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조직에서 유저 잔존율(Retention) 높이기(1): TF 마케터의 역할

Ranyoung Song
Spoon Radio
Published in
8 min readJan 27, 2022

Contents
1. 발단: Retention TF(Task Force)의 탄생
2. 전개: TF에서 뭐하셨어요?
1) 퍼포먼스 마케터📈
2) 데이터 분석👩‍💻
3) 프로젝트 매니징👨‍👩‍👦‍👦
4) 그외 할 수 있는 일은 다함😇

1. 발단: Retention TF(Task Force)의 탄생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나는 6개월 전까지만 해도 Client 와 Server 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퍼포먼스 마케터로서 Attribution window 나 SKAN framework 는 알아도, 개발 그룹의 업무는 ‘우리 프로덕트에 필요한 기술을 담당하는 부서’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기존에는 이미 만들어진 Product 에 어떻게 유저를 잘 획득할까 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전문 분야인 “퍼포먼스 마케팅”, “UA” 에서의 성과에만 집중하며 일해왔다.

그러다 한계에 부딪혔다.

어느 시점부터 캠페인을 어떤 방식으로 최적화하고 어떤 테스트를 해도 일정 수준 이상 지표 개선이 어려웠다. 개발팀과 마케팅팀 간의 의사소통이 잘 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 할 때쯤 전사 규모의 TF 모집 소식이 들렸다. 힘든 프로젝트가 될 것이 뻔했지만 마케터로서 그동안 반영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실행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이 글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터로서 PM, 개발자(iOS, Android, Web, Server), 프로덕트 디자이너,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가 함께 모인 애자일 조직 TF 에서 일한 6개월 간의 여정“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는 마케터”의 관점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IT 기업에서 일하는 마케터 분들과 애자일 조직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 전개: TF에서 뭐하셨어요?

Spoon 은 2016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일본, 미국, 중동 13개 국가(통칭 ‘메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진출한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여러 국가에 서비스 하는 만큼 마켓의 특성을 파악해 프로덕트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하나의 프로덕트 안에 다양한 의견을 담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든 Product 에 지상 최대 과제인 Retention +n%p 개선을 목표로 TF 두개 팀이 탄생하였다.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모인 우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 안에서 내가 했던 역할은 크게 아래와 같았다.

1) 퍼포먼스 마케터 📈

신규 유저의 D7 Retention 개선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부분은 D1 Retention 의 개선이었다. 당연한 이야기 일 수 있겠지만 공격적인 UA를 진행하고 있는 스푼에서는 Acquisition 과 Activation 단에서의 성과가 D1 Retention 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맞다 그 AARRR Funnel)

User Acquisition! 퍼포먼스 마케터인 나의 전문 분야였다! 그동안 ”UA 광고” 와 “Appstore” 까지의 영역만을 최적화 했다면 TF에서는 ”UA 광고” + “Appstore” + “Product onboarding” 에서 유저 경험 일치시켜 각 구간별 drop rate 을 최소화하고 유저의 기대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내가 한국에서 스푼 앱내 자작곡 음악 컨텐츠을 활용한 광고가 우수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는 자료와 해당 컨텐츠 리스트를 제공하면, 팀에서는 해당 자작곡만을 모은 별도의 Web 페이지를 만들고 유저들이 앱에서도 광고에서 경험했던 컨텐츠를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제공했다.

미국의 경우는 multi-live call (많은 수의 유저가 동시에 그룹콜을 할 수 있는 기능) 에 대한 광고 소재의 반응이 좋았고, 실제 앱내 유입 이후의 지표도 multi-live call 을 사용한 유저 집단의 리텐션이 월등히 좋았다. 이에 미국에서는 유저가 multi-live call 기능을 먼저 경험 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2) 데이터 분석 👩‍💻

그동안 마케터로서 퍼포먼스 광고 성과나, 이벤트 성과 등 분석 업무를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데이터 분석가와 한팀에서 일하며 지표 분석에 대한 깊이를 더 할 수 있었다.

툴을 활용해 AB 테스트 결과를 보는 것을 넘어서 실험 설계, 데이터의 통계적 유의미성, 결과 해석, 디벨롭 방향과 같은 모든 영역을 함께 논의했다. 워낙 많고 다양한 AB 테스트를 진행하다보니 테스트 목록을 정리하고, 결과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나는 “AB 테스트 요정 🧚‍♀️” 을 자처하며 AB테스트 셋팅에서 결과 분석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여담으로 디너 요정도 있었다.)

더욱이 User Acquisition 광고 채널 단에서 부터 앱 유입 이후의 데이터까지 분석해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퍼포먼스 마케터로서 UA 전략 및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인해 지표가 영향을 받을 때 마다 관련 내용을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공유 할 수 있었다.

테스트 적용 이후 성과 분석/공유가 중요했다. 중간중간 슬랙으로 업데이트

3) 프로젝트 매니징 👨‍👩‍👦‍👦

TF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를 4개의 국가 (한국, 일본, 미국, 메나) 대상으로 진행하다보니 국가팀과 협업해야 할 일이 많았다. 나는 기존에도 마케팅 그룹에서 다양한 국가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내용을 취합하고 반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작게는 string 번역에서 부터 메인화면을 변경하는 큰 부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이 필요했지만, 특히 협업을 공들여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몇가지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 메인 화면 최적화 : 최적의 메인화면을 찾기 위해 진행했던 테스트이다. A부터 E까지 5개의 가설을 바탕으로 화면을 다르게 구성했다. (TF 에서 진행했던 것 중에 가장 많은 variant 였다.) 증명하고자 했던 가설중에 기존 유저의 경험이 달라지는 것도 있었기 때문에, 각 국가의 Country manager 에게 해당 테스트의 가설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이후 테스트 과정에서 실제로 VOC 가 유입되기도 했다. 사전 기획에서부터 테스트 이후 분석 결과까지 글로벌 팀과 공유해 TF가 진행하고 있는 업무의 이해를 높이려고 노력했다.
  • 온보딩 튜토리얼 : “스푼이 어렵다.” 라는 유저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튜토리얼 방식을 테스트 했었다. 어떻게 튜토리얼을 구성 할지, 어떤 내용을 설명할지, 어떤 시점에 노출 할지 치열하게 의논하고 고민했다. 국가별로 라이브 화면 특색에 맞는 튜토리얼 UI 를 구성하기 위해 디자이너 협업까지 도맡아 커뮤니케이션 했다.
  • Welcome Live : 미국과 일본에서 잘 워킹하고 있던 방송 포맷을 한국에 적용해 보고자 했던 테스트였다. 스푼 서비스내 중요한 유저인 파트너 DJ 들과 협업이 필요했기 때문에, DJ 관리 팀과 기획단에서 부터 함께 지속적으로 협업했다. 기존 미국, 일본의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고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것과 더불어 해당 방송에 대한 CRM 활동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관여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4) 그외 할 수 있는 일은 다함 😇

스푼라디오는 부서별로 R&R이 나눠져 있지만, TF에서는 빠른 테스트와 의사결정을 위해 여러가지 역할을 내부적으로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앞서 언급한 일들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았다는 얘기다. Back to the Start-up!

  • CRM:
    국가팀에 CRM 담당자가 있었지만, TF 에서는 Backend 개발자와 한팀으로 더 다양한 테스트와 자동화를 진행 할 수 있었다. 온보딩 시나리오부터 Push 메세지 카피, 자동화 이전에 수동으로 테스트 등등 CRM 에 참여해 결과를 확인했다.
  • UX writing:
    Install 이후 Onboarding 에서 부터 우리가 적용하는 아이템 하나 하나에 유저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 고민해야했다. 광고 카피는 써봤어도 UX writing 은 새로운 영역이었기 때문에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많이 논의하고, 따로 공부도 하면서 진행했다. (강력 추천 도서: 마이크로카피 by Kinneret Yifrah 저) 카피 관련된 AB 테스팅를 진행하며 좋은 카피로 인해 Conversion rate 이 상승하는 지표를 통해 마이크로카피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 User interview:
    TF에서는 정량적인 데이터 이외에도 정성적인 리서치 결과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 유저 리서처 분들께 리포트를 공유받고 미팅을 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유저 인터뷰를 진행해 볼 수 있었다. 직접 한국과 미국의 유저를 인터뷰하며, 그동안 정리된 리포트에서만 확인하던 유저의 의견을 직접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 QA test:
    TF 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스푼 정규 app release 일정보다 2–3배는 많은 release 를 진행했기 때문에 QA팀의 정규 프로세스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TF 팀원 전체가 QA 를 하며서 혹시모를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했다.
칠판을 많이 활용했다. 어떤 논의를 해도 마법 같이 내용을 정리하는 “The PM” 나이젤

여기서 한가지 질문! 앞서 “3. 프로젝트 매니저” 영역에서 소개한 3가지 프로젝트 (메인화면 최적화, 온보딩 튜토리얼, Welcome Live) 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정답은 2편에서 공개하겠다. 이 TF 의 끝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위기, 절정, 결말을 확인하시라.

👉 바로가기: 목적 조직에서 잔존율(Retention) 개선하는 방법(2): 글로벌 서비스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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