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세이 브랜드 디자인 회고 1 : 최소한의 브랜드 정체성 구축 프로세스

장주상(jusang jang)
Riiid Teamblog KR
Published in
11 min readJan 16, 2024

안녕하세요, 뤼이드(Riiid) Global Brand Chapter의 브랜드디자이너 장주상입니다.

기술 중심의 AIed 회사인 뤼이드에서는 다양한 학습 프로덕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AI 기반의 진단 및 학습 기술을 중심으로 시장에 다양한 프로덕트를 제작함으로써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함이겠습니다.

오늘 얘기를 나누고자 하는 ‘Santa SAY(산타 세이) ’는 산타의 패밀리 브랜드로, 토익스피킹 어학 시험의 실전과 동일한 환경에서 스피킹 연습을 진행하고, 점수 예측 및 첨삭을 받을 수 있는 AI 모의고사 서비스 입니다. STT*, 점수 예측, 문법 교정 등의 AI 모델이 사용되어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 목표 점수 달성을 돕고 있습니다.
*Speech-to-Text의 약어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을 나타냅니다.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 세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목표를 3가지로 설정하였습니다. 여러 프로덕트를 만드는 기술회사에서, 패밀리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 속 아래 3가지 목표들을 달성해 나가면서 느낀 고민과 그 과정을 나눠 보고자 합니다.

1. 산타와 패밀리 브랜드로 인지 될 것
2. 회화 기반의 학습 서비스를 나타내는 독립적인 모티브 발굴
3. 경쟁 서비스들과 차별화된 서비스 아이덴티티 구축

“새로운 회화 기반의 프로덕트가 나옵니다…!”

브랜드 구조
새로운 프로덕트가 나오게 될 때 다양한 프로덕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조직의 브랜드팀은 가장 먼저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해 ‘브랜드 위계’를 고민하게 됩니다. 기존 브랜드 간의 관계성 정의를 통해 브랜드 관리의 효율성과 각 브랜드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산타세이는 ‘토익스피킹’ 시험 대비 프로덕트로, 뤼이드의 여러 프로덕트 중 자연스럽게 ‘토익’ 시험 대비 서비스 산타와 연관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신규 프로덕트의 브랜드 관계성 및 위계 정의를 위해 토익과 토익스피킹 두 시험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였습니다.

“산타를 사용하는 토익 준비 유저가 ‘토익스피킹’을 시험 종목 전환하거나 두 시험 간의 연계성이 있나요?”
“없습니다. 이름만 비슷할 뿐 평가 영역, 시험 시간, 응시료, 시험 주기, 점수 범위, 주요 평가 영역 모두 다릅니다.”

너무 달라요. 토익과 토익스피킹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토익과 토익스피킹 제품의 다른 고객 니즈로, 브랜드 포지셔닝도 달라야 했습니다.

토익과 토익스피킹은 모두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시험입니다. ‘토익’과 ‘토익스피킹’ 서로 비슷한 것 같지만 시험의 특징과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서로 중첩되는 지점 없이 매우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험 평가 영역으로 토익은 ‘듣기와 독해’ 중심이며 영어 능력 전반을 평가하는 시험이고, 토익스피킹은 ‘말하기 능력’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영어 시험 학습 시장의 고객 니즈는 ‘효율성’입니다. 목표 점수는 달성하기 위해 드는 시간, 시험 준비에 필요한 금전 비용, 나의 학습 수준에 맞는 강의 선택 등 요소를 효율적으로 설계하여 목표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 종목을 선택하는 것 또한 효율적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취업, 대학원 진학, 유학, 이민, 해외 취업 등 점수가 필요한 목적에 따라 여러 영어 시험 중 한 가지만 독립적으로 선택하여 공부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독립성 때문에 토익시험을 준비하는 사용자가 토익스피킹으로 전환하거나, 토익과 토익스피킹 두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지 않는데요. 두 가지를 모두 준비할 때 버려지는 시간, 비용 기회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두 가지 시험 중 하나만 학습하는 고객 특성이 있습니다.

독립적이지만, 연관성을 가진
이처럼 두 서비스의 고객이 중첩되어 있지 않아 기존 브랜드 ‘산타’가 토익스피킹 도메인을 끌어안을 수 없는 등 여러 이해관계자분의 의견을 반영하여 독립성을 가진 브랜드로 인지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서비스 여전히 미국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서 주관하는 시험 대비 프로덕트이며, 토익이라는 워딩이 동일하게 들어가 있는 점, 산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마케팅 전략 등 독립적이지만, 연관성을 가진 브랜드로 인지되어야 하는 점을 브랜드 디자인 목표로 설정하였습니다.

[목표1]산타와 패밀리 브랜드로 인지 될 것
이처럼 이름에 같이 ‘토익’이 들어가지만 서로 독립적인 수험 시장과 고객의 학습 여정을 파악하였고, 브랜드팀 내에서 여러 브랜드 구조를 논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브랜드 위계의 여러 구조들

위 네 가지 브랜드 위계들을 하나씩 대입해 보며 가장 적합한 구조를 찾았는데요, 첫 번째로 기존 브랜드에 도메인을 추가하는 형태의 ‘Branded House’ 구조의 경우 ‘토익스피킹’ 준비 고객이 산타 세이 브랜드를 보고 ‘토익’으로 인식하게 되는 정체성의 혼돈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신규 브랜드의 독립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해당 구조는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여러 브랜드 각자만의 개성을 가진 House of Brands와 네 번째 Endorsed brands 구조는 산타와의 연관성이 떨어져 영어 학습 프로덕트라는 인식 및 마케팅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토익스피킹 대비 서비스가 ‘산타’라는 브랜드 안에 있되 독립성의 띤 ‘Sub Brands’ 구조의 브랜드 위계를 정의하였습니다.

빠르게 작동하는 브랜드 개발 프로세스
세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하기까지 결과적으로는 비교적 짧은시간이 소요 되었습니다. 많은 여러 기술 중심의 조직에서 프로덕트 개발과 브랜드 디자인 타임라인에 맞추기 어려운 문제를 겪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촉박한 시간 때문에 미흡한 완성도가 나오거나, 프로덕트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추후의 확장성을 고려하기 힘든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프로덕트 제작 조직의 의견을 빠르게 포착하고 추후의 브랜드 향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구조를 가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MVB(Minimum Viable Brand)프로세스를 적용하였습니다. 널리 사용하고는 개념은 아니지만, MVB란 MVB는 MVP(Minimum Viable Product)와 유사한 개념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최소한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여 시장에 출시, 이해관계자 및 고객 반응, 선호도 등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 및 확장해 나가는 브랜드 디자인 방식입니다.

1단계 : 이해관계자 Brand In-depth Interview
MVB 프로세스의 시작으로 프로덕트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에게 빠르게 답변할 수 있는 Brand In-depth Interview 문서를 제작하여 전달하게 됩니다.

Q. 고객이 프로덕트에 기대하는 효용은 무엇일까요?
Q. 해당 프로덕트의 코어한 타겟이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Q. 5년 뒤 상상되는 해당 프로덕트 어떤 모습일까요?
In-depth Interview 문항 중 일부

2단계 : 브랜드 미션 정의하기
이후 세부적인 과정으로는 브랜드 디자이너 및 브랜드 전략가가 서로 각 인터뷰 내용을 문장별로 쪼개어 이를 그룹화합니다. 또한 프로덕트가 해야 하는 것, 곧 전략 및 PoC를 통한 고객 피드백 내용 등을 확인합니다. 최종적으로 프로덕트가 핵심으로 해결하는 것을 고객 언어로 변환하여 고객가치 곧 브랜드 미션을 정의하게 됩니다.

3단계 : 브랜드 인상 포착 하기
또한 프로덕트 메이커들이 생각하는 브랜드 인상 포착을 위해 Brand Personality Slider를 진행. 키워드 결과 우선순위를 나열하여 팀 모두가 합의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Personality Slider 실행 시 중요한 것은 이해 관계자들에게는 생소하고 모호한 브랜드 키워드를 시각화 관념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브랜드 사례를 제시 함으로써 동일한 인상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Personality Slider 문항 중 일부

합의 가능한 키워드 제시를 통해 각 이해관계자가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동일하게 생각하는 브랜드 인상 포착하고, 가장 많은 합의를 끌어낸 브랜드 키워드를 도출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빠르게 실행, 작동할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을 위해 최소한의 문서로 프로덕트 팀이 생각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포착하였습니다.

4단계 : 브랜드 네이밍
브랜드 네이밍 아이데이션을 진행하였습니다. IT 회사에서 해커톤을 하는 등 프로젝트 성격의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경우 초창기 프로젝트명을 그대로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 또한 보게 됩니다. ‘프로젝트명’을 설정하고 초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그 이름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데요.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브랜드를 노출할 때 여러 인식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브랜드팀에서는 고민이 깊어집니다.

정답이 없지만, 있기도 합니다
프로덕트의 네이밍을 선정하는 일의 가장 큰 난관은 ‘정답이 없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을 검토하고 변경하게 되는 브랜드팀 입장에서는 때론 프로덕트 팀과 갈등에 부딪히기도 하는데요. 브랜드 네이밍에 정답이 없어 보이지만, 좋은 네이밍은 프로덕트 인지에 도움을 주고, 전체 패밀리에 맞는 네이밍 규칙으로 상위 브랜드와의 연관성 및 입체적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브랜드팀은 조직만의 네이밍 규칙과 프로덕트 이름 또한 디자인되어야 하는 점을 여러 조직에 알리고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GBC팀 화이팅!!)

위와 같은 브랜드 네이밍 관점을 전파하면서 프로덕트 이해관계자분들을 포함 디자인 조직과 함께 브랜드 네이밍 아이데이션을 진행하였습니다. 산타 세이의 초기 프로젝트 이름은 ‘산타 스프라이트’였는데요, 말하기(Speaking)와 쓰기(writing)를 합친 합성어였습니다. 스프라이트 또한 좋은 이름이지만 직관적으로 ‘회화 곧 구어’로 진행되는 토익스피킹 시험을 연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습니다. 브랜드 네이밍을 정하는 여러 방식이 존재하지만, MVB 방식으로 논의의 밀도 및 혼선을 줄이기 위해 네이밍 아이데이션 프레임을 제공하였습니다.

“오 이런 방법이 있는 줄 몰랐어요! 이런 프레임이 있으니까 0에서 부터 쥐어 짜내는 것 보다 오히려 막 던지기 좋은거 같아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단어결합, 단어합성, 단어 약자, 단어 변형, 의성어, 신화적 인물, 철자 대칭, 동의 반복, 문장 축약, 제2외국어, 핵심 문장 총 11개의 네이밍 아이데이션 프레임

짧은 시간 프로덕트팀 및 브랜드팀에서 함께 총 46개의 네이밍 후보를 던졌고, 최종적으로 3가지를 선정하였습니다. 1위 Santa SAY (산타 세이), 2위 Hi Santa (하이 산타), 3위 Santa R.eech (산타 리치)위 3가지 중 ‘Speaking Ai for You’ 의 약자이자 동사로 말하다라는 뜻을 가진, 회화 서비스 임을 직관적으로 인지 할 수 있는 SAY를 1위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렇게 MVB 프로세스로 브랜드 디자인을 구체화 하기위한 재료들 브랜드 미션 및 인상 네이밍을 도출하게 됩니다. MVB 프로세스를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브랜드 구축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프로덕트와 정렬된 아이덴티티 제작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최근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다양해지고, 고객과의 관계 및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객 변화에 맞춰 브랜드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지속해서 브랜드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빠르게 변화되고 적응해 나가는 조직에 맞춰서 브랜드를 만드는 프로세스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때론 실험적인 도전 또한 교육시장에서의 inefficiency(비효율), inconsistency(비일관성), inequality(불공정성) 세 가지 ‘i’를 제거해 나가는 뤼이드 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재밌었어요! 요청만 하면 뚝딱하고 나오는 게 아니라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는구나~하고 브랜드팀을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서 더 좋았어요!”

세이 브랜드를 디자인하면서 프로덕트 팀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보다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는 질문 또한 듣게 됩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현재와 같은 AI 시대에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더욱 필요한 역량은 열린 귀와 마음,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수용적인 태도임을 믿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브랜드 디자인을 구체화 하기위한 재료들(브랜드 미션 및 인상, 네이밍)을 통해 최종 결과물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산타 세이를 더 자세히 알고싶다면,
Santa SAY 살펴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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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상(jusang jang)
Riiid Teamblog KR

안녕하세요. Brand eXperence Designer 장주상 입니다. BX 디자인을 통해 비즈니스가 달성하고자 하는 고객 가치를 시각화&구체화하고 일관성과 다양성을 통해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