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心

How are you? #5

추석을 맞아 집에 내려가는 중에 미셸 투르니에의 ‘외면일기(Journal Extime)’을 읽었다. 140여 페이지를 보았는데도, 별생각이 없는 걸 보니, 책 읽기를 위해 책을 읽는듯한 느낌이다. 나를 둘러싼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책을읽는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면, 잠시나마 그 속에 녹아들어 마치 주인공인 듯, 나무인 듯, 감정인 듯 나를 여기저기 가져다 놓지만, 책을 덮고 나면 그 여운이 채 1분을 가시지 않는다. 책을 사는 것은 외로움을 달래는 수단으로 전락 해버 린지오래라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책들이 한심한 듯이 날 바라본다.

정작 마음이 가는 사람에게는 서투른 모습에 소심함이 더해져, 자신감은 온데간데없고 늘 비웃어대던 그 치들과 모습이 꼭 같다. 이대로 먹고사는 것 또한 나쁘지 않으나, 이리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기저기 들이대는 것은 왤까.결국 원하는 대로 옆에 누군가를 둔다고 한들 새로운 갈등에 봉착하여 다시 지금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그 이유를가끔 떠올려보면, 아직도 그 전과 같이 미숙하고 서투르고오만한 상태의 ‘나’이라서 그런가 한다.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는 말(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가또 다른 나에게 해주는)과 함께 좋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연락을 주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나, 아직 나는 어른은커녕 오히려 더 미숙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제일 불편한 것은, 언제나 ‘더’ 큰 모자람을 타인에게 보여주고 나서야 깨닫는 것이다. 밤마다 이불을 걷어차 대는 바람에 이불이의외의 모양으로 헤져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나도 소셜 네트워크의 주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처럼 f5만 누르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메시지도 보내지 않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