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웹3 답사기 — 2022 ETH Den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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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min readMar 7, 2022

본 글은 단순 정보 제공을 위해 작성 되었고 투자, 법률, 자문 등 어떤 부분에서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님을 밝히며, 본문의 내용만을 바탕으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마십시오.

ETHDenver – Medium

Intro — ETHDenver, a festival for degens

올해 2월 11일부터 약 2주간 열린 이더덴버에 다녀왔다. 이더덴버는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매년 열리는 이더리움 최대 규모의 네트워킹 및 해킹 이벤트로, 올해에는 세계 곳곳에서 약 1.2만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더덴버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각기 다른 관심과 목표를 가지고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 모두 모여, 서로의 꿈과 이상을 하루종일 열정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축제였다. 지금부터 이더덴버의 뜨거웠던 현장을 최대한 생생하게 글로 남기고자 한다.

이더덴버에 방문한 비탈릭 부테린, 모든 것의 시작점

The bazaar of ideas and knowledges

이더덴버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무질서’였다. 마치 야시장을 연상케 하는 그 무질서 속에서 사람들은 모두 번뜩이는 눈빛과 열기를 띄고 쉴새 없이 듣고, 쉴새 없이 말했다. 이더덴버에는 아트 호텔(Art Hotel), 마이러스/템플 클럽(Mirus/Temple), 캐슬(The Castle), 요나스(Jonas) 총 4개의 공식 베뉴(Venue)가 있다. 4개의 베뉴 모두 하나의 대로를 끼고 서로 걸어서 5분 거리 내에 있었다. 4개의 베뉴들에는 최소 20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씩 열리는 각종 강연, 패널토론, 워크샵과 해커톤들이 연속적으로 마련되어있었다. 스케쥴표를 보고 구미가 당기는 일정이 있다면 해당 베뉴로 이동하여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었다. 각자 원하는 일정에 참가하러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길거리와 건물 내부는 북적거렸다. 베뉴 밖 복도와 길거리 또한 사람들로 가득찼고, 복도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강연이 이루어지는 공간 안으로 흘러들어오기도 했다. 복도와 길거리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진행하고 있거나 만들고 싶은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질문을 나누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해커톤에 함께 참여할 팀이 즉석으로 결성되기도 했다. 이더덴버라는 야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은 음식, 이불, 잡동사니 등이 아니라 사람들의 아이디어였고, 모두 무료로 자유롭게 공유되었다. 길을 걷다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쳐도 바로 인사를 건네고, 서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해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는 만남의 장이었다.

사람들은 베뉴들을 돌아다니며 관심 있는 세션에 자유롭게 참가하였다

슈퍼블록의 김재윤 대표 또한 이번 이더덴버의 스피치 연사로 선정이 되어 스피치를 전달하였다. 그가 저술한 논문 ‘이타노스'과 슈퍼블록에서 만들고 있는 메인넷에 대한 스피치를 전달하였다.

슈퍼블록 김재윤 대표의 이더덴버 스피치 영상

Glimpse into the next trend

이더덴버와 같은 대규모 연례 행사는 향후 트렌드가 무엇일지 엿볼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이다. 전세계의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많이 언급되고 눈에 띈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번 이더덴버는 단순히 ‘이더리움’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게 ‘블록체인' 그 자체를 다루었다. 광범위한 프로젝트와 아이디어들이 존재했던 이더덴버 속에서 필자에게 유독 와닿았던 트렌드를 소개해볼려고 한다.

DAO

이번에 나를 가장 놀라게 만든 것은 단연코 DAO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었다. 해외의 크립토인들은 더 이상 자신의 출신 학교나 소속 회사 등으로 자신의 신원을 소개하지 않는다. 처음에 인사를 주고받을 때 ‘I’m one of OOO DAO’ 라던가 ‘I’m building OOO DAO’로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이 절반을 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금융적인 수익을 번다는 것 이외에 ‘환경을 보호한다’, ‘학생들을 돕고 싶다’, ‘개발도상국을 돕고 싶다’ 등 해결하고 싶어하는 문제를 명확하게 갖고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의 목표를 가진 다른 이들과 뭉쳐 DAO를 결성했다. 기존에는 ‘바다 환경을 보호한다'와 같은 문제점을 개인이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기부단체나 기업과 같은 대형 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고, 이 커뮤니티가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실질적으로 실적을 낼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 DAO를 결성한다.

이더덴버에서 만났던 DAO 중 인상 깊었던 곳들을 몇가지 소개해보겠다. 이번 이더덴버 여정에 함께 동행했던 a41 Ventures의 이병헌(Eric Lee) 님은 Padawan DAO의 지원을 받았는데, Padawan DAO는 이병헌 님과 같이 블록체인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또한, 기존의 교육 제도를 비판하며 학교를 자퇴한 사람들이 모인 Dropout DAO는 젊은 인재들이 진부한 교육 절차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곧바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뛰어들 수 있도록 장려한다. 철저한 규칙과 절차를 통해 DAO 내에서 선별된 우주 항해사를 올해 안에 실제로 달로 보내려고 하는 Moon DAO 운영진 중 한명과의 대화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들 모두 나름의 뚜렷한 목표를 갖고 DAO라는 틀 안에 뭉쳤으며, 자신의 이념을 재빠르게 실천하고 있었다. 또한 DAO가 그저 온라인 상에서만의 커뮤니티가 아니라, 이더덴버와 같은 기회를 통해 직접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DAO가 아예 음식점 혹은 술집을 대여하여 소속원들끼리 모임을 갖기도 했고, 에어비앤비를 대여해 컨퍼런스 기간동안 함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런 DAO를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서 10대 청소년들의 비율이 생각보다 매우 높다는 점이 나를 또 놀라게 했다. 이더덴버에서 서로의 나이를 묻는 일은 거의 없었으며, 그들은 나이와 소속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DAO를 직접 만들며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었다.

Padawan DAO의 오프라인 모임 현장

물론 이렇게나 많이 존재하는 DAO가 모두 실질적인 가치와 지속성을 갖는 지에 대해서는 조심히 접근해야한다. 구체적인 방향성 없이 그저 디스코드나 트위터 계정만을 파고 자기들끼리 잡담을 나누는 커뮤니티만을 만들고서 ‘나는 DAO를 한다'라고 소개하는 등, DAO가 일종의 버즈워드(buzzword)로 악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았다. 또한 DAO가 아직 미성숙 단계에 있으며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헌법 초판을 구매하여 소유하려는 시도로 탄생한 Constitution DAO의 이전 운영진 중 한명과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Constitution DAO는 끝내 낙찰에 성공하지 못하며 헌법 초판을 손에 얻지 못했다. 자세히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러한 결과 뒤에는 운영진의 부패가 있었다. Constitution DAO가 헌법 초판 구매에 성공할 지의 여부에 대한 내기가 예측 시장에 올라온 것을 악용하여 사익을 취하려는 일부 인원들의 욕망으로부터 나온 DAO의 분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Money corrupts people.’ 익명의 그가 나에게 나지막이 말한 마지막 문장이다. DAO는 탈중앙화된 조직이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이 모여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 존재이다. 아직은 운영진에 의해 DAO의 운영이 좌지우지되기도 하는 중앙화 문제와, 금전적인 문제가 개입되면 발생하는 개개인의 문제를 조율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더 구체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DAO는 아직 미성숙하다. 하지만 문제점들이 계속해서 드러난다는 것은 오히려 현재 DAO가 매우 뜨겁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애초에 DAO를 만들고 운영하려는 사람들의 관심과 시도가 없었다면, 이런 문제점들이 드러날 일도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이던지 처음부터 잘 되는 것은 없다. DAO는 이제 초창기 단계에 있으며, 무수히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면 점진적으로 개선되어가고 발전해 갈 여정이 현재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해외 시장에 비해 다소 한 템포 느리게 트렌드가 받아들여지는 국내 시장에서도 몇개월 이내로 DAO가 메이저한 아이템이 반드시 될 것이라고 필자는 장담한다.

Institutions’ entry into Defi

기존 금융권의 기관의 디파이로의 진입도 이번 이더덴버에서 많이 언급된 주제였다. 작년 1년간 VC들은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33B 투자하는 등 블록체인 산업은 본격적으로 폭발하여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권에 있던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산업으로 넘어오고 있지만, 아직은 법적 규제와 정보 비대칭 등으로 인해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특히 금융 기관들이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가장 큰 장애물은, 대다수의 디파이 서비스들이 KYC(Know Your Customer)를 진행하지 않아 참여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디파이 서비스들이 지니는 무허가성과 탈중앙성은 많은 이들의 자유로운 금융 활동을 가능케 하지만, 법의 영향 아래에 있고 거액의 고객 자금을 다루는 기존 금융 기관 입장에서는 디파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없게 만드는 벽과 같다.

지난 1월에 Aave는 Aave Arc를 런칭하여, 기존의 Aave 프로토콜과 완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사전에 허가된 기업들만 해당 서비스를 통해 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바가 있다. 다소 중앙화된 형태일지라도 기존 디파이 서비스와 독립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KYC를 거친 기관들이 신뢰와 안정성을 기반으로 디파이 활동을 하고, 법적인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번 이더덴버에서도 기존 금융 기관들이 디파이에 온보딩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이들이 많이 있었다. 1inch 네트워크는 이더덴버에서 진행한 스피치를 통해, 향후 12개월 동안 최대한 많은 기관들을 온보딩시키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디파이에 진입하는 기관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KYC를 진행하는 방법 또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설계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지식 증명을 활용하여 기관들에 대한 KYC를 진행하는 기술만을 따로 개발하고 있는 팀도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재 디파이 프로토콜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어야 하는데, 토큰들의 가격 상승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의 거의 유일한 동기인 상태이다. 하지만 반대로 토큰 가격이 하락하고 나면 곧 많은 자금들이 유출되어버리린다. 토큰 가격 상승에만 프로토콜의 성장을 맡기는 것은 장기적인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하지만 기존 금융 기관의 자금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채 디파이 세상 바깥에서 잠들어 있다. 지금까지의 디파이를 ‘Permissionless Defi’라고 한다면, 기존 금융 기관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Permissioned Defi’라는 단어가 새로 생겼으며, 이번 이더덴버에서 적지 않게 언급되었다. 이후 기관들의 온보딩이 본격화되었을 때 달라질 디파이의 양상에 눈여겨 볼만하다.

올해 가장 큰 목표가 금융 기관 온보딩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밝힌 1inch Network

Blockchain projects are also ‘businesses’

블록체인은 하나의 기술이자, 이념이자, 또한 산업이다. 이번 이더덴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만나보며, 그들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노출시키고 커뮤니티를 키우기 위해 비즈니스적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블록체인은 기존 웹 2의 문제점과 한계점들을 타파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기술인 것은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에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도 사람들에게 쓰여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이란 기술은 장기적으로 디젠(Degen)들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결국 일반 대중이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 되어야한다. 이더덴버에서 만난 다수의 프로젝트들이 자신의 기술이 얼마나 뛰어나고 정교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스토리와 내러티브를 전달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었다. 일반 유저들은 생각보다 어떤 프로젝트의 이면에 있는 기술과 이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오히려 훨씬 단순하고 표면적인 스토리와 브랜드 파워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블록체인 산업이 계속 성장해나가고 궁극적으로는 대중화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시점인 현재, 웹 3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기술적인 측면만큼 경영학적인 시야도 필수 요소로 다가올 것이다.

4개의 베뉴 중 메인 베뉴였던 The Castle에서는 각종 프로젝트들의 부스가 운영되었고, 필자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평소 인터넷을 통해서만 리서치를 진행하고 지켜보았던 수많은 프로젝트들의 부스를 방문해 팀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The Castle 안의 부스들은 웹 3 부스라기보다는 옷가게를 연상시켰고, 부스 운영 인력들은 옷가게 직원과 같았다. 티셔츠, 스티커, 모자, 가방 등과 같은 각종 굿즈들이 테이블에 마련되어있었고, 부스를 운영하는 팀원들은 ‘그래서 우리 프로젝트는…’이라는 설명보다 먼저 ‘사이즈 몇 드려요?’라고 외치며 방문 인원들의 옷 사이즈를 물었고 티셔츠를 분배했다. Reef라는 산호초를 메인 테마로 하는 레이어 1 프로젝트는 덴버의 한 미술 박물관에 있는 산호초 조각상 앞에서 사진을 찍어오면 경품을 지급해주었다. 그리고 Vega라는 레이어 1 프로젝트에서는 가스가 필요 없이 전기 스파크로 불을 붙이는 신기한 전기 라이터를 지급해주었고, Bancor라는 DEX 프로젝트는 재치 있는 문구가 담긴 건강/의료 상품을 나누어주었다. 또한 도지코인 NFT를 조각화하여 각 조각에 대한 권리를 나타내는 DOG 토큰 프로젝트는, 도지코인의 시바 이누견으로 가득 래핑된 스포츠카를 베뉴 중 한 군데인 Art Hotel의 메인 입구에 의도적으로 계속 주차해둠으로써 사람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Bancor의 재치 있는 마케팅
DOG 토큰 프로젝트의 마케팅

특히 하모니(Harmony)라는 레이어 1 프로젝트의 마케팅이 이번 이더덴버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하모니의 팀원들은 이더덴버가 진행되는 내내 눈에 확 띄는 민트색 비니와 후드티를 입고 다녔는데, 어딜 가나 하모니 로고가 눈에 띄었고 하모니 옷을 입은 사람을 찾아가면 Harmony Party에 입장할 수 있는 팔찌를 나누어주었다. Harmony Party는 데드마우스(Dead Mouse)라는 유명 DJ를 초청하여 Harmony가 주최한 애프터 파티로, BAYC 소유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등 BAYC 커뮤니티의 관심도 또한 이끌어내려고 시도했다. 해당 파티는 입장하는 데에만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매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하모니 X BAYC

굿즈를 나눠주고, 파티를 여는 등의 행위는 사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이면에 있는 기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굿즈를 나눠주고 파티를 연다고 해서 유저들이 해당 프로젝트의 기술적 우수성을 더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들은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커뮤니티와 팬을 키우는 데에 일조한다. 웹 3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좋은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좋은 기술만으로는 프로젝트를 키울 수 없다. 반드시 이를 지지하고 동참하는 커뮤니티가 존재해야한다. 자신의 여정에 동참할 커뮤니티를 키우는 일 또한 기술 개발만큼 중요한 분야이다.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이더덴버에서 너무나 많은 프로젝트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어봤기에,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 프로젝트가 나눠준 새 라이터, 티셔츠, 건강/의료 상품 등을 보면 바로 해당 프로젝트가 연상되고,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 프로젝트였는지 알아볼 생각이 다시금 든다.

Conclusion — Eventually, We need ‘Mainnet’

이더덴버에서 무궁무진한 프로젝트들을 보고, 각기 다른 관심 분야와 전문 분야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해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을 보내고 왔다. 하지만 결국에 중요한 것은 이러한 프로젝트들의 기반이 되어줄 좋은 ‘메인넷'이다. 이더덴버에서 NFT, DAO, Defi, Game 등 기존에 존재하는 메인넷 위에 DApp을 올리려는 사람들은 정말 많이 만났지만, 새로운 메인넷을 만든다고 한 사람은 만난 적이 거의 없었다. Reef, Vega, Harmony 등과 같이 앞서 언급한 레이어 1 프로젝트들은, 올라가는 DApp이 한개밖에 없는 ‘One Chain One App’인 경우도 많았고, 그저 다른 레이어 1을 포크하여 특별한 차이점이 없는 체인인 경우들이 많았다. 이더덴버에서 만난 이들에게 필자가 소속된 슈퍼블록(Superblock)이 현재 새로운 메인넷을 만들고 있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이들이 이더덴버에서 새로운 메인넷을 만든다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큰 관심을 가졌다. 이더덴버에서 만난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대부분의 고민 및 수요는 ‘좋은 메인넷이 필요하다'였다. 좋은 메인넷은 단지 이더덴버에 참석한 이들뿐 아니라 웹 3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들이 필요로 하는 요소일 것이다.

웹 3의 새로운 패러다임, 슈퍼블록

슈퍼블록에서는 현재 모든 이들이 풀 노드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가벼운 블록체인을 만들고 있다. 이더리움과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너무나 큰 데이터 용량에 의해 풀 노드를 돌리기 위한 클라이언트를 설치하는 데에는 매우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이는 일반인들이 풀 노드를 돌리는 것을 어렵게 하는 진입 장벽이 된다. 모든 이들이 풀 노드를 돌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웹 3 서비스들은 여전히 [서버-클라이언트] 방식으로 인퓨라(Infura), 알케미(Alchemy)와 같은 미들웨어에 의존하여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 미들웨어에 의존하는 이러한 형태는 또 다른 형태의 중앙화이며, 단일 실패점으로 작용된다. 슈퍼블록은 유저들이 미들웨어에 의존하지 않고 블록체인과 직접 통신할 수 있는 환경을 진정한 웹 3라고 정의하고, 모두가 풀 노드를 돌릴 수 있는 슈퍼 가벼운(superlight) 체인을 만듬으로써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오고 있다.

블록체인과 웹 3는 성장하고 있고, 이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흐름이 되었다. 이더덴버에서 다시 한번 그 생생한 열기와 뜨거운 분위기를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 무서울 정도로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었고,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탄생하여 구현되고 있었다. 그리고 슈퍼블록은 새로운 메인넷 오버 프로토콜(Over Protocol)을 만듬으로써, 이 모든 아이디어들이 더 자유롭고 탈중앙화된 환경 속에서 펼쳐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내년 이더덴버에서는 오버 프로토콜의 부스와 오버 프로토콜의 로고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이더덴버에는 더 성장하고 다채로워져있을 블록체인과 웹 3 생태계를 응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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