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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의 Powerful Idea는 무엇일까?

낯선 지식을 상대로 함께 부딪히며 성장하는 학습경험 부여하기

7 min readMay 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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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프로젝트 2020 배치 프로그램의 첫 번째 주가 끝났다. 작년도까지 진행되었던 설리번 프로젝트의 기존 운영구조를 모두 들어내고 새로 리팩토링한 것의 결과물을 적용해보고 있다.

소셜 임팩트 분야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고민의 경험과 요구 사항을 레벨 별로, 스텝 별로 나누어 매주 과제(미션)를 수행하는 것이다. 다양한 성공적인 선례가 존재하는 이 구조를 우리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교육자를 교육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설리번 프로젝트 2020 배치 프로그램의 로드맵이다.

올해 설리번 선생님들에게는 “목적이 있는 나만의 첫 번째 교육기획 경험” 을 쌓아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운영팀에는 “소셜 임팩트 분야에서 실제 임팩트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사무국에는 “지속 가능한, scale-up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구조를 실험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리번 프로젝트 2020은 교육자로서 고민해야 하는 사항을 레벨과 스텝 별로 나눈 후, 매주 미션을 수행한다.

이번 주의 첫 미션은 Git과 GitHub을 활용하여 자기소개를 작성하고, 팀원 동료로부터 PR 리뷰를 받는 것이었다. 100% 온라인 활동을 가정했으므로, 깃 활용은 이번 배치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다. 도구의 활용 경험을 처음 주차에 쌓도록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레벨 1의 스텝 1 미션. 운영팀과 선생님 모두 공통 미션을 수행한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생부터 10년차 개발자까지, 도구 활용 경험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 미션 설계에 어려움이 있었다. 초심자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가이드만 제공하고, 검색의 방법과 키워드만을 제공하는 도전을 했다. 기본적인 것은 검색을 활용하도록 하되, 슬랙 채널에서 질의응답이 올라올 때 빠르게 반응하고자 노력했다. 거의 매일 설리번 슬랙 채널만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미션 운영을 담당하는 사무국이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느 정도 빠른 답변을 제공하고 채널을 활성화하니,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이 초심자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오프라인의 요소가 배제되고 100% 온라인으로 커뮤니티 문화를 빌딩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희망이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가능성이 불을 붙이는 것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 당장 다음 주부터 점진적으로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고, 점검해보자.

오늘은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두 개의 팀 회고를 리딩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운영팀의 회고였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 팀에서, 도구의 도입 목적을 학습하면서 깨닫도록 하는 것은 상당히 리스크가 있던 도전이었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갑자기 새로운 도구를 들이 밀면 무슨 쓰임이 있겠는가? 당연히 미션 수행을 뒤로 미루고, 결국 주말에 몰아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1주차 미션을 완수한 운영팀의 회고

좋은 미션 설계는 여기서 빛을 발한다. 자기소개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버전 관리에 Git이 유용하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깨닫는다. 타인의 자기소개에 댓글을 달고, 영화에 관심이 있다는 특정 문단에 질문을 달 수 있다. 요구사항에 맞지 않게 미션을 수행한 경우, 다른 팀원이 Request Changes를 누르며 수정을 위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미션의 요구사항을 수행하면서 Git의 유용함과 필요성을 맛보게 된다.

자기소개를 수행하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낯선 경험을 던져주고, 스스로 고민해보는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동료와 팀원과 피드백하면서 함께 자라기를 실천한다. 이 아름다운 이상은 취업을 위한 내재적 동기가 부여된 집단에서는 원활하게 동작한다. 함께 자라기의 필요성을 경험적으로 쉽게 느끼고, 시간 투자도 많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선의에 기반한 교육봉사 프로젝트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함께 자라기를 실천할 수 있을까? 기술 교육에서는 주로 발견할 수 있는 애자일 학습론/실천론을 소프트 스킬에서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설리번 운영팀의 1주차 미션 회고

평일 주중에는 학생의 입장에서, 팀원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과 주말에는 교육 기획의 입장에서 & 운영의 입장에서 조금 떨어져서 고민하는 것, 그리고 스태프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 모두 느낌이 다르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정리해보고 싶다.

설리번 신규 운영팀의 1주차 미션 수행 이후 온보딩 피드백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오늘 운영팀의 회고에서 <Git의 파워풀 아이디어> 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참고로, 설리번 프로젝트는 배치 프로그램의 운영을 총괄하는 사무국이 있고 운영팀이라고 하는 신규 기획자를 선발하였다.

비개발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운영팀 전원이 Git과 GitHub을 활용한 미션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 자체만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담당자에게 큰 힘이 된다.

파워풀 아이디어는 시모어 페퍼트와 앨런 케이가 설파한 것으로, “위대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발상”을 의미한다. https://www.ted.com/talks/alan_kay_a_powerful_idea_about_ideas

Git이 왜 유명할까? 무엇 때문에 등장했을까? Git의 파워풀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키워드로 한 번 말해보자. 협업, 버전, 실수 용인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모두 정답이다. 혹시, 코드의 형상관리 외에 사용될 수 있는 분야가 있을까? 대만의 g0v라는 단체는 깃헙 저장소를 민의 수렴과 정보 공개에 사용한다. 누구는 Git을 활용해 대입 자기소개서를 효율적으로 작성한다. 이렇게 고민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져보자. 개인 커리어의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이 활동을 왜 열심히 하고 있는가? 내가 믿고 있는 설리번의 잠재적인 Powerful Idea는 과연 무엇이길래 그럴까? 지속 가능한 선의 기회의 제공? 자아실현의 실천? 사회적으로 좋은 일 하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낯선 경험을 스스로/함께 헤쳐나가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설리번의 파워풀 아이디어> 에 다가가는 Key가 될 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설리번 프로젝트의 배치 프로그램을 종종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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