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Yoon, Kyho
Reading, Thinking & Sharing Bookers
5 min readAug 30, 2015

2015 독서목록 35/139 (2015.5.5)

[미움받을 용기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인플루엔셜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은 부족하고 인적자원은 풍성하다. 그래서인가 우리나라가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인적 자원을 희생하여 다른 자원을 얻어낸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한 환경안에서 우리는, 아니 나는 나의 감정에 솔직하기 보다는 내가 속한 조직의 감정에 나의 감정을 맞추는 것에 더 익숙하도록 교육받았고 또 그렇게 살아왔다. 그 조직이 때로는 국가이고 학교였고 회사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바뀌니 이제는 나의 감정에 솔직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점점 더 살아내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해서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는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각 개인들에게 시의적절한 삶의 태도를 알려주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자신이 속한 조직에 몸을 잘 담으면 노후까지 적당하게 해결되기 때문에 조직내에서 잘 살아남는 방법이나 빠르게 성공할 수 있는 요령이 중요했다. 지금의 우리는 조직만 믿고 있다가는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치는 감원결정 혹은 비용절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자신의 삶 자체에 철저하지 않으면 정말 힘든 나날들을 보낼 수도 있다. 지금의 우리에게 뭔가 새로운 삶의 태도를 제시해주는 지침이 매우 필요한데, [미움받을 용기]는 그런 갈급함을 채워주는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혹은 아들러 심리학은 일본과 우리나라가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표현하지 않는 문화이기에, 사회나 조직안에서 각 개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문화이기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아마도 곧 중국에서 아들러 심리학이 유행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개인에 대한 배려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미국이나 유렵 등 서양의 문화권에서는 인기를 끌기 어려울 수도 있는 책이겠다.

한줄요약 : “뭐하러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신경쓰고 살아?”

★★★★☆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는 말이지. 가령 엄청난 재해를 당했다거나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았다면, 그런 일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네. 분명히 영향이 남을 테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무언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야.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을 결정한다네. 인생이란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걸세. 어떻게 사는가도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p.37

매우 공감~

내가 아는 젊은 친구 중에 소설가를 꿈꾸면서도 도무지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이가 있네. 그의 말에 따르면, 일하느라 바빠서 소설 쓸 시간이 없고 그러다 보니 원고를 완성하지 못해서 문학상에 응모할 여력도 없다는 것야. 과연 그럴까? 사실은 응모하지 않음으로써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두고 싶은 거라네. 남의 평가를 받고 싶지도 않고, 더욱이 졸작을 써서 냈다가 낙선하게 되는 현실에 마주치고 싶지 않은 거지. 시간만 있다면 할 수 있다, 환경만 허락된다면 쓸 수 있다, 나는 그런 재능이 있다는 가능성 속에서 살고 싶은 걸세. 아마 그는 앞으로 5년, 10년이 지나면 “이제는 젊지 않으니까” 혹은 “가정이 있어서”라는 다른 핑계를 대기 시작하겠지. p.65,66

이건 완전 내 얘기 같아서 너무 찔리는 부분이다.

고독을 느끼는 것은 자네가 혼자라서가 아닐세. 자네를 둘러싼 타인, 사회, 공동체가 있고, 이러한 것들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고독한 거지. 우리는 고독을 느끼는 데도 타인을 필요로 한다네. 즉 인간은 사회라는 맥락 속에서 비로소 ‘개인’이 되는 걸세. p.81

그래서 네가 있어도 아직 외로운 것이구만. 차라리 없으면 외롭지 않았을텐데 말이지…

기시미 이치로

철학자. 1956년 교토에서 태어나서 현재까지 교토에 살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철학에 뜻을 두었고, 대학교 진학 후에는 은사의 자택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논쟁을 벌였다. 교토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만기퇴학을 했다. 전공은 철학, 그중에서도 서양고대철학, 특히 플라톤철학인데 그와 병행해 1989년부터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했다. 아들러 심리학과 고대철학에 관해 왕성하게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펼쳤고, 정신과의원 등에서 수많은 ‘청년’을 상대로 카운슬링을 했다. 일본아들러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운슬러이자 고문이다. 역서로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강의』『인간은 왜 신경증에 걸리는 걸까』가 있으며, 저서로는 『아들러 심리학 입문』 외 다수가 있다.

고가 후미타케

프리랜서 작가. 1973년생이다. 잡지사에서 활동한 후 현재는 서적 라이팅(이야기를 듣고 집필하는 형식)을 전문으로 하는데, 비즈니스 서적을 비롯해 논픽션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켰다. 리듬감과 현장감 넘치는 인터뷰 원고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인터뷰집 『열여섯 살의 교과서』 시리즈는 총 70만 부가 넘게 팔렸다. 20대의 끄트머리에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고 상식을 뒤엎는 사상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 후 몇 년에 걸쳐 기시미 이치로 씨를 찾아가 아들러 심리학의 본질에 대해 문답식으로 배웠고, 그리스철학의 고전, 대화 형식을 취한 『대화편(對話篇)』을 모티브로 삼아 이 책을 집필했다. 단독 저서로는 『스무 살의 나에게 추천하고 싶은 문장 강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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