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설계를 위한 베이직 경제학-1 (What is Economics?)

임호태
tokeonomy
Published in
9 min readAug 25, 2018

경제학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효율성’ 이다. 효율성이란 어떻게 하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큰 이윤 얻을 수 있느냐 와 동일하다. 여기서 이윤이란 만족의 정도(효용) 또는 행복으로 이해하여도 무방하다. 다만, 경제학은 효율성의 극대화, 즉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과 이윤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적 시각을 담고 있다.

경제학에서의 효율성 달성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 생산에서의 효율성
  2. 분배에서의 효율성
  3. 사회적 만족의 효율성

각각의 분야에서 최대 효율적인 행동을 취한 이후 사회적으로 가장 큰 만족을 이끌어내는 것이 경제학의 궁극적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사회에는 다양한 비효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효율을 어떻게 해서 다시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경제학의 역할이다.

경제학에서 기술하는 대표적인 비효율적 case는 크게 4가지가 있으며

  1. 시장지배력
  2. 불완전한 정보
  3. 외부성
  4. 공공재

토큰이코노미에서 이 4가지 비효율적 상황이 기존 경제학이론과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설계 시에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는 4가지의 유사 case 들을 고려하고 해당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하여 효율적인 상황으로 다시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여기서 발생하는 비효율은 이전 포스트에서 이야기한 6가지 이코노미 설계 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과 연관된다. 서로 얽혀 있는 불균형 문제가 어떻게 최적 균형을 유지하도록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균형을 위해 어떤 식으로 이코노미 구조를 설계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해결해야하는 문제이다.

비효율을 야기하는 각각의 case 에 대한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시장지배력

이는 토큰 초기 배분에 있어서 소수의 노드가 전체 토큰 혹은 네트워크를 독과점 하고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토큰 가격의 불안정성에 대해 설명해준다. 부가적으로 네트워크 지배력과 관련하여도 연결해 볼 수 있겠다.

시장 지배력이란 공급자 또는 기업이 공급량 조절을 통해 시장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독점 또는 과점일 때 기업은 시장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독점상황에서 발생하는 비효율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독과점이 일어나는 경우, 기업은 이윤극대화[MR=MC]를 위해 가격을 높게 설정하고, 그 결과 사회적 최적 공급량(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지점[D=MC]) 보다 적은 양을 시장에 공급한다. 결국 해당 재화는 시장에서 최적생산량보다 적게 공급되고, 최적가격보다 높게 거래됨에 따라 사회적 비효율이 발생한다.

2. 불완전한 정보

이는 네트워크 참여자 집단의 구성원 변화 예측과 그에 따른 서비스의 가격, 수요를 조절하는데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특히 충분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적절한 네트워크 서비스 가격 산정의 중요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있다면 어떤 매커니즘으로 변수를 제어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year=2016&no=665522

불완전한 정보란 시장참여자들이 정보를 비대칭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여 시장 참여자들은 자신의 효용 또는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행동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가 있다.

>역선택

역선택이란 거래가 이루어지기 전,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주체가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행동이다.

보험시장을 예로들면, 시장에는 건강한 사람 1/2, 허약한 사람 1/2 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건강정도에 따라 사고 횟수의 많고 적음이 결정된다고 가정).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보험사에게 말하지 않는다. 보험사는 건강한 사람에게 100원, 허약한 사람에게 300원으로 보험료를 책정했을 때 손해를 입지 않는다. 그런데 보험사는 고객의 사고율을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평균적인 1/2*100 + 1/2*300 = 200원을 보험료로 책정한다.

이 경우 건강한 사람은 건강상태를 고려했을 때 보험료가 비싸다고 판단해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다, 반대로 허약한 사람은 보다 저렴하게 보험을 구입할 수 있다. 결국 시장에서는 사고율이 높은 사람만 존재하게 될 것이고 보험사는 손해를 보게 된다.

>도덕적 해이

도덕적 해이는 거래가 이루어진 후, 비대칭적 정보를 이용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행동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고객의 건강상태를 사전에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역선택의 문제에서 벗어났다고 하자. 하지만 고객들이 보험 가입 후 건강상태를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 자기관리와 예방을 철저히 해오던 일부 건강한 사람들은 보험이라는 안전망 안에서 자기관리와 사고예방에 소홀히 하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은 허약한 사람들과 동일한 사고율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적은 보험료를 지급하면서 허약한 사람들과 동일한 보험금을 얻을 수 있어 이득을 본다.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손해로 이어진다.

3. 외부성

네트워크 상에서 상호 간에 미치는 영향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비효율 상황을 조절하는데 참고할 수 있다. 예시로 비트코인의 경우 여러 채굴자가 경쟁적으로 블록 생성을 시도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보상을 받는 채굴자는 한 노드이며, 그에 따라 경쟁적으로 블록생성을 시도하던 다른 노드는 비용낭비를 하게 되는 영향을 준다. 그 영향은 적절한 수준의 채굴자 숫자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블록채굴의 소위 과소공급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비효율을 최대한 방지하고자 이더리움의 경우는 엉클 블록 생성노드에게도 일정 보상을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외부성은 크게 긍정적 외부성, 부정적 외부성으로 나뉠 수 있다.

긍정적 외부성으로는 과수업자, 양봉업자와 같이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는 주체 간에 발생하는 외부성이다. 긍정적 외부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시장에 과소공급의 case 혹은 과소수요의 case가 발생하는 비효율 상황이 발생한다.

부정적 외부성으로는 공장운영 간에 발생하는 폐수에 따른 수질오염과 같이 상호 부정적 영향을 주는 주체 간에 발생하는 외부성이다. 부정적 외부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시장에 과다공급의 case 혹은 과다수요의 case가 발생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부정적 외부효과에 따른 과다공급

외부성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사적대응 방식과 공적대응 방식이 있다. 대표적인 사적대응 방식으로는 코즈정리 이론이 있으며, 공적대응 방식으로는 피구세 방식이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경우 문제를 통제할 중앙기구가 없다는 측면에서 공적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간략히하고 추후 코즈정리에 대한 분석을 좀 더 해보기로 하겠다.

4. 공공재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모두가 주인이다. 이는 그 누구도 주인이 아니라는 말과 동일하다. 즉 누구에게도 책임소재가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해당 재화에 기여할 유인이 없고 그저 사용하기만 한다.

경합성, 배제성에 따른 재화의 구분

공공재의 경우 책임주체가 불명확하다는 특징에 따라 수요는 존재하나 공급을 해야 할 유인이 크지 않아 과소공급의 비효율이 야기된다. 다시 말해 무임승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시간이 지속된다면 결국 서비스의 공급은 사라지고 수요 하려는 사람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주로 공공재의 공급은 정부에 의해 이루어지며, 정부는 공급을 위해 개인들에게 세금 등을 부과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 설계자는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성장을 저해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즉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토큰을 최적 지점까지 공급될 수 있도록 적절한 이윤 인센티브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경우, 네트워크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채굴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일반 노드의 입장에서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비용을 들여가면서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한 기여를 할 이유가 없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채굴에 성공한 노드에게 채굴보상을 지급하고 그러한 채굴보상이 약 10년간의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기존 경제학 이론에서 발생가능한 4가지의 비효율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도 이는 연장선 상에서 다뤄질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익 극대화를 가져다 주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전제 하에 항상 비효율의 발생가능성은 존재한다. 토큰 생태계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위에서 제시한 4가지의 비효율을 보완하고 최대한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수요자 공급자의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각각의 비효율을 발생시키는 case 이론에 대해서는 이후 포스트에서 좀더 자세하게 다뤄보려고 한다.

Reference

Created by Hotae.Lim [Toke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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