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왜 검색 시스템을 개편했을까?

JS Liu
Rusc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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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 readAug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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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리 양식을 풀게 된 이유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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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스터디한다고 기자들을 모았더니 다음 날 ‘가두리’만 나와서 당황하셨죠? 아니면 예상한 일일 수도.

네이버가 지난 8월 22일 서울 역삼동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검색스터디’를 열고 기자들을 초대했습니다. 이날 이윤식 네이버 검색본부장이 기조 인사를 하고, 장급 엔지니어 3명이 발표를 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윤식 네이버 검색본부장, 원성재 네이버 문서수집랩장, 김상범 네이버 검색연구센터 박사, 곽용재 검색시스템센터장. 제공:네이버

제가 쓴 가두리 기사(?)를 인용해 이날 발표 내용을 짧게 정리하겠습니다.

원문: http://news.imaso.co.kr/96251

개편 목표는 네이버 외부 문서들을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하고, 웹사이트 운영진들과 소통창구를 만들어 문서 생산자와 사용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서 수집 시스템, 웹 검색, 검색 플랫폼을 전면 개편했다.

개편된 수집 시스템은 스트리밍 방식이다. 특정 시간을 기준 사용자가 전 세계 웹페이지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스냅샷 방식으로 찍었을 때, A라는 사이트에 검색 로그가 많다면 이를 중심으로 수집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웹 검색도 개편됐다. 일례로 추석차례상을 검색하면 기존에는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 게시물들이 주로 검색됐다. 하지만 개편 뒤 국립민속박물관이 안내하는 추석차례상 차리는 법과 같은 외부 사이트 문서들도 검색이 될 수 있게 했다.

지난 2011년부터 검색플랫폼 리뉴얼 프로젝트 ‘빅브루(BigBrew)’를 진행했다. 과거에는 이미지, 블로그, 웹문서에 해당되는 데이터들을 각각 따로 처리, 분석을 했다. 하지만 개편 후 이를 파이프라인 하나로 통합해 처리와 분석을 실시간 단위로 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아오! 길어! 짧게 설명해봐.

기존에는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 중심의 글들이 상위에 검색됐다면, 이제는 네이버 외부 사이트의 문서들도 잘 검색되도록 할 거야. 개편에 따른 결과들도 있지. 웹문서 카테고리에서 상위 20개 사이트로 이동하는 비율이 44%였지만, 개편 후 16%로 축소됐어. 골고루 간다는 뜻이야.

왜?

네이버 바깥에도 좋은 문서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등장으로 한글로 된 웹문서의 양이 증가한 면도 있지요. 기존 검색 시스템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이용자 니즈에 맞춰 검색 결과를 내놓기 어려워졌다는 판단도 들었고요. 그래서 개편! 고고씽!

이라는 것은 네이버의 공식 답변.

여기서 끝…은 아니고…

네이버는 검색시장에서 점유율 70%를 갖고 있습니다. 20%인 다음과 비교해도 절대 1위죠.

하.지.만.

모바일 생태계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2010년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SNS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죠. 시작은 트위터, 지금은 페이스북. 페이스북.

국내 월간활동이용자(MAU)가 1300만 명입니다. 이중 1200만 명이 한달에 한 차례 이상 접속하고 있습니다.

용도가 다르다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 네이버는 정보검색인 것이죠.

플랫폼 관점에서는 어떨까요? 네이버에는 카페도 있고, 지식쇼핑도 있고, 지식인도 있고, 블로그도 있고. 사람들이 모이는 PC 시절 최고의 플랫폼이었습니다.

플랫폼 관점에서 봐도 네이버가 갖고 있는 ‘검색’은 강력한 무기입니다. 구글의 도전이 매섭긴 하지만 한글 문서 검색에서 아직까지 네이버를 빼놓지 못하죠. 모바일이든 PC든 검색은 할 테니까요.

그러면 검색 말고 나머지 사용자들은요?

전지현과 함께 잘나가던 네이버 카페는 마치 다음 카페의 전처를 밟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식인은요? 초딩들의 놀이터!? 블로그는 맛집보다는 오빠 맛집을, 여성의 특정 부위(?)를.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오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뉴스를 봐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습득하는 비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봅시다. 그러면 네이버 검색 시스템 개편 의미가 단순히 가두리를 벗어난다고 해석하진 않게 될 것 같네요.

페이스북에 뺏긴 사람들은 마음아프지만 잊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자. 우리가 뭘 잘하지? 검색을 잘하지! 그렇다면 문서 생산자들과 소통 창구를 만들고, 이제는 네이버 카페, 블로그 말고도 외부에서 좋은 문서들을 모아보자. 그러면 문서 생산자들이 네이버를 통해 양질의 글들을 올릴 수 있겠지? 가락시장 도매상들처럼 네이버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거야. 워드프레스? 미디엄? 다 괜찮아 검색창에 띄워줄게. 스팸성 글들은 퀵드롭 방식으로 구분하고, 라스트 클릭 방식을 이용해 좋은 글들을 발굴할 수 있겠지.

한 가지 더. 옛날처럼 항상 카페글, 광고로 도배된 블로그들을 상위 검색 결과로 배치하지 않을 거야. 이미 사용자들은 가두리식 문서 배치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 이제 4~5인치 화면에서 입력된 단어들에 우리는 최대한 신선하고 좋은 결과물들을 찾아줄 거야. 이용자의 로그를 분석해서 ‘사과’를 검색했을 때 최대한 많은 로그가 모이는 웹문서를 우선 배치해 보여주겠어.

모바일 사용자 확보 측면에서 네이버 검색 시스템 개편을 바라본다면 목표점은 단순히 ‘가두리’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사용자 확보가 됩니다. 더 양질의 검색, 외부 문서를 이용해서라도 검색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겠다는 것이죠. 페이스북이 따라할 수 없는 네이버만의 것을 더욱 강력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네이버는 어떻게 모바일 사용자들을 모으게 될까요. 이번 검색 개편이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주목된다.고 마무리하면 기사체? ㅎㅎ 가두리다 아니다 논쟁이 다소 식상한 면이 있어 좀 더 넓은 관점으로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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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Liu
Ruscco

科技圈深度观察, interested in AI, Ecommerce, Fintech, Chinese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