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조직에서 유저 잔존율(Retention) 높이기(2): 글로벌 서비스 이해하기

Ranyoung Song
Spoon Radio
Published in
6 min readJan 27, 2022

Contents
3. 위기: 내 맘 같지 않은 글로벌 유저들
테스트는 우리의 힘 ⚗️
끝까지 간다!🔥
4. 절정: 73개의 테스트, 73개의 교훈💡
5. 결말: 무엇이 성과를 내는 팀을 만드는가

3. 위기: 내 맘 같지 않은 글로벌 유저들

테스트는 우리의 힘 ⚗️

1편(TF 마케터의 역할)의 “3. 프로젝트 매니저” 영역에서 소개했던 3가지 프로젝트 (메인화면 최적화, 온보딩 튜토리얼, Welcome Live) 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정답: 모두 실패한 테스트

그렇다. TF에서 진행한 테스트의 많은 부분이 실패로 끝났다. 사전에 논리적인 데이터, 유저 리서치 결과, 국가별 인사이트 반영 등 다양한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고민한 가설을 가지고 테스트 했음에도 그랬다.

특히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생겼던 어려움은 더 크고 예측하기 어려웠다. TF를 진행하면서 위기라고 여겨졌던 사례를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 한국과 일본의 정서 차이
    TF 기간동안 글로벌 대상으로 “오늘의 방문자” 라는 기능을 프로필 영역에 적용했다. CRM 을 통해 우선적으로 프로필 방문에 대한 반응을 확인했고,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구현한 아이템이었다. 신규기능으로 적용한 이후에도 한국에서는 굉장히 좋은 지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VOC 역풍을 맞았다.
    스푼의 일본 유저들은 특히 익명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프로필 방문 여부와 같은 행동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정적인 반응과 더불어 일본에서는 유독 별다른 효과를 확인 할 수 없었고 빠르게 일본에서만 해당 기능을 제거 할 수 밖에 없었다.
  • 미국 유저의 남다른 사용 행태
    유저 리서치 결과 미국 유저는 한국, 일본과는 굉장히 다른 사용 행태를 보였다. 스푼을 사용하는 이유가 컨텐츠 소비 보다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였고,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다른 국가에서는 좋은 효과를 보이는 아이템에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TF 에서는 새로운 가설을 바탕으로 “라운지” 라는 기능을 미국에만 베타로 런칭해 유저들이 더 쉽게 직접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서비스라는 특성으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스푼을 살아 숨쉬는 플랫폼으로서 인식하는 것, 더불어 국가별 감수성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고 계속 테스트하면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한 방법이었다. 글로벌 유저들이 모두 생각처럼 움직였다면 이런 TF 는 생기지 않았겠지.

끝까지 간다!🔥

또 다른 위기는 체력이었다. 개인적으로는 TF 중반에 접어들면서 피로 누적으로 체력이 고갈되어 감을 느꼈다. 나는 TF 업무만 진행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UA 업무를 계속 병행했기 때문에 시간은 있어도 있어도 항상 부족했다. 물론, 원래 팀에서 업무를 배려해주시긴 했지만 UA 팀의 리소스도 제한적이었다.

나에게는 Q3, Q4 분기별로 나눠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신의 한수로 느껴졌다. 중간에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며 스스로를 재정비 할 수 있어서 끝까지 계속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정말 재밌게 일했다. 시간가는지 모르고 일을하다보면 10시가 넘어 있었다. 빠른 속도로 아이디어가 실행되는 것을 보고, 또 하는 만큼 지표가 오르는 것을 보며 느끼는 쾌감은 엄청났다. 마음이 맞는 구성원을 만난 것도 천운이었다.

4. 절정: 73개의 테스트, 73개의 교훈💡

6개월 동안 2개의 TF 팀에서 73개의 Product AB 테스트를 진행했다. Code block 으로 개발 작업이 필요했던 테스트만 포함한 숫자로, CRM 툴을 활용한 AB 테스트나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작업은 빠진 숫자다. (CRM 테스트를 더하면 100개로 훨씬 넘지 않을까 한다.)

이는 TF 시작 이전에 1년 동안 기존 프로덕트 팀에서 진행했던 AB 테스트를 몇배나 웃도는 숫자로, 하나의 테스트를 위해서 거쳐야 했던 수많은 논의와 TF 내부에서 뿐 아니라 외부 협업까지 고려하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각 분야별로 전문성과 열정을 가진 구성원을 모아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테스트 숫자도 숫자지만 각각의 테스트가 가설을 바탕으로 진행됐음은 물론이고, 성공했으면 성공 요인, 실패했다면 실패 요인과 개선 방안까지 해석이 더해져 진정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가졌다.

가설을 바탕으로 아이템이 선정되면 가장 빨리 구현 해 볼수 있는 방안으로 먼저 실험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였다. 실제로 유저 온보딩 관련은 하나의 아이템에 10개 넘는 AB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패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개선해서 다시한 테스트도 있었고, 국가 확장을 위한 테스트, 고도화를 위한 추가 테스트 등 빠르게 적용하면서도 완성도를 높기기 위해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한번에 여러개씩 다른 아이템이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에 서로 업무 진행 상황 얼라인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우리는 하루에 두번씩 모닝 스크럼과 랩업 스크럼을 통해 작업중인 아이템의 진행 사항을 확인하고, 주간으로 회고를 진행하며 더 빠르면서도 효과적인 업무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5. 결말: 무엇이 성과를 내는 팀을 만드는가

결과적으로 TF 팀은 지표상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왔다.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Retention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이러한 애자일한 목적조직이 가지는 장점을 적극 반영해 회사 전체의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다.

성과 내는 팀을 만드는 건 무엇일까? 닐 도쉬, 린지 맥그리거 저서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에서는 직원들이 출근하는 이유가 조직이 즐거움, 의미, 성장과 같은 직접동기를 자극하기 때문이라면 그들은 최상의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이번 TF를 하며 느낀 것은 “명확한 목표”와 그 목표를 함께 달성 할 “좋은 팀원”, 적어도 이 두가지는 성과를 내는 팀을 만드는 필수 요소라는 것이다. 거기에 즐거움, 의미, 성장까지 더해져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TF를 마무리하는 최종 회고를 진행하면서 스푼에서 오래 근무하신 Web 개발자 로이가 하신 말이 있다. 이번 TF를 통해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다며, 끝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아쉬웠던 점이 한가지 있다면 그건 “이시간이 끝나는게 아쉽다”는 말이었다. 빈말을 하는 분이 아닌걸 알아서 그런지 그 말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아직 결말은 안났다. 지금부터 시작.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나” 라는 컨셉 사진. 실제로는 자리에서 일하느라 석양은 거의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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