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뇌다

2017 독서목록 18/100 (2017.3.14)

[우리는 우리 뇌다: 생각하고 괴로워하고 사랑하는 뇌] — 디크 스왑/열린책들

진시황이 영생을 얻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합니다. 진시황은 심지어 주치의들의 처방에 따라 수은은 먹고 수은으로 목욕까지 했습니다. 덕분에 불과 50세로 사망한 진시황의 사인은 수은중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건강한 삶을 위해 멀쩡한 치아를 몽땅 뽑아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덕에 악취가 매우 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시대에 마취도 없이 시술은 한 것도 참 대단합니다. 21세기 초만 해도 담배가 몸에 좋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그나마 이런 것들이 지금은 해롭다고 알려져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인간의 육체에 대한 것들이 잘 연구되면서 이제는 건강하게 사는 올바른 방법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뇌와 관련된 부분은 많이 알려지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중에 뇌에 치명적인 것은 혹시 없을까요? 나중에 후세의 사람들이 볼 때 어이없을 정도로 나쁜 행동을 뇌에게 하고 있는 것들은 없을까요?

어린 아이들이 TV를 보는 것은 과연 건강에 얼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요? 우리의 뇌가 만들어지는 임신시기에 어떤 것들이 신생아 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것들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과 같은 뇌의 기능 이상은 어떤 원인들로 생기는 것일까요? 우리의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치매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것은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요? 네델란드의 세계적인 뇌과학자 디크 스왑의 [우리는 우리 뇌다]는 이와 같은 질문들에 해답이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조금 전문적이고 분량이 있어서 쉽게 추천드리기는 어렵지만 끝까지 읽는다면 우리 뇌의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책입니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바로 우리 뇌이기 때문에 정말 잘 알아야 하는 것이 뇌의 작동 방식이기에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우리의 뇌가 작용하는 방식에 모르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서파생되는 잘못된 지식이 수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뇌의 이상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것들은 예전보다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뇌는 생각보다 착각을 잘 일으킵니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즉 우리가 본 것, 들은 것, 느낌 것들이 진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기억에 담겨있는 것이라면 더욱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릴 적에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들을 나이 들어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부모님과 저와 제 동생들이 기억하는 것이 각각 다른 것에 놀랐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알아야 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줄요약 : “우리의 뇌, 제대로 알려줄께”

★★★★☆


다수의 정신 질환은 난산과 관련되어 있다. 정신 분열증 환자들의 상당수가 겸자 분만, 흡입 분만기에 의한 진공 적출 분만이나, 출생시에 지나친 저체중, 조산, 지나치게 이른 파수, 인큐베이터에서의 보육과 같은 출생 시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있다. 과거에는 난산이 뇌를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아서 그 여파로 정신 분열증이 발병한다고 추정했다. 오늘날 우리는 주로 유전적인 이유로 임신 초기에 발생하는 뇌 발달 장애가 정신 분열증과 관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난산은 산모의 뇌와 태아의 뇌 사이에서 실패한 상호 작용이며, 따라서 정신 분열증이 사춘기에 비로소 처음 발병하더라도 여전히 이 난산이 정신 분열증의 최초 증후라고 할 수 있다. 뇌의 또 다른 초기 발달 장애인 자폐증도 마찬가지다. 식욕 부진증이나 거식증 같은 섭식 장애로 고생하는 소녀들의 경우에 출생 과정에서 저체중과 같은 문제로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었다. 출생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을수록 식장애는 젊은 여성들에게서 일찍 나타났다. 포도당 농도의 감소가 출산 과정의 출발 신호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때 이미 시상 하부의 포도당 농도에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난산을 나중에 식장애로 표출되는 시상 하부 장애의 첫 번째 징후로 간주할 수 있다. p.40

아기가 태어날 때가 아주 중요하구나.

요약하자면, 태아는 음향, 진동, 미각, 후각을 기억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원칙적으로 흡연과 음주, 의약품과 마약 복용 뿐만 아니라 저급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을 통해서도 우리 아이들의 뇌를 손상시킬 수 있다. 적어도 다음 세대는 다시 책을 읽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산부들은 이따금 좋은 책을 들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읽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탈무드는 이미 서기 200~600년경에 출생 전의 자극 계획에 대해 언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애 <최고의 교실>인 자궁을 위해서 더 많은 임루를 생각해 낼 수 있다. 그러나 자궁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기억은 상세하지 않다. 그리고 많은 치료사들이나 살바도르 달리가 우리를 설득하려는 것과는 다르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궁 안에서의 기억은 평생 가는 것이 아니라 고작 몇 주 지속될 뿐이다. p.68

태교의 중요성, 굉장하다.

성별에 따른 우리의 행동에서 볼 수 있는 차이는 아주 일찍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그런 차이들은 오로지 자궁 안에서 생겼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생후 첫날 이미 여자아이들은 무엇보다 사람의 얼굴을 즐겨 바라보고, 남자아이들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물건들을 선호한다. 한 살이 되면 여야들은 남아들보다 더 자주 눈길을 맞춘다. 그러나 자궁 안에서 높은 테스토스테론 농도에 노출된 여자아이들은 눈길을 별로 맞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도 자궁 안에서의 테스토스테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일상생활에서 눈맞춤은 여자들에게 남자들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서구 사회에서 여자들은 다른 여자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눈을 맞춘다. 그러면서 마음 편하게 느낀다. 하지만 서구 사회의 남자들에게 눈맞춤은 위계질서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이용되낟. 그러므로 눈맞춤은 아주 위협적일 수 있다. 이것도 순전히 생물학적 특성이다. 미국 콜로라도 주 아스펜에서 비행장 건물을 나서다 보면 <곰을 만나면 눈을 마주치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눈에 뜨인다. 자칫 눈을 마주치게 되면, 곰은 누가 우위에 있는지 분명히 하기 위해서 즉각 공격을 가하기 때문이다. 나의 아들은 미국에서 어떤 요인이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언젠가 나는 내 경험을 토대로, 여자와 남자는 다른 방식으로 협상을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 말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들은 어느 날 시카공에서 나의 이론을 한번 철저하게 규명해 보기로 결심했다. 결국 우리 두 사람은 성별에 따른 눈맞춤의 차이가 사업상의 협약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실행했다. 두 여자 사이의 눈맞춤은 보다 창의적인 협상 결과를 이끌어 내는 반면에, 두 남자 사이의 눈맞춤은 협상 결과에 정반대의 영향을 미친다. 눈맞춤이 위계질서 안에서 서열과 관련해 차지하는 의미가 남자들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당신도 이런 실용적인 충고를 잘 활용하면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p.100,101

남자들 사이에 눈길을 서로 마주치는 행위는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된다. 특히 서로를 모르는 경우는 정말 위험할 수 있다.

대마초는 순수함을 상살했다. 대마초는 예전보다 훨씬 더 독해졌으며 60년대에 생각했던 것처럼 무해하지 않다. 일부 사람들에게서 대마초 복용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담배나 알코올이 우리 사회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야기하는 엄청난 악영향에 비하면 대마초 복용은 비교적 문제가 적다고 할 수 있다. p.211

간혹 대마초의 복용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기는 하지만, 이것도 위험한 것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뇌진탕, 심장 마비 후의 산소 결핍, 우울증 환자에게 행해지는 전기 충격 치료에 의해서도 기억 저장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이전에 발생한 모든 것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것을 역행성 기억 상실증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정보들이 나중에 서서히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으로 봐서 뇌에 저장된 기억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저장된 정보에 접근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수년이 지난 후에는 저장된 정보들이 이런 종류의 침해에 영향을 덜 받는다. 결국 장기 기억은 자신과 세계에 대한 개인의 모든 경험과 지식을 함유하고 있다. p.361

단기 기억에 문제가 생기는 영화들이 있는데, 단기 기억을 극도로 높일 수도 있을까?

여섯 번째, 내가 믿는 신의 이름으로 다른 집단은 죽여도 되는 것은 항상 종교의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야훼는 용사, 그 이름 야훼이시다>(출애굽기 15장 3절). 종교로 식별되는 한 집단의 공격과 다른 집단에 대한 차별 대우의 조합에는 진화론적으로 명백한 이점이 있다. 수 백만 년 동안 인간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게도 먹을 것이 빠듯한 환경에서 발달했다. 그러므로 사바나에서 마주친 <다른> 집단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이었으며 따라서 죽어 마땅했다. 중앙난방의 삶을 영위한 몇 세대가 자신의 집단에 대한 결속과 다른 집단에 대한 공격의 조합에서 발생하는 진화론적인 이점을 말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때문에 여전히 우리 사회에 외국인 혐오증이 만연한 것이다. 세계는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집단들 사이의 갈등으로 가득 차 있다. 유사 이래 지구 상 곳곳에서 살인과 살해를 수단으로 제각기 상대방에게 <신의 평화>를 강요한다. 그리고 이런 일은 그렇게 빨리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p.389

종교의 폭력성, 폐쇄성은 정말 크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다.

과중한 부담을 받고 있는 우리의 뇌는 무의식적인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댄 웨그너는 <자유 의지>보다 <무의식적 의지>에 대해 말한다. 무의식적 의지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토대로 극히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데 그 결정 과정은 우리의 뇌가 발달 과정을 거쳐 형성된 방식과 그때까지 습득한 것들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끊임없이 변하는 복잡한 환경은 우리가 우리의 삶을 절대로 예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의 뇌가 발달한 방식으로 보아서 완전한 자유 의지같은 것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끊임없이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그것을 <자유 의지>라고 부른다. 웨그너에 따르면 이것은 환상이다. 그는 그의 이론을 뒷받침할 실험을 수행했다. A라는 사람이 거울 앞에서 두 팔을 시야에 보이지 않도록 숨기고 서 있으면, 그 뒤에 서 있는 B라는 사람이 양팔을 A의 겨드랑이 아래, 즉 원래 팔이 있는 자리로 밀어 넣는다. 이때 B의 팔이 큰 소리로 부여받는 (예를 들어, 코를 긁어라, 오른손을 흔들어라) 명령을 실행하면, A는 거울을 통해서 그 움직임을 보고 마치 자신이 의도적으로 행동을 조절하고 있는 듯 느끼게 된다. 웨그너의 실험은 행동뿐만 아니라 행동을 시작하려는 <의식적인> 생각도 뇌의 무의식적인 과정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이런 무의식적인 과정들을 환히 꿰뚫어 볼 수는 없지만, 무의식적인 과정에서 비롯되는 행동을 해석할 수는 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수행할 때 우리의 뇌가 표현하는 <의식의 형상>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그 행동을 지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은 원인의 인과 고리를 이루는 사건들이 그 행동을 이끈다는 것에 대한 증거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암스테르담의 심리학자 빅토르 라머의 견해에 의하면, 의식적인 의지의 환상은 실행된 행동에 대한 정보가 대뇌 피질로 다시 보내지는 단계에서 비로소 일어난다. 웨그너는 자유 의지와 환상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마치 <내가 이것을 했다>라는 도장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p.459,460

뇌는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디크 스왑 Dick Swaab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뇌 과학자. 현재 암스테르담 대학 신경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8년부터 2005년까지 20여 년 동안 네덜란드 뇌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했고, 현재 독일의 막스 플랑크 정신과학연구소와 스탠퍼드 대학 등에서 초빙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뇌 과학에 기여한 공로로 1998년 네덜란드 사자 훈장 기사 작위를 받았고, 2008년에는 왕립 네덜란드 예술과학아카데미 메달을 수상했다.
스왑은 뇌 구조 및 생리학 영역에서의 연구와 발견들로 학문적 명성을 쌓았고, 특히 자궁 안에서 다양한 호르몬과 생화학적 요인들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가 유명하다. 또한 성별 차이가 뇌 구조에 미치는 영향 및 동성애에 관한 연구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인간의 성격과 자질, 한계 등 우리 뇌의 거의 모든 특질이 이미 자궁 안에서 결정된다고 말한다. 뇌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화학적 현상이 우리의 행동과 존재 이유를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경외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