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의 발전 과제 속에서 찾게 될 인간의 고유성

Donghyun Cho
The ARCHive
Published in
5 min readJan 30, 2021

기계의 발전은 필연적이다. 기계는 인간에 의해 개발된다. 발명하기도 하고, 발견하기도 한다. 발전된 기계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해 질투하는 사람, 따라잡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조바심을 가지고 경계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의 세계는 성능이 더 좋은 것, 가성비가 좋은 것을 따지는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철저하게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앞으로의 세상이 평가와 경쟁이 없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앞선 글에서 ‘사람들의 투자는 개개인의 삶의 질 보다는 공동체, 집단, 더 크게는 도시의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이야기 하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환경이 개선될 것에 기대를 가지고 어떤 기계를 만드는 기술에 투자한다. 이러한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쳐져 망하기에 열심히 기계를 발전시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기계의 발전은 경쟁에 의해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다.

기계의 발전에서 발전이라는 단어는 ‘기계’가 좋은 방향으로, 높은 단계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발전과 별개라는 것이다. 기계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산업혁명은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변화가 인간에게도 발전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기계의 발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어날 것이고 그것이 인간의 발전을 동반하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해야 한다. 정확히 ‘인간’이 발전하는 방향을 찾으려면 기계와 인간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 봐야한다고 생각하였다.

기계하면 떠오르는 단어들로 로봇, 인공지능 정도가 있었다. 인간과 비교하기 위해 이들의 정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기계의 정의를 여러 사이트에서 찾아 공통점들을 추려보니 기계는 ‘외부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이용하여 여러 부품이 조합되어 어떤 일정한 운동을 하는 장치’였다. 로봇(robot)은 위키백과에 따르면 ‘한 개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동할 수 있고, 자동적으로 복잡한 일련의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적 장치’이다.
로봇의 어원은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 ‘robota’에서 나왔다고 알려진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위키백과에서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논증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갖고있는 natural intelligence와는 다른 개념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의 개념에서는 물리적인 형태를 가진 장치라는 말이 빠지긴 하나 그것을 담을 기계는 존재할 것이기에 기계라는 단어로 이들을 포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영화 ‘모던 타임즈’ 장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영화 ‘모던 타임즈’ 장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기계와 인간은 무엇이 다른가. 이 질문에 대해 자주 생각해 보았지만 스스로는 명쾌한 답을 찾기가 힘들었다. 이는 당연한 것에서 이유를 찾기가 어렵듯이 인간과 기계가 당연히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인 듯 하다. 만약 누군가가 기계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느냐, 기계가 인간처럼 원하는 밥을 먹고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완벽히 인간과 같아질 수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그럴 수 없다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 만으로 기계와 인간이 다르다는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없는 이유는 기계가 인간과 닮은 점 또한 많기 때문이다. 노동을 한다는 점에서 인간과 같다. 심지어 앞서 나왔듯 로봇의 체코어 어원인 robota는 노동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따라하는 시스템이자 기계이다. 기계와 다르게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기계가 심화되면 될 수록 기계가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어려워 질 것이고, 그 과제 속에서 기계가 못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확립할 수 있지 않을까 하였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도리어 기계의 과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앞선 글에서 ‘건축은 인간의 행위와 심리에 더 큰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이것은 그대로 유효하나 기계의 발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추가하고 싶다.

19세기 초반 제 1차산업혁명 이후에 러다이트(Luddite)라는 사회 운동이 영국에서 일어났다. 당시 기계는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착취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러다이트 운동은 기계를 부숨으로써 기계를 소유한 자본가들에게 증오를 나타내고자 한 것이었다. 미래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지 못한다면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가 빼앗아 갔을 때 또다시 그것들을 부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19세기와 달리 미래의 기계는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대신 인간을 소외시키고 자원을 착취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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