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 강의

2017 독서목록 45/100 (2017.7.20)

[항우 강의] — 왕리췬/김영사

유방과 항우의 이야기는 정말 유명합니다. 책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들에서도 이 두 라이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승자는 유방이지만 항우에 대한 평가도 정말 다양합니다. 특히 항우의 영웅적인 성향은 중국인들 뿐 아니라 동양인들의 마음에는 일종의 영웅에 대한 로망을 형성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책에서는 중국의 역사에서 항우가 승리하지 못하고 유방이 왕이 된 것에서 부터 비극이 시작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항우가 개인적인 역량으로는 정말 뛰어난 부분이 있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로 표현되는 항우의 무인의 역량은 특히나 대단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항우의 영웅적인 면을 부각하는 책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왕리췬의 [항우 강의]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최고의 역량을 가진 항우가 왜 실패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그의 실패를 통해 타산지석을 삼고자 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왕리췬은 최근 중국의 [백가강단]을 통해 현대 중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강사이고 학자입니다. [항우 강의]는 항우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그가 살아온 길을 따라 그의 성취와 실패를 분석해 줍니다. 너무도 탁월해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유방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결국 항우를 몰락의 길로 몰아갔을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유방과 항우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왕리췬의 [항우 강의]는 한번 정도는 읽어 볼 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개인적인 역량이 매우 뛰어난 사람도 만나게 되지만, 의외로 역량은 뛰어나지 않아보이는데 고위직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본인의 역량을 펼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역량을 잘 펼치도록 조율을 잘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로 유방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역시나 역사에서 뿐 아니라 현대에서도 유방은 승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혹시 작고 알량한 나의 역량을 뽐내며 자만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됩니다.

한줄요약 : “항우의 실패를 분석해주마”
 ★★★☆☆


항우의 군사적 재능을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파부침주(破釜沈舟, 솥을 부수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말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다는 의미)’라는 고사를 생각합니다. 이 고사는 죽음을 마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 두려움 없이 오로지 앞으로만 진군한 항우의 정신을 잘 표현해줍니다. 그의 탁월한 군사적 재능도 말해줍니다. p.144

현대는 더 이상 영웅의 신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개개인의 속성과 행동들이 다 드러나기 때문에 그가 가지고 있는 나약한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 영웅도 인간일 수 밖에 없구나라는 대목이 많아진다. 하지만 고대는 이런 신화가 가능하다.

유방의 진영에는 인재가 구름같이 모여들었고, 항우의 진영에는 인재가 눈을 씻고 봐도 없었습니다. 무장뿐만 아니었습니다. 이 현상에 대해 우리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왜 항우의 밑에는 모사가 없었을까요? 왜 달랑 범증 한 명만 잇었을까요? 이것은 자신의 힘만 믿고 남을 믿을 줄 모르는 항우의 성격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항우는 주관적인 생각이 대단히 강했습니다. 그는 모사를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모두 자신이 알아서 했습니다. 앞 장에서 이미 언급한 홍문연의 사건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다음 날 아침 유방을 공격해 궤멸시키겠다는 결정을 내린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항우였습니다. 또 군사행동을 바로 취소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역시 항우였습니다. 그는 누구와 의논을 했을까요?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회의를 소집했을까요? 하지 않았습니다. 그 자신이 가장 신임했던 범증과는 의논을 했을까요? 역시 하지 않았습니다. 항우는 모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는 말은 그래서 가능한 듯싶습니다. p.203

정말 어려운 것을 인재를 만나는 것이다. 인재를 만나지도 못하고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는 어렵다.


왕리췬

세계에서 손꼽히는 《사기》 연구가 중 한 명인 왕리췬은 각 분야의 학술 전문가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도 열렬히 사랑받는 중국의 국보급 학자이다. 중국 국영방송인 CCTV가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야심차게 기획한 <백가강단> 프로그램에서 《사기》를 강의한 그는 해박한 지식과 깊이 있는 통찰력, 유려한 말솜씨로 대중들을 사로잡으며, 중국사학계의 독보적 연구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인간과 세상을 탐구하는 130권의 방대한 사서인 《사기》를 40여 년간의 치밀한 학문적 고증과 풍부한 원전 해석, 현대적 시각에서 풀어낸 그의 ‘사기강의’는 기존의 어떤 해설과도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함을 가지고 있다. 왕리췬은 1945년 안후이성 루아시 훠산현에서 태어났으며, 허난대학교 문학원 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중국 《사기》 연구회 고문이자, 중국 ‘문선’ 학회 부회장이다. 2006년 1월부터 <백가강단>에서 <왕리췬이 사기를 읽고> ‘한무제’ 강의를 시작으로 항우, 진시황, 유방 등 중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을 인간학의 보고라 불리는 《사기》를 통해 재조명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무제강의』,『항우강의』,『진시황 강의』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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