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간 비콘?

JS Liu
Rusc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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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 readAug 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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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시대를 기대한다① 마트

마트에 가면~ 카트가 있죠.

카트를 끌려면 100원이 필요합니다. 다들 아..아시죠? 하지만 요즘에는 안내 직원이 동전 모양의 카드를 이용해 풀어주기도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SK 텔레콤은 지그비(Zigbee)와 와이파이(Wif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카트를 이마트에 선보입니다. 스마트 카트와 스마트폰은 와이파이로 통신합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으면 지그비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안내합니다.

이마트 스마트카트
http://youtu.be/TYxOnJFM-Ig

어떻게 됐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잘 안됐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주변 이마트에 스마트카트의 코빼기도 찾을 수 없는 거겠지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복잡한 절차 때문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뭘 먹으면 좋을까? 월남쌈을 해야겠어. 아보카도도 넣어 먹어야징. 근데 아보카도는 동네 마트엔 안팔아. 아! 이마트엔 팔지? 이마트로 가야겠어. 뭐야 이거. 스마트카트? 내 폰이랑 연결하면 제품을 잘 찾아준다고? 왜이렇게 복잡해? 앱도 켜야하고 NFC 태그랑도 접촉해야 하고. 근데 NFC가 뭐여? 몰라! 과일 코너에서 찾는 게 낫지.

불편하면 안 쓰게 됩니다. QR코드가 그래서 망했고, NFC는 대체 결제수단으로만 이용하려고 하니 잘 안됐죠.

시간이 흘러흘러 2013년.

애플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iOS7을 발표하면서 재미있는 것을 선보입니다. 아이비콘(iBeacon)이라는 녀석입니다. 아이비콘은 BLE(Bluetooth Low Energy)에 기반해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줍니다.

사실 비콘(Beacon)은 비가청주파수를 통한 사운드태그, 블루투스, Wifi 등 위치 인식을 할 수 있는 통신방식을 통칭하지만 아이비콘의 등장으로 인해 비콘 하면 BLE를 떠올리게 됩니다.

애플의 아이비콘과 에스티모트의 비콘 연결

장점이 더 크다고 하네요. 다시 한번 ‘커넥티비티’의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는 점 때문이죠.

비콘의 특징은 정확한 위치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 중 최고는 BLE입니다. 가령 사운드태그의 경우 대상이 ‘있다’와 ‘없다’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소음이나, 같은 주파수대의 신호가 가까운 곳에서 동시에 터지게 되면 인식에 장애를 겪을 수도 있죠.

BLE는 신호 세기(TxPower)와 RSSI 값을 계산해 정확한 위치를 측정합니다. 1미터 떨어진 곳과 30미터 떨어진 곳에서 각각 -20DB과 -30DB라는 TxPower 값을 날리더라도 떨어진 거리로 인해 RSSI 값이 달리 측정됩니다.

RSSI는 0에서 -96까지의 값이 있는데, 멀리 떨어질수록 그 값이 -로 커집니다. 이 두가지 값을 계산해 정확히 떨어진 ‘거리’를 알 수 있게 됩니다. RSSI 값만을 통해서도 거리를 측정할 수 있으나,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RSSI 값을 통한 거리 계산법

여기에 Txpower 값이 더해져 교차 체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정확도를 더욱 올릴 수 있겠죠. BLE 기반 하드웨어 품질 척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Txpower를 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죠.

비콘에는 세 종류의 ID가 있습니다. 벤더를 나타내는 UUID, 보통은 건물의 층수를 구분하는 데 쓰는 메이저(Major) ID, 같은 층 내의 매장을 구분하는 데 사용되는 마이너(Minor) ID로 세분화됩니다.

복잡한 기술 이야기는 여기에서 멈추고(저도 더 공부할 터이니, 다른 정보가 있으신 분들은 알려주세요 ☺), 이게 마트에 도입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 상상해보겠습니다.

마트의 과일, 생선, 육류, 가공식품 등의 코너에 BLE 비콘이 설치됩니다. 배터리 장착형을 설치하되 충전 잭을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가 설치되면, 불편함 없이 쓸 수 있겠죠?(보통 1년 간다고 합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켜고 이동할 때마다 각 코너의 비콘이 그의 위치를 측정합니다. 아주 정확하게요. 데이터는 비콘에 없습니다. 앱에서 분석합니다.

우유 코너에 온 고객에게 앱을 통해 그가 구매해온 식품 데이터를 분석해, 특가로 판매하는 브랜드를 추천해줍니다. 우유는 구매 주기가 분명하니 다른 것보다 분석하기 쉽겠죠?

쇼핑이 끝났습니다. 이제 돈을 내야겠죠. 그런데 계산대 앞에도 비콘이 설치돼 있습니다. 만약 홈플러스라면 홈플러스 포인트 카드를, 이마트라면 신세계 포인트카드, 롯데마트라면 롯데카드를 자동으로 추천해줍니다. 스마트폰에 해당 마트의 앱만 설치돼 있다면 가능합니다.(아이폰의 경우는 앱이 실행되거나 백그라운드에 있어야 한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웨어러블 기기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시기와 맞물려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활성화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통신하기에 이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시스템적인 문제로 도입이 쉽지 않아보입니다. 각 마트사에서 이를 책임질 직군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을 SI로 취급하려고 하는 국내 특유의 개발 문화도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런 거죠.

비콘 설치하면서 앱도 하나 만들어주는 게 어때? 디자인도 잘 해서, 납기일 맞추고. 우리는 돈만 주면 되는 거지?

그래서.. 해외 시장에서 기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목소리도 많다고 합니다. 기술은 완성됐으나, 비합리적인 현실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를 누릴 수 없다는 점은 2014년에도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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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Ruscco

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