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용제품 개발기 SAPUI6 : SAPUI5 Custom Controls

Seungwon Go
ReturnValues
Published in
6 min readFeb 11, 2018
www.sapui6.com

벌써 만 3년이 된것 같다. 2014년 10월 창업을 결심하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당시 특별히 어떤 아이템이 있어서 회사를 그만두었다기 보다는, 그 시점에 그만두지 않으면, 평생 회사를 그만두지 못할것 같다는 불안이 컸던것 같다. 물론 그 이유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고,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그냥 막연히 많이 했던것 같다.

누군가는 새로운것을 두려워하지만, 나는 익숙해지는것이 너무 두려웠다.

그렇게 회사 생활이 점점 익숙해져 가는 하루 하루가 참 두려웠다.

회사를 그만두고 약 3개월이 지나니 슬슬 퇴직금으로 받은 돈이 동이나기 시작했고, 생계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기존에 다니던 회사가 ERP 전문 회사였고, 그중에서도 ERP 1위 제품인 SAP 기반이 컨설팅 및 개발 전문 회사였다.

나역시 이 회사에서 국내에서 가장 크다는 몇몇 대기업 ERP 컨설턴트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였고, 나름 ERP 시장에서는 쾌 잘나가는 엔지니어였던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고 가장 첫번째로 개발해서 해외시장에 판매한 솔루션은 웹기반, 정확히는 자바스크립트로 개발한 웹컴포넌트였다. 그 당시 SAP는 SAP 제품의 웹 Frontend 프레임워크로 SAP에서 직접 제작한 SAPUI5를 웹 프레임워크를 시장에 막 출시한 상태였다. 물론 이때만 해도 관련 Document가 잘되어 있지 않았고, 아직까지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된 사례가 없는 막 시작한 상태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SAP에서는 향후 모든 웹/앱 개발을 SAPUI5를 통해서 진행할것이라는 장기 Roadmap이 있었고, 나는 국내에서 SAPUI5 기술을 가장 먼저 접한 사람 중 한명이였고, 관련 기술을 가장 많이 알고 있던 사람이였다.

SAP 시장이 워낙 세계적으로 컸고, 동일한 웹기반 컴포넌트라고 해도 SAP 제품으로 판매가 되면, 시장 경쟁력이 있다고 판다하였기에, 그 당시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수 없을거라 생각한 SAPUI5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SAPUI5는 요즘 웹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인 Angular, React.js, Vue.js와 매우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단지 SAP에서 만들어서 SAPUI5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SAPUI5에는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UI를 구성할 수 있는 UI Control들이 다수 존재했지만, 실제 업무 시스템을 구현하기에는 약간씩 기능이 부족하다던가, 제공되지 않는 UI 형태가 있었고, 나는 실제 업무에 적용 가능한 좀더 고성능의 UI5 Control들을 만들고 이를 해외시장에 팔면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약 3개월간 SAPUI5에서 제공되지 않는 UI Control과 제공되고 있더라도 기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UI Control들을 만들었고, 이를 http://sapui6.com/ 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관련 기술로는 세계 최초의 판매 사이트였다. 현재는 오픈소스로 변경해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예상은 어느정도 적중했고, 독일 지멘스, 미국 존슨앤존슨, 한국 삼성, 현대, 기아자동차 등 굴지의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내가 만든 제품을 공급하게 되었다.

사이트 접속 현황 분석

그동안 약 138개국에서 웹사이트에 접속을 하였고, 약 3만명 정도의 신규 사용자가 접속 하였다. 3만명이라는 숫자는 매우 작은 숫자일 수 있지만, SAP라는 특화된 시장에서만 한정지어 생각하면, 쾌 큰 숫자이다.

이 당시에는 회사 인원은 나 혼자였기 때문에, 제품 개발, 판매 웹사이트 구축, 제품 홍보, 고객 응대 등을 전부다 혼자 하였다. 제품 판매 외에도 인도, 터키, 영국, 핀란드, 프랑스 등에서 SAPUI5를 이용한 프로젝트 파트너로 요청 문의가 여러차례 왔다.

지금 생각해도 참 웃긴게, 뭐가 그리 창피했는지, 이렇게 프로젝트 요청이 오면, 내가 혼자여서, 그런 프로젝트를 맡거나, 협업할 수 없다고 하면 되는데… 자존심이 뭔지.. 우리회사가 클라이언트로 부터 요청이 많아서 당신들이 요청한 일들을 할 여력이 없다고 둘러됐다.

그렇게 수많은 프로젝트 기회, 어쩌면 회사를 국제적으로 크게 성장 시킬수 있는 기회를 많이 놓쳤던것 같다. 사실 이때만 해도, 나는 절대 회사를 키울 생각이 없었다. 그냥 혼자 프리랜서로 하루에 최소한의 시간만 일하고 나머지는 좀 더 가족들과 즐기면서 살고 싶었다.

그렇게 1년 이상 하루에 몇시간 일하지 않아도 직장 다니는 다른 친구들의 몇배의 수익을 냈고,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즐기면서 여행도 다니면서 보냈던것 같다. (지금은 완전히 생각이 바뀌어서, 세상에 가치를 돌려줄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런 꿈을 같이 하는 동료들이 생겼다.)

약 2년 정도 유료 사이트를 운영을 하다가 1년 전부터 완전 무료화 하여 오픈소스로 이제는 제공하고 있다.

몇몇 지인들은 이 사이트가 그래도 SAP 시장에서 꽤 알려져 있고, 아직도 시장기회가 큰데, 무료화한 이유에 대해서 많이 의아해한다.

나역시 정말 잘한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요즘에도 가끔 직접적인 연락이 오고 있다. 이 제품을 이용해서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데, 맡아 줄수 있냐고..

여전히 이쪽 비즈니스를 앞으로 그냥 내버려 둘지, 좀 더 키울지 결정하지 못했고, 현재는 그럴 여유도 별로 없다. (우리는 지금 너무 재미난 많은 일들을 진행중에 있다.)

그래도 이 제품을 만들고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너무 즐거웠던것은 생각보다 내가 만든제품, 내 사이트를 SAP 시장에서 많이 알아봐 주고 있고, 정말 신기한건 간혹 해외에 나가서 만나게 된 SAP 쪽 컨설턴트나 개발자들과 얘기하다보면, 내가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이라고 하면 다들 신기해 하고 나를 대단한 사람으로 봐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큰 회사의 CEO나 매니저들이 어떻게 알고 직접 연락을 준다는 것이다. (나도 명예욕이 있나?? 이런게 좋긴 하니…)

혼자 제품을 판매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것이 단지 제품 뿐만이 아니고, 필요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것도 알았고, 그렇게 필요한 것들은 혼자 부딪히면서 하나 하나 만들어 내고,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된 너무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해서 매출을 만들어 내는 일은 분명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별거 아니다’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것도 모를때, 그냥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분명 해냈기 때문이다.

너무 두려워 할 필요 없다. 중요한것은 생각한것을 행동하는 것이고, 행동은 분명 그게 성공이 됐건, 실패가 됐건 결과를 돌려 줄 것이다. 그리고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