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도식하면서 얻은 것

생각을 위한 여유의 시간

Sigi, Cho
Think, Think, Think
2 min readJan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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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꽉 짜여진 스케쥴대로 움직이다가, 인위적인 휴가를 내고 집에서 무위도식하겠노라고 선언을 했는데, 진짜… 할 일 없다..-0- 회사에 한 무데기의 택배 상자가 궁금하기도 한데, 회사 오지 말라는 누군가의 엄포 때문만은 아닌데, 회사에 가면 안될 것 같아서…크흑..

고작해야 3주간을 정신없는 제안 준비로 지내다가, 결과가 어찌 되었든 다 쏟아내었더니 멍해진 느낌이랄까. 잠깐 동네 커피하우스에 30분 앉아서 멍 때리다가 결국 스마트폰 만지다가 결국 집으로 귀가. 그 잠깐 사이에 은퇴를 하면, 직장을 잃거나 그만두게 되면, 목적의식이 없어지면, 나는 무엇을 하면서 지내게 될까 하는 생각. 일이 있어야 휴식이 아름답고, 아쉬운 법이지 일이 없고 휴식만 있으면 안되는거구나 라는 아주 기초적인 발상도 다시 깨닫고. ‘내려 놓아야 한다’는 작은 진리들이 막상 태풍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안에 있으면 절대 내려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일상에서 그걸 깨닫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잠깐의 휴식속에서 깨닫는다.

잘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쓰려고 하면 근육이 화들짝 놀라서 신호를 보내고, 그제야 그 근육의 쓰임새에 깊게 생각해서 응급실로 달려갔던 2주 전의 일상처럼, 여전히 나는 전체를 쓰지는 못하는가부다. 전체에 있어서는 아주 사소한 일부였지만, 일부라고 생각했던 그 작은 부분이 고장이 나 버리면, 그제야 소중하다고 느끼고, 잘 동작하지 않음에 불편하다고 투정대는 내 꼴을 보고 있노라니 오늘은 혼자 조용하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마저 생기는 듯.

어느 커피믹스 CF처럼, 생각이라는 녀석이 전체를 못 보고, 한쪽으로만 활동하게 만들다 보니, 조금은 다른 쪽으로 그 녀석을 쓰게 되면, 그녀석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이유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나는 너무나 ‘현재’에만 몰두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내일에 나는 또 현재에 필사적일테고, 그 현재가 미래를 준비하는 이유라도 말하겠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던 바로 어제와, 지난 달, 그리고, 작년, 수 년 전의 나의 이야기들도 자꾸만 더 궁금해지고, 돌아보고 싶어진다. 맞아. 언젠가 누군가가 나는 너무 과거에 사는 사람이라고 했었는데. 좋았던 기억들만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고 했었는데. 그랬는데.

조금은 더 돌아보고, 조금은 더 가지지 못한 것들에 미련을 내리고, 조금은 더 마주하고, 조금은 더 해내지 못한 것들에 미련을 내리길.

무위도식하며 얻은 건 ‘생각’이로구나.

Inside/Thoughts | 2013/07/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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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i,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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