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Font.io 실패기 : Iconfont 판매사이트

Seungwon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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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 readMar 30, 2018

이글을 쓰자니 마음이 조금 쓰리다. 성공기가 아니라 실패기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것도 많지만, 역시나 실패는 쓰리다.

2017년 8월 17일 icon font를 판매하는 사이트(http://iconfont.io/)를 오픈하였다. http://fontawesome.io/ 와 유사한 사이트이다.

http://iconfont.io

icon font 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자면, 여러분이 웹에서 보게 되는 다양한 아이콘이 예전에는 이미지로 되어 있어서, 색상을 바꿀수 없었고, 크기를 바꾸면 아이콘 이미지가 깨지게 되는데, icon font로 만들어진 아이콘은 폰트(font) 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색상을 자유롭게 바꿀수 있다. 그래서 동일한 아이콘이라도 이미지가 아닌 icon font로 사용하면 그 사용성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이해하면 될것 같다. 그리고 웹상에서 보여지는 성능/속도도 훨씬 빠르다.

먼저 왜 이걸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을 하자면, 나는 당시 기업용 어플리케이션(웹시스템)을 자주 개발하고 있었고, 모든 웹시스템에는 아이콘이 들어가게 되는데, 나 역시 전세계적으로 개발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fontawesome.io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아이콘을 가져다 사용하고 있었다.

일단 무료니까 좋았고, 쓸만한 기본적인 아이콘은 다 제공되고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 비즈니스에 특화된 아이콘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신규 아이콘이 필요한 경우는 디자이너에게 새로 디자인을 의례 하거나, 아니면 의미에 안맞더라도 fontawesome.io 의 아이콘 중에 최대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아이콘을 그냥 사용했다.

이럴때마다, 좀 더 비즈니스에 맞는 아이콘이 있으면 구매해서 쓸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했다. (매번 디자이너에게 아이콘 하나 하나를 의례하면 그 비용이 너무 컸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내가 필요하면 다른 사람도 필요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좀 더 비즈니스에 특화된 아이콘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했고, 결론적으로 실행에 옮겼다.

원래 나는 내가 주도할 수 없고,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일은 진행하기를 싫어한다. 그동안 내가 개발해서 판매했던 모든 제품은 내가 직접 개발이 가능한 것들이였고, 내가 얼마든지 일정이나 품질을 컨트롤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콘은 내 영역이 아닌 철저하게 디자이너에게 의존해야 하는 영역이였기 때문에, 할지 말지를 정말로 많이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전적으로 모든 스케줄과 제품의 품질을 상대방에게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고심끝에 iconfont를 판매하는 사이트를 개발하기로 결심했고, 디자이너에게 아이콘 하나 당 가격을 책정해서 의례하고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제품을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이밍이다. 제품 품질이 최고가 아니여도 된다. 물론 최고이면 좋다. 하지만 최고의 품질을 갖는 제품을 만들다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는 것보다, 딱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정도의 품질을 갖고 최적의 타이밍을 갖는 것을 더 좋아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내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냥 이 생각은 내가 현재 내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원래 내 목표는 아무리 늦어도 2017년 1월에는 사이트를 오픈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 시기가 내가 생각한 최적의 타이밍에 deadline 이였다.

내가 직접 진행하는 일들에 있어서는 내가 생각한 일정을 못지킨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일만은 달랐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고, 전적으로 외부 디자이너에게 의례를 해서 의존하다 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계속적으로 일정이 늦어지게 되었고, 내가 생각한 1000개의 아이콘이 나오는데 까지 계획했던 일정보다 약 7개월이 늦어지게 되었다.

뭔가 타이밍이 이미 늦었음에도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자금이 아까워서 어쩔수 없이 판매사이트를 오픈하게 되었다.

내가 늦어진 그 7개월동안 fontawesome 사이트에서는 그동안 무료로만 제공하던 아이콘에 내가 생각했던 비즈니스에 조금 더 특화된 다양한 아이콘을 Pro 버전으로 유료로 판매할 계획을 내놓았다. (내가 판매사이트를 오픈할 때 까지만 해도 실제 Pro 버전이 판매되지는 않았고, 그들이 계획이 잘 꾸며져서 홍보되고 있었다.)

이미 icon font = fontawesome 이라는 공식이 개발자 사이에서 성립되어 있었고, fontawesome에서 무료로만 제공하던 것과 차별화하여 제품 개발을 시작한다데,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 내가 준비한 것들과 매우 유사했다. 물론 가격은 내가 만든 사이트가 훨씬 저렴 했지만, 그들이 장시간 동안 쌓은 신뢰를 이길수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개발자/디자이너 들이 내가 오픈한 사이트에서 아이콘을 구매하는 것을 일단 보류하게 만들었다. (내 사이트 오픈후 fontawesome Pro 버전과 비교하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사이트를 오픈 한 후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성적은 정말 처참하다. 한달에 평균 3~4개 (일주일에 1개 정도) 정도 판매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fontawesome Pro 버전이 출시가 되어서, 내 사이트의 판매량이 더욱더 증가될것으로 보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원래 계획대로 2017년 1월에 사이트를 오픈 했다면 상황이 조금 낳았을까? 물론 나는 더 좋았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당연히 모든 것을 내가 제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제품개발에 주체가 나(우리회사)가 아닌 경우는 더욱더 많은 요소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현시점까지는 실패를 맛보고 있다.

역시나 이렇게 실패를 하고 나면 실패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고민 안하면 괜히 더 손해보는것 같다.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진행할 수 없는 일은 그 일이 한명이 진행 가능한 일이여도 최소한 2명 이상의 인력을 통해 pair로 진행하자.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외부 디자이너 한명만을 고용해서 일을 진행했다. 그 한명에게 일이 생기니까 전체 일정이 바로 늦춰지게 되었다.

사이트 오픈 시기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자. 이 말은 오픈시기를 늦추자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너무 당연하게 한명이 디자이너가 아무런 문제 없이 일을 순조롭게 진행했을때 가능한 일정을 잡았다. 물론 내가 잡았던 일정 역시 그동안의 나의 경험에 의해 일정이 늦춰질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한 일정이였다. 그런데 때때로 이런 고려를 뛰어 넘을 정도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처음 이 작업을 같이 시작한 디자이너가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일을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중도에 다른 디자이너로 변경해야 했고, 이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너무나 컸다.

아직 사이트를 오픈하진 7개월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실패를 운운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일수도 있지만, 내가 지금 인정하는 실패는 현 시점까지의 실패를 말하는 것이다. 현 시점까지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꼭 금전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것만이 성공은 아니다.

난 지금 금전적인 매출을 좀 더 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사이트를 보완할지, 아니면 제품을 100% 무료화하여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의 비즈니스를 이행할지 고민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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