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진짜 진짜 악마, ‘프렌치 카페 누보’, 이번엔 인산염이다!

남양유업의 공포 마케팅

Jaeku Park
5 min readDec 6, 2013

식품 및 먹거리 관련 좋은 글들을 많이 쓰시는 까날(@kcanari) 님이 몇차례 남양의 잘못된 (공포) 마켓팅을 지적했었는데, 그 중 “진짜 진짜 악마, ‘프렌치 카페 누보’, 이번엔 인산염이다!” 글을 남양유업 측이 명예훼손이라며 까날 님의 블로그 호스팅 업체인 이글루스에 게시물 차단 조치를 요청하여 글이 차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글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글이라고 생각하는 바, 까날 님의 허락을 얻어 전문을 이하에 게재합니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글 외에도 “악마의 유혹이 아니라 악마 그 자체…..프렌치카페.” 글도 일독을 권합니다.

이하

전에 ‘카제인 나트륨’을 뺐다고 선전하는 프렌치 카페 믹스를 보고 ‘악마의 유혹이 아니라 악마 그 자체….. 프렌치카페.’라는 포스팅을 쓴적이 있습니다. 진짜 첨가물 가지고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도 가지가지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나온 ‘프렌치 카페 믹스 누보’를 보고 뿜었습니다.

아… 남양의 마케팅부는 진짜 악마다.

이른바 대리점 밀어 넣기를 하는 회사가 한둘이 아니지만 남양만 크게 터진 이유를 알겠습니다. 회사에 그냥 상도덕이 없네요.

“가장 많은 첨가물 카제인도 두번째로 많은 첨가물 인산염도 無첨가” 이번에는 카제인에 이어 인산염을 들고 나왔습니다. 인산염, 요즘 종종 듣는 식품 첨가물이죠 콜라에 들어있어 뼈가 녹는다는 인산이 바로 이거군요!

그럴리가 있나요. 단언하자면 인산은 칼슘과 함께 뼈를 이루는 주성분이며 생체 활동의 기반인 ATP(아데노신 삼인산)의 주요성분입니다.

물론 많이 먹어서 몸에 좋을바는 없지만, 어느정도 섭취를 해줘야 하는 필수 미네랄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미네랄은 나트륨(3500mg/일)과 칼륨(3500mg/일)이며 그 다음이 인(700mg/일)과 칼슘(700mg/일)입니다. 다른 필수 미네랄은 다 합쳐봐야 인 하나의 필요양만 못합니다.

진짜 프렌치카페 누보를 기획한 인간들이 악마라고 생각한 부분입니다. 여기 권장 섭취량을 일부러 오해하게 써놨습니다. 여기의 권장섭취량은 소금하고 달리 ‘최소한 이 만큼은 먹어줘야 하는 양’입니다. 여기까지는 먹어도 괜찮다는 뜻의 상한섭취량은 ‘3500mg/일’로 평균 섭취량의 두배가 넘습니다.

인이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이유는 칼슘에 비해 섭취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칼슘하고 똑같이 몸에 꼭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지만 요즘은 오히려 칼슘이 흡수되는데 훼방꾼 취급을 받습니다. 골다공증의 원인은 인 보다는 운동을 안 해서지요… 우주 비행사가 지구로 돌아와서 몸도 가누지 못하는게 인을 많이 먹어서가 아닌 것처럼요.

인은 뼈의 주성분이자(무기물의 50~58%, 칼슘은 37~40%) 대사 활동의 기반이 되는 ATP(아데노신 삼인산)의 주요성분이기도 합니다. 인이 세 개나 들어가지요? 뼈에 저장된 인의 10%는 몸 안에서 대사 활동에 쓰입니다. 칼슘만 뼈에 저장되는게 아닙니다.

카제인과 마찬가지로 몸에 나쁠리가 없는 필수 미네랄에 ‘식품 첨가물’이라는 굴레를 씌워 조리돌림을 하는 것이 남양이라는 회사입니다. 이게 처음도 아니잖아요?

인산염을 많이 먹어서 좋을 건 없겠지만, 커피 믹스의 부재료인 프림에 식품 첨가물로 들어간 인산염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습니까? 하루에 섭취하는 인의 95%는 자연식품에서 섭취하고 5%만 이런 식품 첨가물의 형태로 섭취한다고 합니다. 애초에 그렇게 인을 섭취하는 것이 무서우면 어떻게 뼈를 고아 인을 우려낸 사골 곰탕은 어떻게 먹습니까? 인 덩어리인 뼈를 고아서 탕을 끓이다니.

그럼 과연 프렌치 카페 누보에는 인이 안들어 있을까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아라비카 골드라벨 누보를 보면 ‘인산칼륨’이나 ‘인산칼슘’같은 인산염은 안 들어 있지만, 대신 다른 커피믹스에는 안들어 있는 미네랄 혼합물이 추가 되어있습니다.

저 미네랄 혼합물에 인산염이 들어있다는데 왼손 새끼 손가락 손톱을 걸죠. 공산품에 없던 재료가 들어가면 뻔합니다. 원래 있던 재료의 대용품이죠. 카제인 나트륨 다음에 카제인이 들어간 농축우유 단백 분말을 넣고, 아질산 나트륨 대신 아질산이 듬뿍 들어간 샐러리 추출물을 넣고, MSG대신 MSG가 들어간 김치찌개 분말은 넣는 것처럼 뭘 뺐다고 하고선 진짜로 빼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냥 그게 많이 들어있는 다른 이름의 첨가물을 넣을 뿐입니다.

카제인과 마찬가지로 이번 인산염의 경우에도 남양의 식품 첨가물 공포 마케팅 2라운드인 셈입니다.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
최낙언 지음/예문당

식품 첨가물에 대한 공포 마케팅에 질려서 반론하는 책도 나오긴 했습니다. “식품이 오늘날처럼 안전했던 적은 없었다. 또 소비자가 지금보다 더 불안했던 적도 없었다. 그 이유는 불신이다.”라는 미래학자 칼 하인츠 슈타인뮬러의 말을 표지에 박아 넣었습니다. 여러모로 의미 심장한 말이네요…..

인산염 무첨가를 장점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도 모 TV 프로그램에서 인산염의 위험에 대해 줄기차게 떠든 덕분이겠지요. 덕분에 카제인에 뒤이어 인산염을 무기로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인이 무섭다면 사골 곰탕, 돈코츠 라멘, 설렁탕, 감자탕을 멀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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