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생각도 분량도 짧은 후기 #1

배성태 일러스트레이터의 인스타를 보던 중, 제목과 표지 그림에 이끌려 주저없이 구매한 책,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유재필 작가의 책이다.

오늘 배송 왔는데, 퇴근길에 다 읽어버렸다. 저자가 근 두달동안 애써 적은 글을 순식간에 읽어버려 왠지 미안한 감정도 들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내용일 수 있지만, 책에 대한 내 감정을 몇자 적어본다.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모르는 작가 였지만, 알고보니 그전에도 소소한 산문집을 낸 적이 있더라. 그 책은 추후에 구입할 예정이다.

배성태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려주었다고 본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을 보았을 때, 사실 그림은 표지에만 있을 줄 알았다. 책 중간에 나오는 챕터별 표지는 구입해서 확인해보면 좋겠다.

책은 들고다니면서 읽기에 적당하다. 독립출판물이 대개 그렇듯이, 군더더기 없는 편집과 종이의 촉감이 기분 좋다.

책의 내용은 정말 소소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속된말로 찌질해보일 수도 있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조금은 위안을 얻었다. ‘내가 떠났던 여행에 대하여’ 이야기처럼 고향이 지방인 나는 집에 갈때면 몇시간동안 버스에 앉아 지루함을 달래는데, 영화같이 옆자리에 매력적인 이성(최근엔 그냥 매력적인 사람으로 정정했다.)이 앉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종종한다. 우등버스는 2인 좌석, 복도, 1인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예매 시간을 놓쳐 2인좌석에 안게되는 경우에는 옆사람이 궁금해진다. 영화같은 일은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그래서 주로 1인 좌석을 구매하지만) 그래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리라. 대부분은 앉으면 버스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을 청한다. 나는 그 시간이 아까워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데, 가끔은 흘끔흘끔 영화를 훔쳐보는 분들도 있다. 이어폰을 건네며 “ 같이 보실래요?” 라고 마음으로는 이야기하지만, 숫기 없는 나는 그냥 무시한채 영화에 집중한다.

어떤 날은 귤을 건네는 아주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하며 나눈 적도 있었다. 자기 딸이 미대를 가고 싶어하는데, 당시 미대 학생이던 나를 매우 반가워하며 이것저것 물으시던 기억이 난다. 휴게소에 들러 보답으로 두유를 사드리고 잠이 드는 바람에 이야기는 더이상 오가지 않았지만, 아주 가끔 그 분의 딸은 원하던 학교에 갔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이렇듯 쉽게 흘려보내는 일들, 생각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평소에 워낙 산문집을 좋아하는 터라,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말이 없다던 작가는 책 속에서 여간 수다스러울수가 없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내내 작가와 대화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을이 오면 한번 더 읽어보리라.

혹시 구매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위 책 제목에 내가 구매한 곳을 남긴다. 검색하면 금방 나오지만, 그건 이미 내가 했으니 서점에 가기가 여의치 않은 사람은 이용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