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도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까?
구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좋은 정보를 전하면서도 광고가 없는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는 커피팟을 시작하면서부터 고민하던 것이었어요. 구독자분들의 일과 삶에 도움이 될 좋은 이야기를 계속 전해드리려면 사업적인 ‘동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뉴스레터도 지속가능하려면 분명히 어떤 ‘사업 모델’이 필요했죠.
커피팟을 시작할 당시에는 이메일을 통한 뉴스레터라는 ‘도구’가 모두에게 편리하게 정보를 받아보는 통로로 다시 각광받기 시작하던 때였어요. 해외에서는 이미 뉴스레터가 뉴스와 정보를 받아보는 주요 통로였던 시점이었고,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전하는 뉴스레터가 하나의 상품이 되어가던 시기였는데요. 해외에서는 커진 이 흐름이 한국에서도 커지면서 “앞으로 뉴스레터도 유료 콘텐츠를 전하는 주요 통로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구독자분들이 전해주신 피드백을 통해서도 힌트를 얻었고요.
“매번 좋았지만 늘 피드백을 남기지 못했는데 오늘 남겨보게 되네요. 유료 전환, 광고 진행도 환영합니다. 이런 고 퀄리티의 뉴스레터가 일주일에 두 번이나 무료로 광고 없이 진행되다니요. 코로나로 인해 확연하게 글로벌 세계를 체감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낯선 세부 사항이나 업계 얘기를 읽을 수 있어 좋아요.”
텍스트와 그 내용에 구독자들이 집중하는 것이 커피팟이 차별점을 만들어가는 시작이라고 생각되어서 가장 대표적인 수익 모델인 ‘광고’는 고려하지 않았어요. 물론 좋은 콘텐츠형 광고를 전할 수도 있다고도 생각했지만, 꾸준히 커피팟을 봐주시는 분들에게 더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갖추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아직 한국에는 자리 잡지 않았지만, 돈을 내고 볼만한 콘텐츠(=상품)를 만들어 꾸준히 전하는 구독제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침 스티비도 기능을 출시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요. 누구나 쉽게 새로운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는 뉴스레터를 통해서 의미 있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만드는 사례가 되어보자라고 결심을 했죠.
커피팟이 없어도 괜찮을까요?
유료 구독제인 ‘샷 추가하기’ 도입에 앞서 커피팟을 꾸준히 구독해 주시는 분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6개월 이상 꾸준히 커피팟을 빠짐없이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드렸어요. 총 20명의 구독자분들과 직접 만나거나 줌을 통해 접선하며 먼저 물어본 이야기는 “커피팟이 없어도 괜찮을까요?”였어요. 커피팟이 일상에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고 있어야 유료 구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한 질문이었어요.
결과적으로 절반가량의 분들은 유료 구독을 해야 하면 보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해주셨고, 나머지 절반의 분들은 대체재를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구독을 할 의향이 있다고 해주셨죠. 아직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보다 좋은 반응이었어요. 하나의 시험대를 통과한 결과라고 판단했고요.
얼마나 많은 분이 유료 구독을 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구독자분들에게 더 큰 효용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전해드릴 수 있다면 시작을 해볼 만 하겠다고 생각했죠. 뉴스레터마다 꾸준히 받아 쌓인 1,500개가 넘는 피드백도 하나하나 다시 뜯어보면서 어떤 분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전해야 할까 기획하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새로운 ‘사업’으로 진입한 순간
결심을 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가격을 설정하는 작업을 시작하니 완전히 새로운 ‘사업’에 진입했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유료 뉴스레터는 이 내용으로 도움을 얻고자 하는 분들에게 꼭 효용 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전해드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나의 ‘사업’이 되는 순간이자, 구독자들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해 가야만 하는 작업이 된 것이에요.
커피팟은 구독자분들이 일하면서, 혹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내용을 전해드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어떤 내용을 꾸준히 전해드려야 도움이 될 수 있을까?”가 모든 콘텐츠 기획의 첫 번째 물음이에요.
그 내용은 우리가 손에 쥔 스마트폰의 세계를 늘 바꾸는 중인 테크와 이커머스 기업들의 이야기, 전기차를 비롯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NFT와 크립토 등 새로운 인터넷을 만들겠다는 웹3 이야기, 코스트코나 이케아와 같이 대표적인 기업들은 어떤 분야에 집중을 하면서 계속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는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고 봤어요. 결국, 우리 주변을 변화시키고, 일과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야기들이죠.
구독자분들이 이런 내용을 쉽고 재밌게 접하면서, 일상에서 그 맥락을 파악하고 나의 지식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는 정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유료 구독제의 가치를 느끼시려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드려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늘 꺼내 보는 참고자료가 된다면
이메일 뉴스레터가 누구나 텍스트 콘텐츠를 받아보고 정보를 소화하기에 좋은 도구라고 봤어요. 내가 매일 가장 먼저 확인하는 내 메일함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정리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창구이고, 그렇게 받은 콘텐츠는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이런 콘텐츠는 독자가 늘 편리하게 꺼내 볼 수 있는 소중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참고자료가 되기 위해서는 함께 더 많은 ‘맥락’을 채우는 이야기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예를 들어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조처를 했는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의 광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이 갈 것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지 이해가 쉬운 수치와 설명으로 보충하는 것이죠.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계획을 세워야 하는 마케터나 관련 기획을 하는 분들이 참고하면 좋을 내용이 되도록 이요.
꼭 관련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큰 틀에서 현재 대표적인 모바일 비즈니스인 디지털 광고 시장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파악할 수 있겠죠. 또 스마트폰을 통해 앱을 열었는데, “이 앱과 웹사이트에서 당신이 하는 행동을 추적하도록 허용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뜨면 이 콘텐츠를 보신 분들은 그 의미를 바로 이해하고, 순간적인 판단도 할 수가 있고요.
이렇게 맥락을 한 칸 한 칸 채워나간다면 커피팟이 전하는 이야기들이 구독자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바쁜 일상에서 잠깐 시간을 내면 지식으로 습득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설명하고, 텍스트의 가독성도 높이는 노력을 하면서 계속 발전 시켜 나가야 할 테고요.
생소해도 쉽고 재밌게 맥락을 이으면
해외 비즈니스 이야기는 아무리 유명한 기업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생소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 생소한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는 변화를 해석하는데 단초가 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생소한 내용도 쉽고 맥락을 풍부하게 설명하려고 해요. 그리고 이런 노력이 인정 받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는 구독자분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는 피드백을 전해주실 때에요.
“가볍게 소식을 전하고 수치를 전달하는 컨텐츠가 아니라 각 토픽에 대해서 중요성과 의의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어서 좋았습니다! 여러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는데, 매일 받는 종류와 달리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네요! 새로운 기업들도 알게 되고, 예전에 나온 기업들에 대해서도 동시에 흐름을 살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커피팟은 꾸준히 변화의 흐름을 전하는 데 집중하면서, 이런 흐름을 더 입체적으로 전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더해 가고자 해요. 주요 이슈에 대해 깊게 해석해 주는 ‘롱폼 콘텐츠’나 주목하면 좋을 주요 통계와 수치를 해석하는 ‘이번 주의 차트’와 같은 ‘숏폼 콘텐츠’를 통해 파편적으로 전해져 생기는 뉴스의 빈칸, 즉 맥락을 채워드리고자 하는 것이고요.
이런 맥락을 더 잘 채워드리기 위해서 각 분야에서 실제로 일을 하는 ‘커피팟 라이터(Writer)’들과 함께 커피팟을 만들어나가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이야기를 채우면서 하나의 콘텐츠 비즈니스로 발전해 나가고자 해요.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기 위해서 좋은 라이터들과 협업을 더 늘려 가려 하고요.
앞으로 더 많은 분이 커피팟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뉴스 콘텐츠를 받아보시면서, 그 이야기들을 평소의 지식으로 쌓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잠깐 보고 잊어버리는 내용이 아니라 꾸준히 맥락을 전해드리면서 ‘나의 소중한 지식’이 될 정보를 전할게요.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