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과감하게

재밌게 시작하기 II : 골프

Sara P.
Start Having Fun : 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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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자고로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다리가 뻐근하고 숨이 헐떡여야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설렁설렁 덤벨을 들고 버터플라이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땀 한 방울 안 흘리는 사람을 보면, 이왕 시간도 내신 걸텐데 운동의 효과를 못 보실까 내가 괜히 아쉬웠다.

그래서 TV에서만 보던 골프라는 스포츠는 겉보기에 운동보다 오락에 가까워 보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돈은 돈대로 들고 “접대”라는 부정적인 어감의 문화가 떠오르기 마련인 부르주아 취미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해왔다.

하지만 골프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가고, 카카오 류의 SNS에서 잔디밭 위 젊은이들의 사진이 심심치 않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을까 궁금해 하던 중에 골프를 갓 배우기 시작한 지금의 배우자를 만났다. 연애 초기에 다들 그렇듯 평일 저녁에도 끊임없이 연락을 하다 보니 그가 퇴근 후 땀을 뻘뻘 흘리며 골프스윙연습을 하는 걸 영상으로 받아보기도 하고, “머리 올리러” 간다는 표현도 처음으로 알게 되면서 TV 속 남의 이야기이던 골프에 조금씩 친숙해졌다.

온 몸에 땀을 흘리던 그의 연습영상은 골프가 운동이 될까? 하는 나의 의심을 조금은 잠재워 주었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서 꾸준히 레슨에 출석을 하던 그의 열정을 보고 골프의 재미에 대해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예기치 않은 골절로 한동안 골프를 접긴 했지만 그는 골프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하나씩 고쳐 주었고, 드디어 오늘, 내가 골프레슨을 등록해 버렸다.

첫 레슨, 땀이 또로록

사실 아직은 초기 비용이 꽤 든다는 측면은 골프에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남편의 지론에 따라 나 같은 생초보가 인도어연습장(왜 실내연습장은 “실내”고, 이 연습장은 “indoor”인지 모르겠지만)에서 시작을 하게 되어 월 회비는 두 배로 뛰어 올랐다. 다행인 건 처음에 이것만 있으면 된다는 7번 아이언과 연습용 신발은 집안 어른께 물려 받았고, 뭐 알지도 못하는 레벨에 이쁘고 비싼 골프웨어 입겠다는 욕심은 원래 없었다.

내가 Medium 과 골프를 시작하면서 마음 먹은 건 다시 말하지만 “재밌게 하기”다. 피트니스센터에 출석하는 것처럼 스트레스 받으면서 할 거면 진작에 그만 두는 게 낫겠다. 그런데 골프처럼 꾸준히 연습해야 하는 운동을 재미있게 하려니 오가는 길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일터에서 너무 멀지 않으면서, 나의 정신적 지주인 남편도 퇴근 후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적당한 위치의 연습장을 고르는 게 중요했다. 결과적으로는 러시아워에 나의 일터에서 차로 15-20분, 남편의 일터에서 버스로 45분 걸리는 중간(?) 지점을 선택하였고, 바로 등록을 결심했다.

본래 기초를 머릿속으로 다지고 일에 뛰어드는 성격이지만, 골프는 이렇게 맨땅에 헤딩이 됐다. 엊그제만 해도 재미난 골프 이야기 책으로 슬슬 시작하려 했는데 남편의 일사천리 추진력 덕분에 등록도 하고, 첫 레슨도 받으니 시작이 개운하다. 그리고 얼마 만에 느끼는 일상 탈출인지.. 사실 다음 주에 줄줄이 야근이 예약되어 있었지만, 오늘 받은 이 활력이 일의 능률을 높여주어 나를 칼퇴근으로 이끌어 줄 것만 같은 기대감마저 생긴다 ☺ 앞으로 재밌게 해 보자!!!

+같이 배워요 ^^ Note 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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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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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치도 하는 골프, 먼나라 이웃나라로 떠나는 자유 여행, in Med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