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과학책

위험한 과학책 — 2017 독서목록 34/100 (2017.5.28)

[위험한 과학책: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 — 랜들 먼로/시공사

제가 어릴 때 소년 잡지가 유행이었습니다. 마침 심한 감기가 들었을 때, 어리광을 부리며 부모님에게 소년 잡지를 사달라고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매우 다채로웠는데, 주로 외계인의 이야기나 약간 기묘한 이야기들에 흥미를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내용 중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지구가 갑자기 자전을 멈춘다면?’ 정도의 제목이었는데, 내용은 갑자기 지구가 자전을 멈춘다면, 엄청난 폭풍이 불고, 열기가 뒤덮고, 해일이 닥쳐서 모든 생물은 멸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것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무서웠는지, 지구가 자전을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한 생각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또 성인이 되어서는 그와 비슷하게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을 하면 생기는 일의 시뮬레이션 동영상을 보면 정말 끔찍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 정말 다행이지요?

동영상

지구 소행성 충돌 시뮬레이션

운석 지구 충돌 시나리오

youtu.be

졔가 예전에 봤던 영상입니다. 지금 봐도 끔찍하네요.

랜들 먼로의 [위험한 과학책]은 어린 시절에 읽던 소년 잡지를 생각나게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무척 흥미진진합니다. 랜들 먼로라는 작가는 NASA의 로봇 공학자로 일하다가 웹툰 작가로 전업하여 과학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범상치 않은 이력처럼 그의 책은 발칙한 상상으로 가득합니다. 그의 블로그에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과학적인 결과들에 대한 답들을 재미있게 풀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입니다. “야구공을 광속으로 던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한 곳에 모여서 동시에 뛴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화살을 쏴서 영화 300처럼 태양을 가리려면?” 등 현실에서는 너무 위험해서 확인해 볼 수 없는 질문들로 넘쳐납니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당한 양의 삽화를 포함시키서 정말 편하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아마도 이런 류의 과학적 사실들은 그저 다른 사람들과 농담따먹기를 할 때 필요할 정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이런 류의 발칙한 상상들이 모이면, 창의적인 무언가가 만들어 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줄요약 : “현실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과학적이고 발칙한 상상들”

★★★☆☆


인간이 만든 물건 중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공식 기록이 보유된 것은 무인 우주 탐사선 헬리오스2Helios2호입니다. 헬리오스 2호는 태양 주위를 가까이 돌면서 초당 70킬로미터라는 속도에 도달했죠. 하지만 실제로 기록을 보유해야 할 것은 2톤짜리 금속 멘홀 뚜껑이라고 해도 틀린 얘기는 아니예요.

이 맨홀 뚜껑은 로스엘러모스Los Alamos에서 플럼밤 작전Operation Plumbbob의 일부로 지하에서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그 장소의 수직 통로 꼭대기에 있던 물건입니다. 1킬로톤짜리 핵무기가 지하에서 터지면서 이 시설 자체가 거대한 핵무기 대포처럼 되었는데, 엄청난 힘으로 맨홀 뚜껑을 (화면에서 사라지기 전에) 겨우 할 프레임밖에 잡아내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이 말은 곧 이 맨홀 뚜껑이 적어도 초당 66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뜻이예요. 끝끝내 뚜껑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초당 66킬로미터는 중력 탈출 속도보다 약 6배나 빠른 속도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이 뚜껑이 우주까지 날아갔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뉴턴이 고안한 충격-깊이 근사치 계산법으로 구한 값을 감안하면 뚜껑은 공기와의 충격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거나, 아니면 속도가 느려져 다시 지구로 떨어졌을 겁니다. p.94,95

신기방기


랜들 먼로 Randall Patrick Munroe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위험한 과학책』의 저자이자 과학 블로그 xkcd의 운영자이다. 한때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로봇공학자로 일하다 2006년 전업 웹툰 작가가 된 이후 xkcd 티셔츠, 인쇄물, 포스터, 책 등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촛불 아래에서 하는 낭만적인 식사를 좋아하고, 해변을 따라 오래도록 걷는 산책을 즐긴다. 아주아주 긴 산책 말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해변가 산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겨우 한두 시간 걷고는 곧 힘들다며 나가떨어진다. 그럴 땐 텐트를 가져가세요. 아무튼 그는 지금 미국 매사추세츠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