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를 담보로 돈을 빌린다고?

Zoe Oh
Savant DAO
Published in
10 min readFeb 21, 2023

들어가며

NFT, 그래서 그걸로 뭘 할 수 있는데? 크립토 씬에 있다보면, 특히나 NFT를 기반으로 무언가 해보려 한다고 하면 많이 들어보았을 질문이다. 답은 “누구도 알 수 없다”이다. 이 산업이 언제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혹은 몰락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굉장히 많은 플레이어들이 NFT로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는 중이라는 것이다. 왜? NFT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디지털 상에 소유권이 보장된다는 점이기 때문에. 만약 더 많은 사람들이 NFT를 자산으로 인식하게 되면, 이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NFT가 내 자산의 여러 유형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금융활동, 즉 NFT를 기반으로 돈을 빌리는 것일 수 있다. NFT를 기반으로 돈을 빌리려면? 내가 가진 NFT의 가치가 내가, 그리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납득할 수 있게 책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 내 신용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으며 NFT를 기반으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borrower)과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들(lender)을 이어주는 플랫폼이 실제로 존재한다. NFTfi라는 플랫폼인데, 이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시장을 살펴보면 NFT를 기반으로 한 금융의 초석이 깔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NFTfi라는 플랫폼을 통해 NFT 대출시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양면시장에서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두 유저, borrower와 lender의 입장이 되어 P2P NFT 대출시장을 이해해보자.

NFTfi

각 유저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 NFTfi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NFTfi는 NFT를 담보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과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려는 사람들을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borrower가 여러 lender들이 제시한 조건 중 특정 조건으로 돈을 빌리겠다고 수락하면, 대출이 실행됨과 동시에 borrower가 보유한 NFT는 대출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스마트 컨트랙트 상에 에스크로로 보관된다. 대출 만기일에 borrower가 lender에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않을 경우, 에스크로되어 있던 NFT는 lender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NFTfi는 대출의 시작부터 끝까지 스마트 컨트랙트로 관리하기 때문에 NFTfi가 제 3자로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 NFTfi는 대출이 실행되어 만기에 borrower가 lender에게 상환하였을 경우에 한해서, 이자수익의 5%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상환하지 못하여 borrower의 NFT가 lender에게 넘어가는 경우에는 그 어떤 수수료도 가져가지 않는다.

2020년 5월 NFTfi 플랫폼이 동작하기 시작한 이후 NFTfi 내에서 약 31,000 건 정도의 대출이 총 3억 4천만 달러 정도 규모로 실행되었는데, 2022년이 되면서 그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이 되면서 NFT를 기반으로 한 금융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dune.com/rchen8/NFTfi

2021년 중반, 2022년 초반을 기점으로 대출 규모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단순 누적 외에 월 단위 통계치를 들여다 볼 필요성이 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1월의 수치를 보면, 2023년 1월 동안(1월 1일부터 현재 1월 31일까지) 4,399건 정도의 대출이 실행되었고, 총 대출 규모는 약 1만 8000 달러 였으며 최대 대출 규모는 약 25만 달러였다. 1월 간 평균 연환산 이자율은 32.28%였다.

대출이 실행되는 과정

1. Borrower: 매물을 올리다.

먼저 borrower의 입장이 되어 nftfi 플랫폼을 사용해보자. 매우 간단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nft가 nftfi가 whitelisting한 nft 프로젝트라면 플랫폼에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 내놓는 과정에서 1) 어떤 통화(wETH, DAI 혹은 둘 다)로 대출 받고 싶은지, 2) 얼마나(amount) 대출받고 싶은지, 3) 얼마동안(duration) 대출받고 싶은지, 4) 몇퍼센트의 이자를 낼 용의가 있는지를 쓰게 된다. 그리고 List as Collateral 버튼을 클릭하면 매물로 등록된다.

출처: https://nftfi.com/

이렇게 대출이 실행되기 위한 세 조각의 퍼즐 중 하나가 채워졌다.

2. Lender: 원하는 매물에 offer를 넣는다.

이제 lender의 입장이 되어보자. Lender는 앞의 과정을 거쳐 borrower들이 올린 NFT 매물들 중 원하는 매물을 골라 offer를 넣는다.

출처: https://nftfi.com/

어떤 lender가 Goblintown 4679번에 대해 빌려주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매물 페이지에 들어가면, 우측에 Make offer 버튼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버튼 위에 borrower가 위의 과정에서 설정한 조건이 나타나고, Lender는 그대로 혹은 그와 별개로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1) 금액, 2) duration, 3) APR 이 세 가지 조건을 설정하여 Make offer 버튼을 클릭함으로써 offer를 넣게 된다.

출처: https://nftfi.com/
출처: https://nftfi.com/

이렇게 대출이 실행되기 위한 세 조각의 퍼즐 중 두 번째 조각이 채워졌다.

3. Borrower: 가장 마음에 드는 offer를 수락한다.

대출이 실행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은 borrower에게 달려있는데, borrower가 lender들이 제시한 여러 offer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Lender가 offer를 넣으면, borrower는 아래와 같이 들어온 offer들을 확인할 수 있고, 수락한 offer의 조건을 기반으로 대출이 실행된다.

출처: https://nftfi.com/

대출 실행 속에 담긴 고민들

대출시장이 양면시장인 만큼 borrower와 lender 두 주체의 티키타카에 의해 대출 실행 과정이 이루어짐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명료하고 단순해 보인다.

맞다, 과정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다. 그러나 이 과정이 단순해보이는 이유는 복잡한 의사결정 요인들에 대해 많은 것들이 가정 되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NFTBank는 lender로서 nftfi 시장에 참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그 중 고민하는 주제 몇 가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는 어떤 lender가 Goblintown 4679번에 대해 빌려주고 싶다고 가정 했는데, 실제로 lender가 한정된 예산 안에서 특정 매물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은 10ETH가 있다고 했을 때, 어떤 lender는 작은 규모의 대출 여러개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lender는 큰 규모의 대출 한 개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규모의 대출이라고 했을 때, 어떤 프로젝트를 정하는지도 다를 것이다. 단순히 선호도에 따라 매물을 고르는 lender도 있겠지만, 그러한 개인의 lender가 아닌 수익창출이 목표인 lender라면 프로젝트의 유동성(마켓에서 얼마나 빠르게 팔리는지), 프로젝트의 가격 하락폭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 특정 매물을 골랐을 때, 그 매물에 대해 어떤 조건을 제시해야 할지도 결코 쉬운 고민이 아니다. borrower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면서도, lender에게 너무 risk가 크지 않은 조건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에서 risk라는 것은 무엇일까. borrower가 상환하지 않을 risk, 그리고 상환하지 않아 nft를 받게 되었을 때 그 nft가 팔리지 않을 risk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상환하지 않는 이유는 담보로 잡힌 NFT의 가격이 너무나도 떨어져서 빌린 금액보다 가치가 낮아진 경우가 대표적일 것이다(물론 NFT자체에 대한 애정이 존재하여 가치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상환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lender는 loan amount를 설정할 때 NFT의 가치 그리고 그 NFT의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NFT 대출시장에서 NFT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며, NFTBank와 Upshot의 NFT valuation이 NFTfi UI에 등장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 가치 평가가 잘 뒷받침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NFT의 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는 duration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duration과 같이 함께 고려해야 할 그 외의 요소들도 많다.

더불어 이 두 번째 고민이 더 어려운 이유는 lender가 제시한 조건이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하더라도 offer가 수락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Borrower가 어떤 조건에 매력을 느끼는 지는 소위 borrower 마음이고,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nftfi 시장이 peer-to-peer 시장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며 이러한 이유로 Pine과 같은 peer-to-pool 시장의 전망을 더 밝게 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nftfi 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NFT 대출 시장은 다음 글들에서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이 시장이 동작하는 이유

이 시장이 동작하는 이유는 borrower의 니즈와 lender의 니즈가 서로에 의해 충족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보다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보자. Lender들은 돈을 왜 빌려줄까? 먼저 이자수익 일 것이다. 1월 한달간 실행된 대출 건들의 평균 연이율이 32%대 일 정도로 기존 금융의 담보대출 시장보다 평균 연이율이 훨씬 높다. 두번째로는 부도가 날 경우에 받는 NFT를 갖고 싶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갖고 싶은 NFT가 5ETH 짜리라고 가정했을 때, 대출 실행시 빌려주는 돈은 5 ETH 보다 작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만약 부도가 난다면 갖고 싶었던 NFT를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borrower들은 돈을 왜 빌릴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상당 부분 물음표이고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다. 유동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왜 그렇게 높은 이자율을 주고도 돈을 빌리려 하는지, 레버리지한다면 그 방식은 무엇일지 등등.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nftfi에서 지금까지 31,000 여 건의 대출이 실행되었을 것이다. 이 답들을 찾아나가며 nft finance의 미래를 더욱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References

https://nftfi.com/

https://dune.com/rchen8/NFT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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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 Oh
Savant DAO

Product Manager @NFTBank.ai @UnboxingLabs | Writer @SavantDAO | No dream is too big to come 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