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 비즈니스, 지속적인 기업 성장의 마지막 기회

2014 독서목록 72/149 (2014.6.28)

Yoon, Ky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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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in readJun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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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P 비즈니스, 지속적인 기업 성장의 마지막 기회] — 고바야시 노리타카, 다카다 고타로, 야마시타 다쓰로, 이베 가즈아키/에코리브르

어느 신발 회사가 아프리카에 두명의 세일즈맨을 보냈더니 각각 보고서가 팩스로 들어왔다. 한명은 여기 사람들은 신발은 신지 않으니 세일즈할 수 없다고 보고 했다. 그리고 다른 한명을 이렇게 보고했다. “세상에 아무도 신발을 신고 있지 않음. 완전히 노다지 시장임” 예전부터 우스개처럼 들어온 예화다. 또 다른 예화도 있다. 진정한 세일즈맨은 알래스카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다. 왜? 알래스카는 냉동은 되지만 냉장을 할 수 없으므로 분명히 팔 수 있는 시장이다.

세계 시장을 놓고 글로벌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 책은 일본의 노무라 연구소 직원들이 연구 보고서 형태로 작성한 책이다. BoP 비즈니스란 1인당 연간소득이 3000달러미만인 가구를 타겟으로 하는 시장으로 전 세계 40억명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그 인구가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 시장으로의 가치가 없을 것 같지만, 일부의 인구만이 생존이 어려울 뿐, 상당히 많은 가구가 각종 전자제품과 휴대폰등을 소유하고 있어서 시장으로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개념 자체를 모르던 것이라 읽봤는데 꽤 공부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얻게 되었다. 글로벌 비지니스에 종사하고 있는 독자에게는 추천할 만한 책이다.

한줄요약 : “전 세계 저소득층 40억명, 충분한 시장이다”

★★★★☆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구 최후의 경쟁이 이미 시작되었다. Base of Pyramid(이하, BoP)라는, 1인당 소득이 3000달러 미만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BoP 비즈니스’처럼 BoP와 사업을 연관지어 거론하는 경우도 많다. BoP란 과연 무엇인가. 일반 소비자 및 신흥국 사업에 관심이 없는 일반 사업가는 보통 이렇게 이해할 것이다. BoP란 빈곤층이다. 이들은 소득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고가의 재화를 구입할 여력이 없다. 많은 BoP층이 기아나 열악한 주거 환경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일부는 난민 캠프에서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p.5

1인단 연평균 소득 2만달러 이상을 ToP, 3000달러 이상은 MoP

BoP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지구상에 40억 명이나 존재한다. 즉 전 인류의 70퍼센트가 BoP층에 속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거대 시장을 BoP라는 용어로 뭉뚱그려버리는 데서 오해가 시작된다. 40억명이나 되는 거대 시장에는 다양한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BoP 시장에 어떠한 사업 기회가 숨어 있는지, 시장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원점에서 꼼꼼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 BoP층을 고객으로 설정해 사업 추진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업 및 사업형 NPO, 사회적 창업자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의 시장구조 변화를 예견하고 이 거대 시장을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BoP 시장 공략은 결코 미래의 먼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의 최대 목적은 BoP 시장이 성숙하기 위해서는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오해를 해소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BoP가 시급히 움직일 필요가 있는 시장이자 사업 영역임을 인지하고 즉각 행동에 옮겨야 한다. 당장 사업 추진을 결정하지 않으면 기업의 존속조차 위태롭게 된다. p.6,7

전혀 생소한 개념이었는데, 이미 시장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개념이다.

현지 조사중에 느낀 점이지만,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인도와 아프리카의 BoP층이 거주하는 농촌에서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소유한 가구가 의외로 많았다. 실제 보유율은 마을의 경제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5~10퍼센트이다. 특히 농촌 사람들이 도시 BoP층보다 소유율이 다소 높은 경향이 있다. 또한 연간 가계소득 58만 원 정도의 가정이 115만 원짜리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는 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농촌에서는 먹을거리를 자급자족 할 수 있는 가정이 많은 점이 직접적인 원인인 듯하다. 실제로 다음과 같은 말을 현지 사람들로부터 여러번 들을 수가 있었다. “배고프면 저쪽에 보이는 바나나를 따서 먹으면 되지.”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를 들 수도 있다. 남성들이 도시나 인접 국가로 떠나 수개월에서 반년 정도 돈을 버는 것이다. 대개 공사현장 등지에서 육체노동을 한다. 오토바이 구입 같은 목적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말레이지아의 쿠알라룸푸르 등의 공사현장으로 일하러 가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 일하고 오토바이를 구입할 수 있는 만큼의 자금을 모으면 귀국(귀향)하는 것이다.

여성은 종교적 배경이 유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가정부로 일하러 떠나는 사례가 많다. 가정부를 알선하는 부로커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모으면 대부분 귀국한다고 한다. p.31

우리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전혀 알 수 없다.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이 일단 부를 쌓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해할 수 없지만, 주어진 부에서 최대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된다.

일찍이 ‘BoP 페널티’라는 현상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BoP층 소비자는 시장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없고 대규모 유통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부유층 및 중간층 사람들에 비해 일용품이나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고가의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5 노년에 출판된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The Fortun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 에 의하면, 인도 뭄바이에 있는 다라비라는 슬럼가는 수돗물 가격이 1세제곱미터당 1.12달러인데 반해, 도시 지역인 와든로드에서는 0.03달러에 불과하다. 37배 차이다. 쌀은 1.2배, 설사약은 10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p.35

이 부분 공략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케냐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국가이기 때문에 각종 가전제품 중에서도 먼저 냉장고를 구입하려 하지 않을까? 일반적인 일본인은 이렇게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BoP층 사람들이 우선 원하는 가전제품은 어디까지나 텔레비전이다.

이유가 뭘까.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생활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평상시에도 식료품을 냉장고에 저장하는 생활방식이 형성된 후에야 비로소 열대의 기후 환경에서 냉장고가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BoP층 사람들은 그날 먹을거리를 그날 조달해 맛있게 먹을수 있는 기간에 처리한다. 그들에게는 특히 일반적인 생활습관이다. 날씨가 매우 덥지만 냉장고가 없어도 곤란하진 않다. 냉장고가 없는 것이 당연한 환경에서 생활해온 사람들이라 애당초 냉장고가 없는 생활 방식에 잘 적응한 것이다. p.39,40

하지만 살면서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욕구는 강하기 때문에 텔레비젼의 수요는 꽤 높은 편이다.

연간 가계소득이 575만 원을 넘으면 텔레비전을 구입하게 된다. 1150만 원을 넘는 시점에서는 자동차를 구입한다. 2300만 원을 상회하면 전자레인지를 구입한다. 20세기에는 각국의 경제와 다양한 과학기술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해왔고 소득 증가와 가전제품 및 자동차의 보급률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성립했다. 하지만 그것은 20세기 경제 발전 모델이다. 21세기에 경제 발전을 이룩할 나라들은 일본 및 서유럽 여러 나라가 밟아온 생활수준 향상 경로와는 완전히 다른 과정을 밟을 것이다.

휴대전화의 예를 들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지금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에서 휴대전화 보급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일본과 북미 등의 선진국은 PC가 먼저 보급되고 나중에 휴대전화가 보급되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에선 휴대전화가 먼저 보급되고 있다. p.44

새로운 패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발전의 속도가 우리가 겪은 것 보다 매우 빠를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BoP층의 정의를 생각해보자. 실제로 전 세계 공통의(혹은 모든 기업이 공유하는) BoP층에 대한 정의는 없다. 수많은 정의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2007년 국제금융공사(IFC)와 세계자원연구소(WRI)가 발표한 <다음 40억명: BoP의 경제 규모와 사업전략(The next 4 billion: Market Size and Business Strategy at the Base of the Pyramid)>이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BoP층이란 개발도상국 및 해당 지역에서 구매력을 평가해 환산했을 때 1인당 연간 소득이 3000달러 미만이 사람들을 가리킨다. p.47

BoP의 정의

신흥국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소매점 점포를 방문하면 반드시 볼 수 있는 광경 있다. 다채로운 비닐봉투가 대량으로 묶여 있는 모습이다. 일본에는 라므네 과자 및 스낵 과자가 걸려있는 제과점이 많다. 신흥국에서 이런걸 본 일본인은 그냥 식품의 한종류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것들은 다름아닌 비누, 샴푸, 헤어무스다. 인도에서는 유니레버와 피앤지,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의 만돔 등의 제조 업체가 이런 낱개 사업으로 현지 브랜드 제품과 경쟁하고 있다. 생활용품을 낱개로 저소득층에게 판매하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이다. p.128

쪼개서 소량으로 판매하는 전략인 거구나. 저소득층이라고 저품질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아니다. 그들도 고품질의 제품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량 판매가 효과가 있다.

BoP층을 대상으로 한 현지화를 생각할 때, 자사의 핵심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두 가지 사례를 들어 보자.

첫 번째 사례는 휴대전화의 안테나이다. 2010년 6월에 iPhone 4가 발매된 후 수개월간 한 가지 기술적 문제가 부각되었다. 단말기의 왼쪽 아래부분을 잡으면 안테나의 감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후 소프트웨어의 문제로 밝혀졌지만 어찌되었건 세게 쥐면 감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이 문제에 대해 “Just avoid holding it in that way” (그렇게 쥐지 않으면 된다)라고 대답했다.

한 일본 제조업체의 휴대전화에는 10개의 안테나가 탑재되어 있다. 어떻게 쥐든 어떻게 다루든 간에 안테나 감도가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이에 더해 손에서 미끄러져서 땅에 떨어져도 본체가 파괴되는 경우도 없고 액정화면이 부서지는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부품 기술을 정수가 응축되어 있다. 그러나 이걸 아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아이폰은 일본을 포함한 세계시장에서 팔리고 있지만 일본 제조업체의 휴대전화는 일본에서만 팔린다. 일본 제조업체가 생각하는 핵심 기술이란 이런 기능 부품 중심의 기술이다. 일본 기업이 자체 정의하고 있는 핵심 기술은 분명히 우월하나 팔려야만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이다. 세계시장점유율은 매우 낮은데 핵심기술에서 우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 핵심 기술이라면 그걸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야 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핵심기술로 내세우는 것은 단말기가 고장 났을 때 당일에 무상 교환한다는지원체계이다.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마찬가지다. 쉽게 부서진다 해도 바로 새로운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것을 핵심 기술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p.173,174

삼성전자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도 애프터 서비스의 수준이 꽤 높은 것 같다.

저렴한 해외여행으로 정평이 난 어느 여행사는 다음과 같은 입사 조건으로 광고한 적이 있다. ‘신입사원은 학생시절에 배낭여행으로 2 개국 이상 여행한 적이 있을 것.’ 이제는 이러한 입사 조건이 없어진 듯한데, 동사는 신흥국에 지점을 세울 때 입사 2년째의 젊은 직원을 지점장으로 발령한다. 최초의 업무 명령은 ‘현지에 부임해서 은행계좌를 개설하기’였다. 다른 지시 사항은 없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사 절차, 비자 신청, 주민등록, 계좌 개설, 모든 것을 한 사람이 해내야 한다.

신규 계좌에 1억 1500 만원 입금된다. 지점 개설을 위한 자금이다. 업무 명령은 반년 이내 지점을 세우는 것이다. 어디에 지점을 세울 것인가. 지점 영업을 위한 라이선스는 어떻게 얻고 현지 직원의 고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2년차 직원에게 모든 책임이 주어져 있다. 이러한 경험이 이후 사회인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p.197

패기가 사라진 시대다. 아쉬움이 남는다.

유럽 및 오스트레일리아에는 이른바 ‘갭이어’라는 것이 있다. 대학 졸업 후 6개월에서 2년간 여러 나라의 체재하면서 현지 생활을 경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가 3개월간 태국의 방콕에서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고 이후 반년은 동경에서 영어회화 선생으로 일한다. 이후 2개월은 인도의 10개 도시를 옷 하나 걸친채로 방랑한다. 이러한 과정을 경험한 젊은이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젊은이들은 왜 갭이어라는 삶의 방식을 지향하는 것일까. 이는 기업 채용 방식의 영향 때문이다. 일본 기업과 달리 유럽 기업은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보다 갭이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은 학생을 선호한다. 갭이어의 기간은 공백기가 아니라 오히려 커리어 개발의 시기인 것이다. p.200,201

젊은 시절 저런 시기를 가져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우리가 젊은 시절에도 저런 생활을 할 시기가 있었다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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