이 자녀 수혜로 연결된 사례가 적잖다. p.102,103

청년들이 아니더라고, 부자 부모가 아닌 기성세대도 이 부분에서 마음이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개천에서 용이 나기 힘든 건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부모에서 자녀로 이어지는 각종 대물림의 심각성이 어제오늘 일은 아닌 까닭이다. 부의 독점 집단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50대도 인정하는 바다. 그들도 부자 부모를 둔 동년배의 앞서 가는 성취 사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즉 현재 부자가 쌓은 부(富)의 절대 지분이 부모 덕분이라는 평가에 동의한다. 자리 잡은 50대 동년배의 부자 가운데 이른바 ‘물려받은 상속 부자’가 수두룩하다.

이를 입증하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한일 양국이 50대 부호 특성을 분석했더니 ‘일본=창업’과 ‘한국=상속’으로 요약됐다. 한국 부자의 78%가 부의 대물림인 반면 일본 부자의 68%는 자수성가였다.(CEO스코어,2013) 노력만으로 부자가 될 수 없는 경직적이고 높은 진입 장벽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러니 50대조차 부자를 호의적으로 보기 힘들다. 불평등과 격차 심화 속에 본인의 하류 인생을 자녀에게까지 물려줄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서민 계층일수록 그렇다. 있는 집 자녀의 정보 독점과 거금 투입은 50대 박탈감의 또 다른 이유다. 부의 세습 과정에서 재벌에 타깃을 맞춰 동원된 각종 편법이 경제 민주화로 연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p.105,106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좀 씁쓸하다.

20대 청춘에게 물어보자.

“뭐가 되고 싶은가?”

답 변 대상은 무제한이다. 부자, 사업가, 여행자, 선생님 등 상식적인 답변이 나올 수 있다. 구시대적이지만 조강지처도 좋고 돈 걱정 없는 백수 신세도 나쁘잖다. 그래봐야 모두 직업 타이틀이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자유로운 영혼을 실천할 그 무언가도 거론될성싶다. 같은 질문을 제자들에게 해봤더니 예상을 빗나가진 않는다. 하나같이 ‘먹고살 걱정 없는 편안한 삶’을 그린다.

이 질문은 심리의학을 전공한 카야마 리카 교수가 수업 때 제자들에게 실제로 던진 것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다소 놀랍다. 1위가 고양이다. 다만 수식어가 붙는데 ‘사랑받는 고양이’다. 2위는 개다. 모두 일본인이 선호하는 애완동물이다. “마땅히 하는 일도 없이 주인 사랑을 받으며 온종일 하고 싶은 걸 즐긴다.”라는 게 선정된 이유다. 짧은 수명과 인간처럼 자기 선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되레 장점이다. 힘들어진 인간사가 캠퍼스에까지 확연히 퍼졌다는 방증이다.

20대만 그런 것이 아니다. 소꿉놀이를 즐기는 아주 어린 애들조차 마찬가지다. 요즘 일본 여야의 소꿉놀이를 보면 1순위 역할은 ‘애완동물(Pet)’이다. 원래라면 인기 역할은 엄마다. 요리, 재볼 등 엄마의 손기술 하나면 못하는 게 없다는 걸 봐왔기에 그런 엄마를 꿈꾸는 게 소꿉놀이 역할 경쟁에 반영되었다. 지금은 아니다. ‘애완동물이 되고 싶은 아이’가 늘어났다. 애완동물이야마로 집안의 중심적인 존재로 부각되면서 애정을 듬뿍 받기 때문이다. p.151,152

헉, 충격이다. 물론 일본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왠지 남의 일같지가 않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최고의 고학력 국가다. 지적 수준과 세부 경쟁력의 질적 평가는 몰라도 지표상의 양적 학력은 글로벌 No.1이다. 2012년 대학 진학률(71.3%)는 OECD 평균(56%)을 뛰어넘어 세계 1위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다. 한때는 80%를 넘겼다. 세계가 주목할 정도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조차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에 감동(?) 받았다니 불문가지다.

고 학력은 자랑거리다. 그래서 교육의 기회와 수준 향상은 바람직하다. 지식 사회답게 생산성을 늘리고 문화, 사회의 성숙도를 강화시킨다. 다만 한국은 빈껍데기 고학력이라 안타깝다. 학력(學力)이 아닌 학력(學歷)에 치우친 보여주기 식이라 그렇다. 졸업장이란 레테르가 필요해 학력(學歷)을 늘리는 것은 순수한 의미의 교육 열기와 갈증을 해소하는 학력(學力)과 구분된다. p.162,163

대학 진학률이 우리나라가 세계 1등이구나.


전영수

세대와 사회를 연구하는 경제학자이자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일본학과) 특임교수이다. 국제금융과 일본경제를 전공했으며 관심사는 고령화와 관련된 자산운용 및 은퇴를 포함한 노후생활ㆍ복지부문이다. 일본 게이오 대학(경제학부) 방문교수를 역임했고, 한양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후 연구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에서 금융과 자산 운용을 전담한 기자 출신이다.
한양대에서 국제(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연구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언론에선 경제ㆍ금융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KBS ‘지식콘서트 내일’에 경제학 고정패널로 출연했으며 최근 금융경제 프로그램인 한국경제TV ‘머니 로드쇼 재테크 파노라마’의 메인 MC를 맡았다. 이 밖에 KBS ‘경제비타민’을 비롯해 여러 방송 매체에 출연 중이다. 〈한국일보〉〈한경비즈니스〉〈중앙이코노미스트〉 등에 고령화와 금융, 재테크에 관한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세대전쟁』『은퇴위기의 중년보고서』『장수대국의 청년보고서』 『은퇴대국의 빈곤보고서』 『카페라테 효과』 『오랜 생각과 새로운 매스(공저)』 『그때는 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기업복지론)』 『누구든 인덱스펀드는 사둬라』 『불황을 이기는 성공투자 ETF』 『한국경제 프리즘(일본을 통해 본)』 『세계의 주식고수들』 『주식투자로 10루타를 때려라』 『현명한 투자자는 이런 책을 읽는다』 등 20여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