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푼 리뉴얼: Prologue

Mia Byun
Spoon Radio
Published in
11 min readJul 1, 2020

5년만의 첫 리뉴얼, 그 이야기를 시작하며

2020년, 스푼이 런칭한 지 햇수로 5년이 되었습니다. :) 스푼을 이용해 주시는 유저분들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감사한 일들, 놀라운 일들이 참 많았는데요. 2020년을 맞아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시던 스푼의 첫 리뉴얼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스푼라디오에는 많은 기능들이 추가되었고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조금씩 개선되었지만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이 이루어진 적은 없습니다. 그러다 스푼의 리브랜딩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새로운 브랜딩 요소를 프로덕트에 반영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시점이 프로덕트에 대한 유저분들의 경험 또한 새롭게 제공해드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리뉴얼이라는 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늘 스푼을 더 나은 서비스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개선하고자 하는 방향과 가설이 과연 정답일지, 최선의 방향인지 확신할 수 없고 실패의 경험 역시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진행한 리뉴얼이라는 프로젝트의 여정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공유드리고 싶었던 이유는 저희 업무의 프로세스를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싶었으며 저희와 비슷하게 무수한 도전과 실패의 경험을 하고 계실 많은 디자이너분들과 저희의 경험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도 저희는 계속되는 조직 개편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고 업무 프로세스 역시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공유하는 내용 중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의 기획 프로세스 역시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의 한 단락으로서 소개하는 것이며 ‘정답’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쳤던 고민 과정과 Output을 통해 저희가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저희 또한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리뉴얼을 통해 개선하고자 했던 것, 그리고 끝없는 고민과 Risk

저희 스푼을 오랫동안 사용해 주셨던 유저라면 각 기능들의 사용법을 알고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푼을 처음 사용해보는 유저의 입장에서는 라이브와 캐스트, 톡이 어떤 서비스이며 각 기능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쉽게 파악하기 힘드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이브, 캐스트, 톡 각 메인화면들은 비슷한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리스트들이 혼재되어 있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각 화면과 콘텐츠 리스트의 시각적 Hierarchy 정리를 통해 각 기능들의 다른 성격을 드러내면서도 ‘스푼’이라는 서비스로서의 공통된 느낌을 함께 주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스푼이 소통이라는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기존과 대비하여 시각적으로 감성적인 요소를 더하고 친절한 UI/UX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유저분들이 스푼을 더 즐겁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스푼에 대한 Value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또한 저희는 어떻게 하면 유저분들이 콘텐츠를 더욱 쉽게 발견하고 탐색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아마 모든 콘텐츠 서비스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내부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안타깝게도 앱을 시작하고 별다른 탐색 경험 없이 앱을 이탈하는 유저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 저희 서비스의 검색이나 콘텐츠 리스트 화면은 원하는 콘텐츠를 발견하기에 매우 제한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기능 개선을 한 번에 이루기는 힘들지만 유저의 탐색 경험이 보다 다양하고 쉬운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UX 개선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탐색 경험 개선을 통해 리텐션을 향상시키며 비즈니스적으로도 임팩트를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리뉴얼의 가장 큰 핵심 목표였습니다.

“글로벌 서비스, 참 어렵다”

하지만 개선점 도출과 더불어 함께 염두 해야 할 다양한 Risk 또한 저희가 넘어야 할 큰 산이었습니다. 스푼은 한국과 더불어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MENA 지역에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실제로 저희 서비스에 대해 각 국가별 유저들의 Needs는 매우 다양한 양상을 띄고 있고 익숙한 경험이나 트렌드 요소마저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유저들의 Needs를 함께 충족시키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소한의 localization을 적용하고 있지만 때로는 너무나도 다른 유저들의 성향과 이용 패턴 때문에 어떠한 지점에서 UX나 UI에 대한 중간점을 타협해야 할지 늘 어렵습니다.

또한 저희 스푼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는 약 270만명(2020년 6월, 글로벌 기준) 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에게 익숙해졌을 스푼의 UX가 변경되었을 때의 VOC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리뉴얼 진행은 일정상 모든 화면에 대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메인 화면과 프로필화면, 하단 내비게이션 등 한정적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따라서 리뉴얼 작업이 된 화면과, 그렇지 않은 화면 간의 Look&Feel에서 오는 차이점으로 인해 유저분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유의하며 작업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리뉴얼 프로젝트를 위한 기획 프로세스

이번 리뉴얼을 위해 UX팀 모든 디자이너들(총 4명)이 아이데이션에 함께 투입되었습니다. 각자 진행 중인 아이템들이 있었지만 틈틈이 리뉴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데이션하여 주 1–2회 PM과 함께 리뉴얼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데이션은 유저 리서치를 통해 도출된 Painpoint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며 다양한 솔루션에 대해 서로의 견해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팅을 위한 간단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리뉴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시 “Why”와 “Goal”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고, 어떠한(비즈니스적이든 App의 UX 적으로든) 임팩트가 있을 것인지 이야기하기
  • 유저들의 “Discover”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
  • 아이데이션을 할 때 현재 프로덕트의 상황과 현실적 공수를 생각하기보다 “완전히 새로운” 앱을 만들어본다고 가정하며 아이데이션 해보기

합의된 목표나 rule 없이 미팅을 진행할 경우 견해를 나누는 과정에서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생길 수 있고 명확한 Output이나 Action item 없이 회의가 마무리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위와 같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저희의 미팅 프로세스를 간략하게 도식화해보았습니다.

미팅은 PM의 주도하에 진행되었고 각 디자이너들은 매 미팅마다 각자 고민한 UX 개선안과 아이데이션 화면을 공유하였습니다. 같은 주제와 목표를 가지고 아이데이션을 진행했지만 디자이너들의 관점은 매우 다양했기에 풍성한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었습니다. 피드백은 단순히 PM이 디자이너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PM의 의견에 대해서도 디자이너들이 자유롭게 피드백할 수 있었으며 디자이너들끼리도 서로의 개선안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는 등 쌍방향의 소통이 잘 이루어진 미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의 아이데이션이 진행된 이후 각 팀의 일정과 디자이너들의 리소스 등을 고려하여 리뉴얼에 대한 Scope가 정해졌고 일정 상 기획했던 아이템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Phase1에 진행할 아이템을 재정리했습니다. 진행될 아이템은 유저가 앱에 머무르는 시간과 Retention을 증가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우선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관련 아이템을 두 파트로 나누어 각 화면에 대한 와이어 프레임과 Look&Feel을 시각적으로 디벨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이 두 파트로 나뉘었지만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UX/UI의 Align을 맞추기 위한 미팅을 지속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다양하게 도출된 아이디어와 시안에 대해서는 PM이 전반적인 피드백을 제공했으며 파편화된 아이디어들을 한 방향으로 좁혀가는 과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새로 시도해보는 기획 프로세스”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는 이전과는 조금 다르고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데이션과 기획을 위한 미팅을 꽤 오랜 기간 동안 진행했고 모든 디자이너들이 아이데이션 과정부터 함께 했다는 점이 이전 프로세스와는 다른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장, 단점이 있다고 느꼈는데요.

우선 디자이너들의 경우 리뉴얼 프로젝트에 모든 리소스를 쓸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각자 맡고 있던 다른 프로젝트와 병행하여 리서치와 아이데이션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긴 아이데이션 기간이 다소 소모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고 그 과정이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저희 서비스에 대해 되돌아보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프로세스는 저희 또한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이었기에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리뉴얼 이후 디자인팀의 회고에서 해당 프로세스에 대해 짧은 소회를 나누어보았습니다.

“긴밀한 협업은 사고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이전까지는 각 아이템을 디자이너 1명이 혼자서 아이데이션과 UXUI 안까지 도출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졌었습니다.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에서는 처음으로 디자이너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디벨롭해보았는데,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었던 경험 자체가 흥미롭고 서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었다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공통적인 소회입니다.

기획적으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챙기고 보완하는 과정에서 각자가 사고할 수 있는 스펙트럼 또한 넓어졌고 비주얼 디자인에 있어서도 여러 디자이너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기에 디테일한 요소를 보다 확실히 챙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일정이 매우 빠듯하게 진행된 만큼 각 디자이너들이 더욱 신경 써서 서로의 작업을 리체크하고 틈틈이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피드백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결국 디자이너 간의 긴밀한 협업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유저와 더 가까워지기 위한 저희의 고민과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개발 공수와 일정 문제로 초반에 잡았던 리뉴얼 콘셉트와 기능을 완벽히 구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뉴얼을 Phase1이라는 시작점으로 삼아 앞으로 지속적인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어떻게 하면 유저분들께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시행착오 과정을 겪기도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디자이너로서, 스푼을 만들어가는 일원으로서 더 성장하고 있으며 오늘도 저희는 더 나은 스푼 서비스를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리뉴얼은 저희 디자이너들에게 성장통과도 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늘 유사 서비스의 변화를 지켜보고 빠르게 대응해야만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환경 속에 있다보니 개발 우선순위에 밀려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기능과 화면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러한 상황이 디자이너로서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는 저희에게 큰 성장의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전과 대비해 개선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더 다양하고 정확하게 보려고 노력했고 그것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과정을 통해 유저의 행동 패턴과 양상에 대해 보다 깊게 고민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차적으로 공유해드릴 리뉴얼 이야기를 통해 스푼 서비스를 어떻게 구축하고 개선하고 있는지와 함께 저희 팀이 어떠한 방식으로 디자인 작업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지를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연재 계획에 있는 리뉴얼 이야기에 간단히 스포 해드리자면

  • 컬리 및 아이콘 시스템 정리 과정
  • 메인화면 리뉴얼
  • 하단 Tab(Search/Noti) 리뉴얼
  • 프로필 리뉴얼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리뉴얼 이야기 이외에도 스푼 디자인팀의 작업 이야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유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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