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세이 브랜드 디자인 회고 2 : 확장과 수렴의 반복을 통한 브랜드 구축

장주상(jusang jang)
Riiid Teamblog KR
Published in
9 min readJan 26, 2024

안녕하세요. 뤼이드(Riiid)의 브랜드 디자이너 장주상입니다. 이전 산타 세이 브랜드 디자인 과정을 회고하는 두 번째 글입니다.

앞선 글 「최소한의 브랜드 정체성 구축 프로세스에서」 MVB작업을 통해 최소한의 문서로 프로덕트 이해관계자들을 브랜드 프로세스에 참여시켜 산타 세이의 아이덴티티 시각화에 필요한 브랜드 인상과 미션, 네이밍을 도출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브랜드 시각화 과정을 회고해 보고자 합니다.

일관성과 다양성의 균형
토익스피킹 시험 대비 서비스인 산타 세이를 산타와의 브랜드 위계를 ‘Sub Brands’로 정의하였는데요, ‘Sub Brands’에서도 상위 Master Brand와 어느 정도의 다양성 혹은 일관성을 가질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산타와 서체를 같은 웨이트로 유지하고 심볼에서 산타 세이만의 브랜드 심볼을 제작하고자 하였습니다. ‘토익’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는 산타와의 인식 오류를 피하고 ‘회화 곧 구어’로 진행되는 토익스피킹 시험을 연상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산타 세이의 기호 : 기표와 기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로 ‘심볼’이라는 ‘기호’를 구축하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물리적 형태의 ‘기표’와 기표가 지시하는 의미 및 개념인 ‘기의’를 고민하게 됩니다. (기의를 Content로, 기표를 Form으로 정의할 수도 있습니다) 심볼 기호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하는 데 기의를 먼저 정의 할 것이냐, 기표를 정의할 것이냐 두 가지 접근이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항상 있는 고민이 됩니다. 이번 산타 세이의 경우 기의를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기표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의를 먼저 정의 기표를 추출해 내 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나무’라는 기의는 tree, arbre, baum 과 여러 나무의 형태로 표현 될 수 있듯이

산타 세이의 기의 정의를 위해 먼저 최종 결과물인 ‘기호(심볼)’를 통해 반드시 전달 되어야 하는 것을 논의 하였는데요, ‘토익’과 ‘토익스피킹’ 시험의 본질적인 차이는 텍스트 기반이 아닌, 구어-발화-음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 집중하였습니다. 또한 제품의 핵심 기능인 STT* 기능을 바탕으로 점수 예측, 문법 교정 되기 때문에 ‘말소리’를 브랜드 기의로 삼았습니다.

*Speech-to-Text의 약어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을 나타냅니다.

기표 : 말소리의 기표 탐색
말소리-음성-회화와 관련된 이미지를 펼쳐놓고, 이미지들 사이의 공통점과 아이덴티티로 발전 가능성을 탐구해 보았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기표를 찾기보다 대중적으로 인식되는 기표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였는데요, 최종적인 심볼 기호를 보고 그 속 내용을 유추 및 인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말소리는 눈에 보일 수 없기에 이를 도해한 여러 Index와 Symbol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 방법으로 말소리 혹은 소리 등을 여러 검색 엔진을 통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고 인식하고있는 기표들을 스크랩하였고, 한눈에 이를 볼 수 있도록 펼쳐놓아 여러 기표마다 공통점을 그룹핑하고 파생되는 하위 기표등을 파악하게 됩니다.

기호와 대상과의 관계에 따라 의미를 형성하는 세가지 방식 Icon, Index, Symbol
대중적으로 인식되는 말소리, 소리를 표현하는 시각 기표들

[목표2]회화 기반의 학습 서비스를 나타내는 기표 발굴
이후 기표가 기의가 나타내는 바를 직관적으로 잘 연상 하고 있는지, 기표의 형태가 단순하고 확장성이 있는지, 기표에 오류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은 없는지, 기표에 기타 문화적 이슈가 없는지를 고려하여 최종적인 브랜드의 기호에 가장 적합한 표현을 추출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산타 세이의 시각 기표로서 ‘음파’로 선정 하였는데요, 여러 높낮이를 그리며 생성되는 음파를 통해 구어적 유창성, 발음 및 문장 구조의 정확성, 문답 형식의 내용 흐름, 사용하는 어휘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토익스피킹’ 시험의 말소리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효과적인 기표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말소리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효과적인 기표 = 음파

산타 소리를 듣기 시작하다.
기표가 정해졌고 이를 가지고 다양하게 확장해 나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음파을 가지고 어떻게 산타 세이만의 브랜드 기호를 만들 것인가! 음파 하나만을 가지고도 무수히 많은 조형들을 만들 수 있을 텐데요, 이때 달성하여야 하는 목표 ‘산타와 패밀리 브랜드로 인지 될 것’을 고려했습니다. 때문에 산타 브랜드와 함께 노출되는 상황을 고려하고 패밀리 브랜드임을 인시 시킬 수 있는 조형 구조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산타와 동일한 조형 구조를 적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산타의 조형 구조는 인공지능의 특징을 드러내면서 고유한 시각적 특색을 갖추기 위해 X, Y, Z 축을 가진 노드 그래픽 기반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적인 적용으로 다소 단조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타와 패밀리 브랜드임을 전달 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였고, 음파의 개별 Element 구조가 반복의 단조로움을 보완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독자적인 조형 요소가 될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이때 ‘음파’ 기표를 사용하기로 결정 하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음향&방송 제품 브랜드와 유사 비즈니스로 인식되는 오류를 피하고자 노력 하였습니다.

[목표3]경쟁 서비스들과 차별화된 서비스 아이덴티티 구축
Element 조형에 따른 총 56개의 베리에이션을 진행하였는데요. 하나의 Element 반복되는 구조의 특성상 조형과 여백 값 작은 디테일의 변화에도 전체 인상이 바뀌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시안을 제작하였습니다. 여러 가능성을 가진 조형을 확인하여 시각적 언어를 발전시키는 기회 또한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여러 시안을 산타 세이 만의 브랜드만 독특한 식별성과 시각적 안정성을 찾아내고, 추후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 시키는 브랜드 그래픽을 개발하는데 유연성을 가진 시안을 탐색하였습니다.

선택된 시안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디테일한 조형을 시각 보정을 해주었습니다. 육각 노드 기반의 파형 구조 Element의 간격 값에 따라 전체 심볼 조형의 크기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미세한 조형의 간격을 조정해 주었고, 규격화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Element의 디테일 값을 조정하였습니다. 웹 환경에서 적합하게 인식되어야 하므로 화면 내 식별력과 최소 크기로 사용 시에 적합한 디테일 값을 조정하였습니다. 너무 과도한 음파 조형은 자칫 오리엔탈적인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기에 이 또한 조정이 필요하였습니다.

브랜드 의미 확장, 다양성 확보하는 브랜드 그래픽
시각 보정을 끝으로 최종 산타 세이의 최종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도출하게 되었는데요, 브랜드 아이덴티티 이외에도 브랜드만의 그래픽들이 필요한데요, 로고에서 다양한 의미들을 압축시킨 작업이었다면, 브랜드 그래픽을 통해 압축된 의미들을 풀어내어 브랜드 이미지의 다양성과 서비스 이해를 돕기 위함 입니다. 음파의 이퀄라이저의 중첩되는 그래픽을 사용하여 산타 세이가 주는 핵심 가치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또한 여러 파생 그래픽들을 추가하여 그 의미들을 더 확장 시키고자 했습니다.

내부 외부 고객의 목소리 청취 기반의 브랜딩
이번 브랜드 프로젝트는 브랜드 위계를 정의하는 것부터 네이밍, 브랜드 미션, 기의 기표의 탐색, 이를 구체화 해나가는 모든 과정을 브랜드팀 및 프로덕트 이해관계자분들과 공유하며 진행되었습니다. 프로덕트 팀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조직 내부 목표 3가지를 달성 및 현재 여러 채널의 후기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향후 세이 프로덕트에서 대한 사용자의 반응, 인지도, 만족도 조사, 판매 데이터 분석 등등 다양한 영역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적으로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성장할 수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빠르게 진행되는 기술 회사에 맞는 MVB 브랜드 디자인 프로세스 이해와 적용입니다. 브랜드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아내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브랜드의 비전과 미션, 타깃 고객, 경쟁 브랜드 등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각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다시 한번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단축시키거나 집중해야하는 영역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프로덕트 및 시장 이해입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프로덕트와 함께 고객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입니다. 따라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프로덕트의 특징과 기능, 타깃 고객을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덕트의 기능과 특징 그리고 영어 수험 시장에서 ‘토익스피킹’에 대한 이해 나아가 이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반영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AI가 로고도 만들어주는데…브랜드 디자이너의 미래는?

대 AI 시대 속 기술회사에서의 브랜드 디자인의 역할과 앞으로의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AI는 단순히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형을 생성할 수 있을 뿐, 실제 이해관계자들에게 특정 가치를 담아낸 조형과 그 결과물을 설득하는 일은 오로지 사람 디자이너의 몫입니다. 때문에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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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상(jusang jang)
Riiid Teamblog KR

안녕하세요. Brand eXperence Designer 장주상 입니다. BX 디자인을 통해 비즈니스가 달성하고자 하는 고객 가치를 시각화&구체화하고 일관성과 다양성을 통해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