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 소셜커머스의 수익모델
온-오프라인 연계로 틈새시장을 파고들다
어느 지역 소셜커머스 업체의 수익모델에 관한 얘기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위메프, 쿠팡, 티몬 등 메이저 몇 개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창업 후 1년 내에 반짝하고 사라졌다. 처음 소셜커머스 열풍이 불던 시기, 작은 도시에도 20~30개씩 생겨났던 소셜커머스는 자금회전과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치열한 경쟁 시장을 이겨내지 못하고 대부분 사라졌다. 트렌드에 휩쓸려 너도 나도 시작했던 소셜커머스 ‘열풍’ 이었으니 금새 거품이 빠졌던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오히려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메이저 3사의 치열한 경쟁과 자본 경쟁을 이겨내고 아직까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기까지 하다.
내가 아는 어느 지역 소셜커머스 업체의 이야기다. 아직 메이저 업체들이 지역 딜을 시작하기 전에 시장을 선점했던 이 업체는 인구 50만 수준의 작은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하게 버티고 있다. 아니, 오히려 아직도 나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 소셜커머스의 딜레마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은 여느 소셜커머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에서 정가의 50% 수준으로 반값 딜을 진행하는 할인 서비스를 진행한다. 매일 상품이 바뀌고, 장기간 진행하는 딜도 있고, 단기간 진행되는 딜도 있다. 익숙한 풍경이다.
문제는 판매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해야만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에 다양한 상품의 딜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 규모가 작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소셜커머스는 지역 주민들의 구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 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메이저 3사도 하루 수천가지 품목의 딜을 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이유다. 매일 수십가지 딜을 성공시키기 어렵기에 지역 소셜커머스는 열심히 운영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온-오프라인 연계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다
그래서 이 업체는 오프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동네마다 뿌려지는 지역 광고전단지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이미 각 지역마다 4~5가지 이상의 광고전단책자가 발행되고 있었지만 그들은 과감히 이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그들의 전략에는 몇가지 차별점이 있었다.
1. 온라인에서 쌓은 고객과 업체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와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 지역 광고책자 시장의 가장 첫번째 조건은 참여 업체를 어떻게 끌어오느냐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이 업체는 오프라인 지면에 광고를 내는데 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 다년간 쌓은 소셜커머스 인맥을 활용해 광고책자 홍보에 참여시킬 수 있었다.
고객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객 또한 온라인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서 쌓은 신뢰와 나름의 명성을 활용해 소셜커머스 사이트와 같은 이름의 책자를 빠른 시일 내에 고객들에게 인지시킬 수 있었다.
2. 참여업체들의 결제문제를 해결했다.
고정 금액으로 지출되는 오프라인 광고는 팔리는 만큼 나가는 온라인 소셜커머스 수수료보다 부담스러웠기에 참여 업체들의 주머니를 열기가 쉽지 않았다. 매달 수십만원씩 지출되는 광고비가 동네 치킨집, 피자집에게는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들은 오프라인 광고를 진행한 업체들에게 광고비를 받을 때 두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첫번째는 광고비를 현금지급하는 것, 두번째는 광고비를 금액에 상당하는 현물(제품)로 지급받는 것이다. 오프라인 광고책자에 30만원짜리 광고비를 낸 치킨집이 업체에 30만원어치 치킨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식이다. 업체는 이렇게 받은 제품을 온라인 소셜커머스에 딜로 올려서 다시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참여업체들은 현금 대신 제품으로 결제해서 부담이 적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금액으로 소셜커머스 딜을 꾸준히 받을 수 있으니 이득이다.
상당히 러프한 방식이지만 효과는 컸다. 업체는 이 방식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지역 소셜커머스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기에 후발주자가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업체는 지역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딜만 가지고 수익을 내는 방식을 넘어 지역기반 업체들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의 장점을 잘 활용한 셈이다. 더불어 공연,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까지 사업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메이저 3사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에 지역 업체들은 숨쉬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업체는 온-오프라인 연계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기반업체만이 가질 수 있는 틈새를 찾아냈다. 이미 알려진 방식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방식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무척 흥미롭다. 대기업들의 마케팅만이 전부는 아니다. 작은 기업도 얼마든지 틈새를 찾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