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유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험 디자인 — Quizium 퀴즈 팝업 모드
유튜브를 보는 와중에 계속 팝업이 뜬다면, 그 제품을 사용하실 건가요?
최근, 저희 팀은 Quizium이라는 영상 기반 퀴즈 생성 AI 프로덕트를 신규 런칭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 기능은 ‘퀴즈 팝업 모드’로,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는 도중 AI가 사용자의 몰입도를 테스트하는 퀴즈를 팝업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팀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Quizium을 통해서 영상을 기반으로 학습하는 사람들의 학습 효율과 효과를 향상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제 역할은 이를 위해 UX 디자인이 어떻게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었고, 도달해 낸 결론은 놀랍게도 “유튜브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이 아닌 약간은 불편하게 만드는 경험을 제공하자” 였습니다. 이 글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디자인 프로세스와 유저 테스트 여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퀴지움의 퀴즈 딜레마: 유튜브 친화적 vs. 학습 몰입도 극대화
유튜브의 혁신적인 콘텐츠 배포 방식은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소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고, TV 또는 영화 시청과 다르게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보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순서, 속도,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uizium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할 때 이러한 유튜브의 독특한 사용 패턴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1. 유연한 퀴즈 모드
이러한 유튜브 사용패턴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 “유연한 퀴즈 모드”입니다. 이 모드는 유튜브 사용 패턴에 맞게 사용 방식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자인되었으며, 유연성 있는 학습 방식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살펴보고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하는 사용자를 위해 설계된 모드입니다. 사용자는 유튜브 비디오를 멈추거나 어떠한 제약 없이 AI가 생성한 퀴즈를 자유롭게 풀 수 있으며, 이 모드는 화면의 작은 부분만 차지하고 자유롭게 원하는 위치에 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은 비디오의 모든 질문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이를 빠른 요약 및 전체 비디오 개요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퀴즈 풀이와 영상 시청을 멀티태스킹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집중력이나 몰입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사항이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2. 퀴즈 팝업 모드
그 우려 사항에 맞선 디자인이 “퀴즈 팝업 모드”입니다. 이 모드는 사용자 참여와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디자인되었습니다.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고 싶지만 그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용자들을 고려하여 설계된 모드입니다. 각 질문은 비디오 내용을 기반으로 AI에 의해 생성되며, 사용자가 비디오에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적절한 시간과 주기에 맞게 퀴즈 팝업이 뜨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길게 느껴질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중간중간 퀴즈로 환기시켜 줌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콘텐츠를 조각내어 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하지만, 퀴즈 팝업이 강제적으로 화면을 가리는 방식은 유튜브 사용자들에게 편리하지 않아 사용자 리텐션이 감소할 우려와 함께 사용자 선호도도 낮아질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유저 테스트가 알려준 지표 — 불편하더라도 확실한 학습경험
두 가지 퀴즈 풀이 모드의 사용자 경험을 검증하기 위한 유저 테스트를 설계했습니다. 참여자들이 각 모드를 활용하여 각자의 학습 효과를 체험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교육적 목적으로 미국, 한국, 인도에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12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유저 테스트는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Quizium 제품을 활용하여 각자의 관심사에 맞는 동일한 도메인 내에서 유사한 난이도의 콘텐츠 영상을 2가지 시청하고, 각 모드에서 퀴즈를 풀이하며 학습했습니다.이후 참여자들은, 1. 몰입도, 2. 자유도, 3. 선호도 세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두 모드를 비교하고 자체 평가하였으며, 5점 척도를 활용하여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참여자들은 평가를 바탕으로 두 모드 중에 사용하고 싶은 한 모드를 선택하였습니다. 더불어, 관찰 및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평가 내용의 일치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유저 테스트 가설과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몰입도: “퀴즈 팝업 모드”가 높은 점수를 얻을 것이다 → 가설과 일치
- 자유도: “유연한 퀴즈 모드”가 높은 점수를 얻을 것이다 → 가설과 일치
- 선호도: 최종적으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유연한 퀴즈 모드”를 선호할 것이다 → 가설과 불일치
설립한 가설과는 달리, 참가자들은 퀴즈 팝업 모드가 유연한 퀴즈 응시 옵션보다 더 유익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주로 이 모드가 학습 목적을 더 잘 부합시키며 콘텐츠 시청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이것은 화면을 강제로 가리고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대조적으로, 퀴즈 팝업 모드를 선호하는 참가자들은 ‘강제성’을 받아들일 자발적 의사가 있다는 것을 나타냈습니다.
심리학과 교육 분야에서는 학습자가 향상된 학습 성과를 위해 도전이나 불편을 감수할 의지를 탐구하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이 개념은 종종 ‘바람직한 어려움’으로 불립니다. 유저 테스트 과정에서도 이 개념을 검증할 수 있었는데, 사용자들이 “퀴즈 팝업모드”를 선호한 것 또한 같은 이유였습니다. 사용자들은 학습 효과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편리하지 않은 “팝업창” 이라는 경험을 견딜 의지가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Quizium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되었습니다. 사용자 편의성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용자들이 Quizium을 학습 효과를 향상시키는 도구로 신뢰하고 경험하는 것이 핵심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Quizium은 퀴즈 팝업 모드를 중심으로 더 많은 사용자가 학습 효과를 확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런칭하였습니다. Quizium은 단순 편리하고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효과 있는 학습 경험(LX)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덕트가 되도록 여전히 개선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 퀴지움 사용해 보기
레퍼런스:
Bjork, R. A., & Bjork, E. L. (2020). Desirable difficulties in theory and practice. Journal of Applied Research in Memory and Cognition, 9(4), 475–479. https://doi.org/10.1016/j.jarmac.2020.09.003
Bjork, E. L., & Bjork, R. A. (2011). Making things hard on yourself, but in a good way: Creating desirable difficulties to enhance learning. In M. A. Gernsbacher, R. W. Pew, L. M. Hough, & J. R. Pomerantz (Eds.), Psychology and the real world: Essays illustrating fundamental contributions to society (pp. 56–64). Worth Publish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