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꾸준함
신입 시절, 의욕 넘치던 내가 들었던 최악의 조언은
야근을 열심히 하면 개발을 잘하게 될거란 말이었다.
그래서 인간처럼 야근을 열심히 했고 그때를 후회한다.
차라리 신입 때 사이드 프로젝트 많이 만들어 보고, 일 하면서 정확히 모르고 넘어가는 기술들에 대해 학습 해보며 나한테 맞는 학습 방법을 찾는데 시간을 쏟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스쳐 지나간다.
때로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직접 경험하는게 백번 듣는 것 보다 임팩트가 큰 경우가 있다. 과거의 나는 한 명의 개발자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뛰어난 시니어가 회사에 입사해 개발 문화 / 프로세스 / 팀을 바꾸는 걸 직접 봤던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테스트 코드의 장점에 대해 여러 번 듣는 것보다, 기능을 수정 했더니 기존 테스트가 깨지면서 수정한 로직에 문제를 발견하게 될 때 테스트 코드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알게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만나본 동료들 중 일을 정말 잘하는 개발자들을 보면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꾸준함이였다.
그 분들이 천재라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건 아니였다.
- 매일 의도적인 학습과 그 시간들이 내공으로 쌓여 잘하시는 분
-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하는 걸 집요하게 찾아내거나 직접 만드시는 분
- 할게 없다면 당연하듯 책을 읽고 무언가를 학습하시는 분 등등
내 경우 머리가 똑똑하지도, 어린 나이에 코딩을 한 것도, 신입 때 의도적으로 성장을 위한 시간도 없었기에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더 꾸준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성공하고 싶다는 야망까진 없는데 그냥 적당히 돈 벌며 일할 순 없을까? 하지만 아래 질문들에 고개를 끄덕인다면 어느 정도는 회사 밖에서 성장해야 하는 시간들이 분명히 필요하다.
- 이직하기 쉬운 연차가 아닐 때 (진격의 3, 5년차가 훌쩍 넘었을 때), 원하는 회사에 이직하고 싶다면
- 경력이 더 적은 개발자들이 나보다 개발을 잘 한다고 느끼고, 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고 싶지 않다면
- 연차에 맞는 역량을 갖춰 회사에서 자아실현 욕구를 성취하고 싶다면
결국은 처한 환경이나 만나는 사람을 통해 깨닫기 때문에 좋은 동료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엔 부정할 수 없다.
퇴근하고 카페를 가서 공부하지 않는다고 좋은 개발자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성장을 위한 시간을, 빨리 시작할수록 복리처럼 더 좋은 기회와 역량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내 경험상 주변에 일이 되게 하고 인정받는 개발자들은 다 꾸준함을 가지고 있었고 나도 앞으로 5년, 10년 그 이상 꾸준하게 노력할 수 있는 개발자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