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 central-bank digital currencies break the banking system?

Huisu Jang
slcf
Published in
8 min readMay 6, 2021

본문은 The Ecomonist의 다음 기사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지금부터 2035년이라고 상상해보겠습니다.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모든 기관들의 신용도는 바닥을 쳤습니다. 이 시점에 은행 계좌에 있는 여러분의 자금을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요? 더이상 믿을 수 있는 은행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은행이 더이상 계좌에 있는 나의 자금을 지켜줄 거라고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마도 이 때 여러분의 돈을 중앙은행이 발행한 CBDC계좌로 옮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금융위기 상황에서 시중 은행은 믿을 수 없을지라도, 국가가 신뢰를 어느정도 보장하는 중앙은행은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사례는 CBDC가 구현될 경우 가능한 미래의 이야기 중 하나 입니다.

CBDC란 central-bank digital currency 의 약자로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는 것 입니다. 중앙은행이 종이형태가 아닌 디지털 형태로 된 화폐를 발행하는 것과 관련된 논의는 사실 전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1980년대 부터 논의된 사항이었으나 최근에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의 발전과 결제 서비스들의 발전을 동반하면서 그 논의가 한층 더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BDC의 목적으로 다뤄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결제시스템을 편리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탈중앙화된 형태의 암호화폐에 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으며 이와 더불어 정부가 주는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된 화폐를 발행하기 위해 Facebook에서도 Libra (현재는 Diem)라는 토큰을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CBDC의 정의는 나라마다 다르며 도입하고자 하는 이유 또한 모두 다릅니다. 본 기사에서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특히 은행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해서 CBDC가 등장할 경우 어떤 현상이 생길 수 있는지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CBDC를 일반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경우와 특정한 기관이나 기업들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주로 논의하는 것은 일반 사람들이 CBDC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경우 입니다. 간단히 일반 사용자들이 계좌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형태로 이루어진 화폐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CBDC가 은행에 위협이 되는 상황은 앞서말한 금융위기 시점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CBDC가 은행 계좌보다 더 매력적인 보유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물리적인 종이 화폐를 화폐정책에 사용하는 것처럼 전자형태의 CBDC를 화폐정책에 사용한다면 일반 국민들에게 CBDC 잔고를 보유하는 것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게 될 것이고 일반 국민들은 이자율을 비교해서 일반 상업은행 대신에 CBDC계좌에 보유하는 자산의 총액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일반 상업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유치하는 것에 있어 중앙은행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가지게 되며 자신의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잔고를 기반으로 하는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사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일반사용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자신의 자산을 어떤 형태로 보관할지를 결정하는 문제에 하나의 옵션이 추가되는 것 뿐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자산을 보관하기 위한 수단(여기서는 은행)을 결정할 때 다음의 두 가지를 고려합니다. 첫 번째는 해당은행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내 예금을 제 1금융권 은행에 보관할지 혹은 제 2금융권 은행에 보관할지 등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고려하는 상황은 어떤 은행이 보다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하는지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일반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위한 조건들을 고려해서 CBDC 계좌가 일반 사용자들에게 가장 높은 신뢰와 높은 이자율을 제공한다면 일반 사용자들은 자신의 자금을 CBDC 계좌에 보유할 것 입니다.

하지만 일반 상업은행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자신이 보관하는 예금의 총액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 위협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에서는 CBDC 시스템을 디자인 할 때 가능한 예금의 총액에 상한선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며 혹은 일반 사용자가 암호화폐를 디지털 형태의 “지갑”에 보관하듯이 일반 상업은행들이 우리의 CBDC를 대신 보관하는 “지갑”의 역할을 수행하게 하여 기존 대출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금융시스템 구조를 유지하고 일반 상업은행의 주요 업무에 피해를 주지않도록 CBDC를 구성해야만 할까요?

현재의 금융서비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프란체스카 카라펠라 와 연방준비은행의 장 플레밍이 정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자금흐름을 재정리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자금 순환의 성숙도를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CBDC의 발행이 다음 그림과 같이 자금 순환의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금순환의 구조 변화

현재 자금의 흐름은 일반적으로 개인이 은행에 돈을 예금하고, 은행이 그 돈을 중앙은행에 보관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CBDC의 발행은 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개인이 일반 상업은행이 아닌 중앙은행에 돈을 직접적으로 예금하고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돈을 지급하는 형태로 바뀌게 될 수 있습니다. 2019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CBDC의 발행은 정부가 지금까지 암묵적으로 수행하던 LoR (Lender of last resort)의 역할을 명시적으로 수행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LoR은 단순히 생각해서 파산위험과 같은 이유로 자금이 필요한 시중은행이나 기관에 자금을 빌려주는 최종적인 채권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지금까지 정부가 그 역할을 다소 우회하여 수행했다면 CBDC의 발행을 통해 자금순환의 방향을 바꾸고 LoR의 역할을 직접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주요 대출을 감당하는 상황이 정부의 과도한 확장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일반 사용자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기 전에 은행의 신용도를 평가하기 보다는 정부의 예금 담보에 대한 안전장치를 신뢰하는 것이고 다시말해 일반 사용자들도 중앙은행이 LoR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점차적으로 예금이라는 서비스 자체가 점점 더 규모가 큰 은행에 집중되는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CBDC를 통해서 중앙은행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명시적으로 LoR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자금의 흐름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중앙은행은 어떤 기관에 얼만큼의 돈을 대출해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자금시장에서 항상 존재하는 불가피한 문제이며 CBDC의 발행으로 손쉽게 해결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정부가 어떤 기관을 구제해줄지에 대해 항상 지혜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일반 상업은행이 일반 사용자들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 적절한가?

자금시장의 관점에서 CBDC의 발행으로 인한 상업은행의 탈중개화 문제를 바라봤을때 은행이 일반 사용자들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돈을 빌려줄지말지에 관한 의사결정에 대한 리스크는 자금시장에서 배제할 수 없는 위험이며 이미 많은 대출기관들은 다른 자산들을 기반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은행은 다른 뮤츄얼펀드나 투자기관과 다를 바 없어 보이며 다만 다른 점은 일반 사용자들의 예금을 담보로 그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상업은행이 일반사용자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옹호해 왔습니다. 일반 가구의 자금은 완전히 안전한 자산에 보관되어야 하고 대출기관은 일반 가구의 자금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금조달을 해야한다는 것 입니다. 또한 실제로 미국의 대부분의 대출 활동은 자본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일반 상업은행들은 필수적인 대출기관이 아닙니다.

만약 대출과는 별개로 은행의 신용이 계속 유지가 되어야 한다면 ?

대출서비스 이외에 상업은행이 수행하는 역할이 명확하고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상업은행의 신용이 유지가 되어야 한다면 정부가 이를 직접 보조할 수 있습니다. 또한 CBDC의 발행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현재의 모호한 금융 시스템 구조를 명확하게 만드는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일반 상업은행과 같은 기관이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을 명시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보조금의 존재가 일반 대중들에게 반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정부나 해당 기관에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CBDC의 등장이 어떻게 상업은행의 탈중앙화를 야기하는지에서 시작해 은행이 진짜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도달하기까지 다양한 논의점들을 살펴보았습니다. CBDC의 도입은 기존 금융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반면 지금의 금융 시스템 구조를 개선할 가능성 역시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CBDC 시스템을 도입을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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